노인을 위한 백신은 무엇인가
노인을 위한 백신은 무엇인가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1.02.02 10:55
  • 최종수정 2021.02.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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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번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고령층, 즉 만 65세 이상의 인구에 대한 접종 효과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화제는 바로 ‘고령층은 어떤 종류의 백신을 접종받아야 하냐’는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현재 정부에서 만 65세 이상의 고령층에게 접종할 백신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는 것이 바로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포드가 공동개발한 백신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어제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집단면역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효과가 있고 안전성이 확인된다고 하면 접근성, 이상 반응 발생 빈도 등을 고려해 충분히 접종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어 정 청장은 "식약처 허가 내용을 확인한 뒤 예방접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대상, 고령층 접종 여부 등을 결정한 뒤 세부적인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월 2일(오늘) 방역당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은 전날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권고한 상황이다. 국내 및 미국의 임상시험의 결과 보고서를 추후에 제출하는 조건으로 허가하자는 것이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관점을 밝혔다. 검증단 내 다수의 전문가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대상자 가운데 고령자 숫자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고령자에 대한 투여를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서 백신 효과가 확인된데다 백신 투여후 면역 반응이 일반 성인과 고령층이 유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고령층에서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검증위원들은 ‘자료의 절대량이 떨어진다’라며 여전한 우려를 표한 상황이다. 백신을 개발한 옥스퍼드대가 윤리적 이유로 18∼55세 연령층에서 안전성과 관련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에는 노령층에 대한 임상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이자, 모더나의 백신?]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을 사용해야 한다’는 관점을 밝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의협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토해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신중론을 펼쳤다.

아울러 최 회장은 "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까지 나온 백신 가운데 효과가 확실하고 가장 높게 입증된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빨리 들어오는 백신]

방역당국은 일단 어떤 백신이든 기준 이상의 효과나 안전성이 검증된다면 고령층에도 접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먼저 화이자나 모더나는 가장 빨리 허가받아, 현재까지 가장 많이 쓰였다는 효과 및 안정성 상의 강점이 있다. 그러나 그만큼 수요가 막대해, 우리나라에 언제 얼마만큼의 양이 들어올지 불투명한 상태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아직 허가를 받은 지역이 많지 않아, 화이자나 모더나보다는 효과와 안정성 측면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에 비해 생산에 여유가 있으며(다만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것일 뿐, 이미 EU와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물량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위탁생산을 하고 있어 한국에 우선적으로 공급될 가능성도 높다.

결론적으로 국내에서 고령층은 백신 접종 1순위(집단 거주 노인), 2순위(모든 노인)로 분류되는 만큼, 초도 공급 물량을 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 어떤 백신이든, ‘빨리 들어오는 백신’이 노인을 위한 백신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