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어렸을 적 손에 남은 조그마한 흉터를 단서로 친부모를 몇십년만에 만나는 장면은 여느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큰 전투에 참전하여 살아 돌아온 군인은 자신의 몸에 남은 총탄자국을 보며 자부심을 느끼고, 구조대원은 위급한 순간에 한 생명을 구하고 그 대가로 영광의 상처를 얻기도 한다. 이처럼 흉터는 단순히 보이는것 이면의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수도 있다.
[흉터치료의 필요성]
하지만 일반적인 평범한 경우라면 예기치 않은 부상에 의해 흉터가 남게되어 많은 사람들은 심미적인 이유로 다시 깨끗했던 피부로 돌아가길 원한다. 만일 피부모공까지 깊게 손상되었을 경우, 피부재생 과정에서 삼출물, 콜라겐, 엘라스틴 등 모세혈관이 발달한 조직이 차오르면서 필요이상으로 과증식하게 되어 흉터가 붉고 튀어나온 모양을 형성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가렵거나 따가울 수도 있다. 일상에서 접하는 화상흉터, 출산이나 갑상선 수술 후 흉터, 청춘의 상징인 여드름 흉터, 어릴때 누구나 맞는 BCG결핵주사(불주사)의 켈로이드성 흉터 등등 원인만 다를 뿐 붉은 흉터를 가리고 싶은 사람의 마음은 동일할 것이다. 흉터치료제의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치료기간을 훨씬 단축시킬 수 있다.
[화학적 흉터치료제]
가장 기본적인 바르는 겔타입의 흉터치료제로써 독일 멀츠(MERZ)사에서 세계최초로 개발하였다. 약성분이 환부에 침투해 화학적인 작용으로 조직을 연하게 만들어 주는 원리로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제네릭 제품들이 출시되었고 가장 기본적인 1차 치료제로 사용해 볼 수 있다. 핵심성분인 양파연조엑스는 섬유세포의 과다증식을 억제하고 염증완화, 항알러지 작용을 한다. 혈액응고를 막는것으로 잘 알려진 헤파린은 콜라겐 생성을 방어하고 자리잡은 섬유구조를 부드럽게 이완시킨다. 알란토인은 각질을 용해시켜 약물의 흡수력을 높인다. 중요한 점은 약을 사용할 때 단순히 발라두기만 하는것보다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듯이 마사지를 하여 조직내로 성분이 충분히 침투되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마시지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회복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기본약에 고보습제인 덱스판테놀 성분을 첨가해서 나온 제품도 인기다. 보습 뿐만 아니라 피부자체의 재생력을 높여 회복을 빠르게 도와준다.
[물리적 흉터치료제]
같은 흉터치료제이지만 전혀 다른 기전을 가지고 있다. 겔타입으로 모양은 동일하나 실리콘을 사용하며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CPX(사이클로펜타실록산)성분이 환부 위에 물리적인 막을 형성하여 공기만 통과시키고 세균이나 수분은 통과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흉터조직을 보호하는 역할과 더불어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한다. 여기에 비타민C 성분을 첨가하여 항산화작용으로 착색된 곳을 옅게 만든다. 적당한 피막만 형성되면 되므로 너무 많이 바를 필요는 없다. 화학적 흉터치료제는 피부에 흡수되므로 임산부나 수유부는 사용할 수 없지만, 이 제품은 단순히 바깥쪽에서 물리적으로만 작용하므로 누구나 사용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실리콘 겔을 아예 시트형태로 만들어 흉터부위에 지속적으로 붙여두는 제품도 있다. 피부와 밀착해 압박을 가함으로써 환부를 평평하게 만들고 수분손실을 막아 과도한 콜라겐의 생성을 없앤다. 특히 불룩 튀어나온 켈로이드성 흉터에 효과적이다. 시트는 저자극 비누로 간단히 세척하여 건조시킨 뒤 수차례 재사용할 수 있다. 단, 환부가 굴곡지거나 꺾어져 있는 부위에는 붙이기 어렵고, 가격이 바르는 제형에 비해 3~4배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흉터치료제는 반드시 아문상처에 사용해야 한다. 아직 환부가 벌어져있거나 진물이 나는 상처에는 사용할 수 없다. 기본 상처치료를 완전히 끝내고 흉터치료를 새롭게 시작하도록 하자. 치료기간 중 2가지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여 상승효과를 내기도 하며, 환부는 자외선에 의해 착색되지 않도록 햇빛을 항상 주의해야 한다. 여러가지 알맞은 대처법으로 거울에 보이는 흉터를 보면서 깊게 걱정하는 마음의 흉터까지도 치료하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