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충혈되었을 때 병원에 안 가도 될까요?
눈이 충혈되었을 때 병원에 안 가도 될까요?
  •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1.04.20 15:51
  • 최종수정 2021.04.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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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봄철에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면 빨갛게 충혈된 눈을 하고 약국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진다.

또 시기적으로 유행성 결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와 맞물리면 약국을 찾은 환자들은 안약만 사서 넣어도 되는지 아니면 안과에 꼭 가야 하는지 궁금해 하고는 한다.

그래서 간단하게 눈이 충혈되었을 때 약국에서 파는 안약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지 아니면 안과에 가야하는 질환인지 증상을 통해 구분하는 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약국에서 치료 가능한 경우]

눈은 왜 충혈되는 걸까?

충혈은 결막에 분포하고 있는 모세혈관이 내부적, 외부적 요인으로 손상 및 확장되어 눈의 흰자위가 붉게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충혈은 각막 또는 안구 조직에 산소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 발생하며 안구 표면에 존재하는 작은 혈관이 확대되고 혈액이 과도하게 몰려 나타난다. 

외부의 자극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결막충혈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가볍게 그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예를 들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봐서 충혈된 경우나 잠을 충분히 못 자서 충혈된 경우는 안과에서 충혈제거제 안약을 사서 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눈이 가렵고 눈물이나 콧물, 재채기가 함께 나며 눈이 충혈된 경우에는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도 항히스타민 성분이 들어간 알레르기 안약을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된다.

일반의약품으로 구입이 가능한 충혈제거제에는 알파 아드레날린성 수용체에 작용하여 혈관을 수축시키는 나파졸린 같은 성분이 들어가는데 과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충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정해진 용법 용량을 준수해야 한다.

2~3일을 연속으로 투여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자주 충혈 증상이 반복된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결막염에 사용하는 안약에는 항히스타민 성분인 클로르페니라민이 들어가는데 충혈과 함께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항히스타민 성분이 들어간 안약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 졸음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정해진 용법 용량을 준수하여야 한다. 

 

[안과에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경우]

충혈이 일시적으로 가볍게 그치지 않고 지속되고 정도가 심각하다면 다른 안과적 질환을 의심하여야 한다.

충혈은 다래끼, 안구건조증, 결막염 등 안과 질환의 공통 증상이며 충혈이 시력장애와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 유행성결막염, 홍채모양체염, 포도막염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일시적 증상이라 여기고 충혈을 무시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눈의 면역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눈병을 전염시킬 수도 있다. 


유행성 결막염의 경우 안구의 일부분이 아니라 안구 전체가 충혈되는 경우가 많으며 눈꼽이 많이 끼는 특징이 있다.

이 질환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안과에 방문하면 항생제 성분이 든 안약과 스테로이드 성분이 든 안약을 처방 받을 수 있는데 스테로이드 성분이 든 안약은 강력한 항염작용과 면역억제 작용으로 증상을 빠르게 호전시키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을 유발하므로 짧고 집중적으로 사용한 뒤 감량하면서 중지하여야 한다.

항생제 안약은 하루에 정해진 횟수와 정해진 기간을 끝까지 지켜서 사용해야 내성이 발생하지 않고 다른 안약과 5분~10분 정도 시간 차를 두고 넣어야 한다. 

심한 안구건조증이나 홍채모양체염 등 다른 안구질환으로 출혈이 온 경우에는 강렬한 통증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찬 바람을 쐬었을 때 시리고 아픈 느낌이 많이 든다면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안과에서는 보습력이 우수한 히알루론산이 들어간 인공눈물과 함께 필요한 경우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0.05%(레스타시스)제제를 처방한다. 스테로이드 보다 안압 상승 부작용이 덜하므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인공 눈물로 치료되지 않는 심한 건조증의 경우에는 눈에 넣는 겔이 처방되는데 라놀린, 세트리마이드, 카르보머는 유기지방 성분으로 점도가 높아 눈 표면에 오래 지속되어 눈물의 지질층에 효과적이다.

다만 높은 점도 때문에 끈적거림이나 시야흐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로 취침 시에 사용한다. 


다래끼 증상으로 눈 주위에 염증이 생긴 경우 항생제 성분이 들어간 안연고를 구입하려면 반드시 먼저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대부분의 안연고는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입이 가능한 전문약이므로 눈 주위가 짓무르거나 염증이 난 경우에는 바로 약국에 오지 말고 안과를 방문하여야 한다.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지금까지 약국에서 판매하는 안약으로 치료 가능한 질환과 그렇지 않은 질환을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그러나 환자 개인이 증상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항상 전문가와 먼저 상담한 후 치료법을 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