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빠지는 당뇨약이 있다
살이 빠지는 당뇨약이 있다
  •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1.04.15 12:35
  • 최종수정 2021.04.1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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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지금까지 우리가 먹던 당뇨약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나 포도당을 흡수하는 장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되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당뇨약은 살이 찌게 하거나 소화불량을 일으켰다. 
당뇨 환자가 살이 잘 안 빠지는 건 단순히 식욕이 많기 때문이 아니다. 몸 속에 넘치는 포도당을 세포 내로 이동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에 대사량이 적고 살이 잘 찐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를 의학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겼다고 표현한다. 우리 몸에 인슐린은 피 속에 포도당이 높아지는 신호를 몸 속 간이 감지하여 췌장에서 분비된다. 그러면 우리 몸에 각 세포나 근육에서 포도당을 흡수하고 ATP라는 에너지를 만들게 된다. 이 때 ATP를 만드는 세포 내 에너지 대사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에 기능 장애로 ATP 생산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포도당을 다시 혈액으로 보낸다.

이 포도당은 인슐린에 의해 중성지방이 되고 간에 쌓이면 지방간이 내장에 쌓이면 내장 지방이 된다.
인슐린은 단백질과 지방 합성을 증가시키는 동화 작용이 있기 때문에 당뇨약을 먹으면 일반적으로 체중이 증가하였다.
이는 당뇨 환자에게 또다른 문제를 일으키는데 그것은 체중 증가로 혈압이 상승하고 운동에 어려움을 느껴 체중이 더 증가하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이다.


[살 빠지는 당뇨약 - 포시가]
당뇨 환자가 체중을 줄이면 혈당과 혈압 문제가 많이 개선된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 만으로 체중 감량이 어려운 환자들이 많았다.
최근에 개발된 당뇨약인 포시가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 과정을 억제해 소변으로 당분이 배출되도록 유도한다.
정상적인 사람은 신장 사구체에서 포도당이 100% 재흡수되어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뇨 환자는 혈액 중에 포도당이 지나치게 많아서 소변으로 일부의 당분이 배출되는데 이 약은 그 과정을 더 유도한다.
그러면 하루 300kcal 정도 밥 한 공기의 양의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니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때 삼투압의 작용으로 소변으로 배출되는 나트륨의 양과 수분의 양이 증가하여 혈압이 감소하는 효과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다만 포시가의 체중 감소 효과는 오래 가지 않는다.
빠져나가는 칼로리만큼 무의식적으로 음식 섭취량이 늘어서 그런지 초반에만 효과가 있거나 아니면 일정 부분 체중이 감량되고 나면 추가 효과가 없다.
또한 정상인의 경우 체중 감량 효과는 미비하다.

포시가는 탈수 위험과 요로감염, 방광염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일부 당뇨가 아닌 사람에게 살이 빠지는 약처럼 잘못 알려져 있어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약은 정상인의 경우 체중 감량 효과가 미비하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살 빠지는 주사 - 삭센다]
당뇨약으로 개발된 약 중에 체중감량 효과가 입증되어 다이어트 약으로 처방되는 주사가 있다. 바로 살 빠지는 주사인 삭센다이다.
삭센다 성분은 리라글루타드이며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에 해당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GLP-1)의 유사체이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밥을 먹고 나면 장에서 분비되는 GLP-1은 2분 정도면 빠르게 분해되고 마는 단점이 있었는데 리라글루타드는 GLP-1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면서 인체에서 빠르게 분해되지 않아 식욕을 억제하고 글루카곤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한다.
글루카곤 분비가 억제되면 간에서 포도당 신생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체 내 혈당이 낮아지고 위장관 운동이 느려져 포만감이 오래 유지된다.

부작용으로는 위장관 운동이 느려져서 마치 체한 것처럼 오심과 구토, 설사나 변비, 두통과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부작용이 심한 경우 사용하기 어렵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삭센다는 초기에 적은 용량으로 시작하여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용량을 올려서 사용해야 하는데 용량을 올렸을 때 일시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삭센다는 기존에 먹는 식욕억제제 약인 염산펜터민이 혈압 상승, 구갈, 두근거림, 불면 등을 유발하여 사용기한을 28일 이내로 제한을 두는데 반해 3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고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도 사용할 수 있어서 최근에 많이 처방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피하에 찌르는 주사제로 피부 발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단점과 담석증 증가, 갑상선수질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하여 사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당뇨 환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당뇨약이 체중 감량을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체중 감량을 도와주는 약들이 개발되었으므로 잘 알고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