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약 잘못먹고 응급실 실려갈 수 있다? 
변비약 잘못먹고 응급실 실려갈 수 있다? 
  • 최장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1.04.19 16:38
  • 최종수정 2021.04.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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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istockpho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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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펙셀스닷컴

[헬스컨슈머] 사람은 생존을 위해, 그리고 즐거움을 위해 양질의 음식을 먹는다. 먹는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잘 소화시키고 잘 배출하는 것이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변 보는 시일이 길어진다면 체내에 독소가 쌓이게 되고 각종 위장질환, 피부트러블 등 문제가 생기게 된다. 변비는 잘못된 식습관, 운동부족, 수분고갈, 약물남용, 스트레스 등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생활습관이나 환경을 바꾸기엔 시간이 많이 필요하므로 일단 증상완화를 위해 약국에서 간단히 변비약을 구입하게 되는데, 본인에게 맞지않는 약을 먹게 되었을 경우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으므로 항상 적절한 상담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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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시 단기간만 사용하기]

가장 기본적이고 대중적인 변비약들에 주로 들어있는 성분은 인도나 중국을 원산지로 하는 센나 식물에서 추출한 '센노사이드(Sennoside)'다. 연동운동이 멈춰버린 대장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여 변을 보게 하므로 자극성 하제라 부르며 일시적으로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장을 근본적으로 튼튼하게 만들려는 노력 없이 약에 의존하게 된다면 대장은 자체 기능을 잃어버리고 멈춰버리게 되어 변비가 심해지는 악순환의 구조로 들어가게 된다. 게다가 장기 복용시 대장 점막의 색이 까맣게 착색되는 '대장흑색증'을 유발할 수 있어 필요시 단기간만 사용하는것이 권장된다. 
        
 

[장용성 제제 주의하기]
 
자극성 하제의 또 다른 종류로 '비사코딜(Bisacodyl)'을 꼽을 수 있는데, 신경을 강하게 자극하여 콕콕 찌르는 듯한 느낌을 주고 복통을 수반할 수 있다. 반복해서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 점차 약을 증량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비사코딜 제제가 강한 산성인 위를 통과하여 알칼리성을 띄는 장에서 작용하게 만든, 일명 장용성 제제이기 때문에 만일 이 약이 유제품이나 제산제와 같은 염기성 물질을 만나게 되면 위에서 바로 녹으면서 엉뚱하게 위벽을 자극하게 된다. 물론 씹거나 부수어서도 안된다. 변비약은 통상 다음날 아침 원활한 배변을 위해 전날 밤에 복용하므로 한밤 중 위벽 자극으로 인한 극심한 경련이 일어나 통증에 시달리다 응급실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덧붙여서 변비약 종류 중 흔하게 쓰이는 '수산화마그네슘' 제제 역시 염기성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만 강한 효과를 보겠다는 욕심에 장용성 하제와 동시에 병용하게 되면 위와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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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변비약 찾기]

만일 변이 이미 너무 딱딱하게 굳어버린 경우 자극성 하제를 먹게 되면 화장실에서 배만 아프고 배변은 볼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억지로 장을 쥐어 짜는 약보다는 장관 내부로 충분한 수분을 끌어들여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삼투성 하제나 식이섬유가 풍부해 숙변을 제거하고 연동운동을 활발히 만드는 팽창성 하제를 평소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임산부도 복용가능할 만큼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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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장 좋은것은 식습관 조절과 평소 운동, 마사지를 통해 장의 연동능력을 키워 건강한 장을 만드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정기적으로 복용하여 장내 유해균을 물리치고 환경을 개선시켜 주는것도 도움이 된다. 변비약은 즉각적으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으므로 심리적으로 의존감이 있어서 자주 찾게 된다. 하지만 과도한 복용은 나의 장을 위해서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장내 미네랄 흡수를 저해해 저칼륨혈증으로 인한 근육기능이상도 생기는 등 여러 부작용이 뒤따르므로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