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주사, 나도 한번 맞아볼까?
살 빼는 주사, 나도 한번 맞아볼까?
  • 최장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1.04.07 15:53
  • 최종수정 2021.04.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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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이제 제법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옷차림도 얇아지고 아울러 남녀 구분없이 몸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다. 식사를 조절한다고 평소 즐기던 튀김요리, 인스턴트식품, 삼겹살 등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멀리해 보지만 체형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건강검진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높게 나와 놀라기도 한다.

(사진제공) : 픽셀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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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은 비만의 적]

그렇다면 혹시 지방섭취를 못한만큼 반대로 탄수화물을 과다하게 먹고 있는게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탄수화물은 밥, 빵, 떡, 면류, 고구마 등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의 주요 구성요소이며 포도당으로 분해된 뒤 에너지를 내는데 쓰이는데, 만일 하루 소모량보다 섭취량이 훨씬 많으면 잉여 포도당이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 저장되어 하복부 비만, 지방간 등을 유발한다.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적정균형을 이루면 좋겠지만 식단관리가 힘들고 일과에 쫓겨 바쁜 일상을 보낸다면 혈중 포도당 농도를 낮추는 약제의 도움을 받아볼 수 있다.
      

[당뇨치료제를 응용한 비만약]
 
음식 섭취 후 과도한 혈당을 낮추는 당뇨약의 원리를 이용한 제품으로 한때 '강남 다이어트 주사' 라는 수식어까지 붙은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제제는 과거 이미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고 있었지만 체중감량의 목적으로 새로 개발돼 국내에 2018년 처음 도입되었다. 당시 좋은효과로 품절사태까지 빚는 등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되는 아미노산 결합체인 'GLP-1' 펩타이드는 한 쌍의 수용체와 만나게 되면 식욕과 위장운동을 감소시켜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무엇보다 췌장에서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이 GLP-1이 반감기가 짧아 몸속에서 빠르게 분해되어 버리므로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 GLP-1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속시간이 12시간으로 긴 GLP-1 유사체 '리라글루타이드' 를 대신 결합하게 함으로써 다이어트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체중감소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성분이 바로 '리라글루타이드' 다.          

(사진제공) : istockpho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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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이 적다는 장점]

식약처,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체중관리 보조제로 허가 받았으며 다른 식욕억제제들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나타나는 불면증, 두근거림, 신경과민, 중독 등 부작용이 없다는 것, 심혈관 보호와 더불어 장기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며 비만이면서 동시에 당뇨까지 있는 사람이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대신 경구투여시 효능이 많이 떨어져 오직 주사제로 투여해야 하므로 불편할 수 있고 가격이 높은것이 단점이다. 1일 1회 복부나 대퇴부에 위치를 바꿔가며 자가주사하고 최소량으로 투여를 시작해 차츰차츰 단계적으로 사용량을 늘려가며 본인이 목표했던 체중에 도달하도록 한다. 단, 증량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두통, 오심, 구토,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적절히 조절한다. 음주시에는 사용을 중단하고 이 후 다시 초기용량부터 시작하면 된다.

(사진제공) : 펙셀스닷컴
(사진제공) : 펙셀스닷컴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번 맞아도 되는 주사제도 기술 특허를 받는 등 다이어트 관련 약들은 끊임없이 개발되고 새로 생겨난다. 멋지게 보이고 싶은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를 반영하는 현상이고 앞으로 시장은 더더욱 커질것이다. 단, 살빼는 주사를 마법의 주사로 맹신하기 보다는 과식으로 이어지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충분한 운동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기초적인 사실은 꼭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