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펫 시리즈 -1- ] 반려동물, 좋은 사료란?
[ 헬스펫 시리즈 -1- ] 반려동물, 좋은 사료란?
  • 이기종 원장
  • 기사입력 2021.05.03 08:45
  • 최종수정 2021.05.31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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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국민과 건강전문가의 건전한 만남의 장, 대중건강전문지 헬스컨슈머가 ‘가정의 달’ 5월 부터 반려팻의 건강을 주제로 다양하고 유익한 이야기를 펼쳐갑니다.

이 분야 권위자로 주목받는 로얄동물메디컬 이기종 원장님과 주범성 내과 과장님이 펼쳐내는 나의 반려동물을 향한 ‘진정한 사랑’을 이룩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우리 삶에서 ‘음식’은 얼마나 중요한가?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먹는 것은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 우리가 가족처럼 보살피는 반려동물의 먹는 것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과연 어떤 것을 어떻게 먹여야 건강하고 오래오래 우리의 작고 사랑스러운 또 하나의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을까?

 

[‘좋은 사료’의 기준]
좋은 사료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의 요리를 생각해보자. 좋은 재료를 영양학적인 균형을 고려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조리하여, 맛있게 만든다면 훌륭한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반려 동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적절하고 품질 좋은 원재료를 이용하여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혀 있고, 기호성 또한 우수한 사료가 일반적으로 좋은 사료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좋은 사료의 조건은 동물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입맛이 까다롭고 식욕이 감소한 동물에게는 기호성이 좋은 사료가 적합한 사료일 것이다. 수분 섭취가 부족한 동물에게는 습식 사료가 좋은 사료일 수 있다.

이처럼 각 동물 별로 ‘좋은 사료’라고 할 수 있는 조건은 다르며, 개개인의 행동학적 특성,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사료를 선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료’라고 한다면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할 몇 가지 공통적인 기준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 이상적인 신체 상태, 쉽게 말해 날씬하고 건강한 체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사료여야 한다.

사람에서와 마찬가지로 반려 동물에서도 비만은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며, 비만을 피하는 것이 사료 급여 관리의 1차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시판되는 사료는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료를 제외하고 적정한 열량으로 고안되어 있다. 그러므로 사료 회사에서 제시하는 양만 급여하는 경우 특별한 질병을 갖고 있지 않는 한 동물이 비만해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좋은 품질과 적절한 열량의 사료일지라도 반려 동물 상태에 적합하지 않으면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가령, 일반적으로 칼로리가 높게 만들어지는 어린 강아지 사료나 스포츠독을 위한 고열량 사료를 활동량이 적은 노령견에게 급여하는 것은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두 번째로 영양학적 균형이 고려되어야 한다.

반려 동물의 품종, 나이, 성별, 중성화 여부에 따라 영양학적 요구량이 달라진다.

어린 동물과 노령 동물은 요구되는 영양소의 구성이 다르다. 그리고 질병의 유무도 식단 선택에 영향을 준다. 중증의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동물이라면 고단백 식이는 지양해야 한다.

심장 질환을 갖고 있다면 저염분 식이가 권장된다. 당뇨를 앓고 있는 강아지라면 탄수화물의 원료가 혈당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는 것이어야 바람직하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엄연히 다른 동물이기 때문에 서로 각기 다른 영양학적 특성을 갖는다. 바꿔 말하면 고양이에게 강아지 사료를 급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흔히 강아지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는 가정에서 자율급식을 하는 고양이의 사료를 훔쳐 먹는 강아지를 쉽게 볼 수 있다. 조금씩 먹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한 식사라고 할 수 없다.

 

[홈메이드 식단은 정말로 건강할까?]
직접 정성스럽게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여 반려 동물에게 급여하는 보호자가 늘고 있다.

집에서 조리하여 만든 음식은 얼핏 보기에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같이 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 동물의 영양학적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많은 보호자들이 시판되는 사료에 대한 불신, 식이 내 특정 재료의 배제,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홈메이드 식단을 만들어 급여하고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홈메이드 식단이 시판 사료보다 건강하다는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집에서 만든 식이가 영양학적으로 균형 있게 만들어졌다면 이론상으로 훌륭한 식사가 될 수 있으나,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홈메이드 식단은, 그것이 수의사의 조언이나 다양한 책과 인터넷을 참고해서 만들었을지라도 영양학적으로 문제를 갖고 있다.

특정 영양소의 결핍과 과다가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가령 많은 양의 생선을 이용한 식단은 동물에게는 독성용량의 비타민 D를 공급할 우려가 있다. 


여러 가지 잠재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홈메이드 식단을 만들어 먹여야 한다면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의 영양개요를 참고하여 식단 수립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조리법이나 사용되는 원료의 특징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수의 영양 전문 수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각 동물의 상태, 예를 들어 나이나 질병 유무 등에 따라 식단은 계속 변경되어야 하고, 매년 건강 평가와 더불어 식단에 대한 평가 또한 진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