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인 지사제 복용, 과연 안전할까?
습관적인 지사제 복용, 과연 안전할까?
  • 최장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1.05.18 16:22
  • 최종수정 2021.05.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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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음식물의 소화, 흡수 기관인 장의 건강은 삶의 질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위장경련 등에 시달리면 일과에도 집중하기 힘들고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어 중요한 업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통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혹은 변질된 음식 등 자극성 물질에 의해 배탈이 나게되면 식이를 제한하고 전해질을 보충하며 단기간 지사제를 사용하여 치료를 한다. 


         

(사진출처) : istockpho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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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신경쓰이는 장트러블]

이러한 지사제의 기본 목적 이외에, 한편으로 사람들은 회의, 미팅, 면접, 발표, 시험 등 평소보다 몇배로 신경써야하는 일이 생기면 중요한 순간 불가항력적인 '장트러블'을 막기 위해 미리 지사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약국에 있다보면 지사제를 구매하는 이유가 꽤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장시간 화장실을 갈 수 없는 대중교통 이용시 불안함에 차를 타기전 서둘러 약을 구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부분 과거에 안좋은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방어하고 신경쓰려는 행동일 것이다.

이렇듯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 아직 증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사제를 습관적으로, 오랫동안 복용해도 되는건지 잘 알아봐야 한다.

(사진출처) : istockpho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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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육에 작용하는 로페라미드]
 
기본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지사제는 '로페라미드(Loperamide)' 제제다.

우리 몸 바깥에 근육이 있는 것처럼 내부 장기에도 근육이 존재하는데, 로페라미드의 원리는 장근육의 신경에 직접 작용해 운동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장의 자연스러운 연동운동 기능이 멈추게 되고 음식물이 잔류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어 수분을 더 많이 빨아들이게 된다.

신경과 위장관은 상호작용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약을 사용하면 내가 중요한 일을 진행할 때 장기능이 과하게 항진되는 것을 막고 잠깐 멈춰두게 하여 업무를 무사히 수행할 수 있다.

효과가 좋다보니 한 번 먹어 본 사람들은 으레 다시 찾는 횟수가 많고 주변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으므로 습관성 복용이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사진출처) : istockpho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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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라미드를 장기간 복용하다 보면 장 본래의 기능 자체가 망가지고 장이 무기력해지는 후유증에 빠지게 된다.

입마름, 졸음, 소변기능장애, 장관통과장애도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미리 투여는 권장하지 않고 필요시 단회성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세균성 감염에 의한 설사시 로페라미드로 장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되면 체내 갇혀버린 세균에 의해 염증이 심해지고 피부발진, 발열을 수반하는 더 안좋은 상황으로 이어진다.

설사는 몸 밖으로 유해물질을 내보내려는 몸의 자연적인 현상일 수 있으므로 로페라미드의 사용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흡착성 지사제]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장내 수분과 독소를 빨아들여 설사를 멎게 하는 '흡착성 지사제'인데, 약 자체가 몸에 흡수 되지 않고 변과 함께 배출되므로 인체에 조금 더 안전한 약물로 평가된다.

주로 짜서 먹는 현탁액 제형으로 생산되며 휴대도 편리하다.

하지만 과다 투여시 심한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내 흡수되는 영양소, 다른 약물 등과 같은 물질도 함께 흡착하여 배출해 버리므로 이 역시 장기간 복용은 좋지 않다.

근본적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과민해진 장의 경련을 다스릴 수 있는 약이 필요하다. 

 

[나에게 맞는 약으로 심리적 안정 찾기]

(사진출처) : istockpho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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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행사를 앞두고 평상시와 같은 편안한 마음을 먹기는 누구나 쉽지 않다.

안정을 찾으려는 강박에 시달려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매번 복통을 유발하여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하는 장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경우 지사제 보다는 마인드 컨트롤 하는데 도움이 되는 신경안정제나 '트리메부틴', '피나베륨'과 같은 위장운동 조절제, '디시클로민', '플로로글루시놀'과 같은 진경제 등을 미리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모두 나와 있으므로 본인 증상의 상태, 경과기간, 과거 약 복용 이력 등을 토대로 적합한 약을 찾도록 하자.

평소 장을 튼튼하게 하고 장내 세균총 상태를 개선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제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는것도 도움이 된다.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약의 조합을 찾고나서 항상 가방 속에 휴대한다면, 심리적으로도 안정된 상태에서 모든 위기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