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특기진료 8 ] 인천성모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 주특기진료 8 ] 인천성모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1.05.21 10:25
  • 최종수정 2021.05.2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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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후 전문 의료진-전문 영양사-운동치료사 각각 관리
건강보험 적용돼 수술 비용 20%만 환자부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국내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체질량지수(BMI) 30이 넘는 병적비만율이 2005년 3.5%에서 2015년 5.3%로 늘어났다.

2030년에는 9%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BMI란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유행병’으로 규정하며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고 경고한다.

비만은 다양한 만성 대사질환의 원인으로 일부 암의 발생과도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BMI 35이상 고도비만 국내 유병률은 2009년 0.3%에서 2018년 0.81%로 10년 사이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의 고도비만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젊은층 고도비만은 BMI 35이상 기준으로 2009년 0.44%에서 2018년 1.61%로 껑충 뛰었다.

비만학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시대 국민 체중관리 현황 및 비만인식 조사’ 결과, 만20세 이상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체중이 3㎏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 활동량 감소(56%)와 운동 감소(31%)가 주요 원인이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국민 비만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비만에 대처하는 방법은 먹는 것(칼로리)을 줄이고(식이요법), 신체의 활동량을 늘리며(운동, 사회활동),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것이 삼박자이다.

이런 것들에서 효과가 없다면 약물치료나 지방흡입 같은 비수술 요법이 적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도 저도 안되는 고도비만(BMI 35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수단인 비만 수술이 최근 많이 이뤄지고 있다.

 

[다학제 협진을 통한 최적합 치료]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몬시뇰)은 만성질환으로 분류되는 비만의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를 위해 2019년 4월 ‘비만대사수술센터’를 개설했다.

수술을 담당하는 위장관외과(김진조, 정윤주 교수)를 비롯해 내분비내과(모은영 교수), 심장혈관내과(김미정 교수), 이비인후과(김동현 교수), 재활의학과(김재민 교수), 신경과(최윤호 교수), 정신건강의학과(원왕연 교수), 호흡기내과(김형우 교수), 마취통증의학과(강성희 교수), 그리고 영양팀 등의 다학제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결정하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긴밀히 협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병적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을 이용한 위소매절제술, 루와이 위우회술 등을 시행하고 고혈압, 당뇨,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식이와 행동조절 등 다양한 합병증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진조 비만대사수술센터장은 “비만은 다양한 대사질환의 원인으로 특히 병적비만 환자들은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높고, 수면무호흡증이나 우울증처럼 정신건강 관련 질환을 지닌 경우가 많아 치료 시 다학제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진조 비만대사수술센터장 (사진출처) : 인천성모병원
김진조 비만대사수술센터장 (사진출처) : 인천성모병원

 

비만대사수술은 병적비만과 관련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위(胃)의 크기를 제한하거나 위에서 소장으로 우회로를 만드는 각종 수술법을 말한다.

센터를 찾은 병적비만 환자는 수술 전 위장관외과와 내분비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 의료진의 관리를, 수술 후에는 전문 영양사와 운동치료사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BMI 35이상으로 고도비만이 되면 식이요법·운동·약물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정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본다.

실제로 많은 비만환자에서, 특히 고도비만 환자들은 일시적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요요현상(다시 살이 찌고 체중이 불어나는 현상)이 되풀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강경을 이용한 위소매절제술, 루와이 위우회술]

비만대사 수술은 기본적으로 위의 크기를 대폭 줄이는 방법을 동원한다.

들어오는 음식물이 최대한 적어지게 하는 방법, 위를 우회시켜 영양소의 흡수를 억제하도록 하는 수술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우선 ‘위소매 절제술’은 위를 바나나처럼 길쭉하게 줄이는 수술이다. 대략 2ℓ까지 들어가는 위 저장 능력을 150~200㏄ 정도로 확 줄여준다.

또한 ‘루아이 위우회술’은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작게 남기고 영양소 흡수가 많은 십이지장을 자른 뒤 소장과 연결하는 수술이다.

김진조 센터장의 고도비만 복강경 수술 장면 (사진출처) : 인천성모병원
김진조 센터장의 고도비만 복강경 수술 장면 (사진출처) : 인천성모병원

 

비만대사 수술은 2019년 1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수술 비용의 20%만 환자가 부담한다.

대상자는 BMI 35이상, BMI 30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질환(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는 경우, BMI 27이상이면서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약물 치료·운동요법·행동치료 등으로 치료가 안 되는 경우다.

 

당뇨병을 가진 고도비만 환자들은 비만 수술 후에 정상 혈당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비만 수술을 당뇨 수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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