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를 뽑자” 日 ‘反 백신 운동’ 논란…실제 백신 폐기까지
“플러그를 뽑자” 日 ‘反 백신 운동’ 논란…실제 백신 폐기까지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6.29 11:16
  • 최종수정 2021.06.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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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각지서 백신 보관 냉장고 플러그 빠져…결국 2100회분 폐기

-백신 보관용 냉장고 기업 관계자 “의도적으로 뽑지 않는 이상 플러그 뽑히는 일 없어”

-일본, 선진국 중에서 ‘백신 접종 기피율’ 높은 국가로 뽑히기도

[헬스컨슈머] 일본 각지에서 코로나 백신을 보관하는 냉장고의 전원 플러그가 빠져 백신을 폐기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 SNS상에서는 백신 반대파를 중심으로 ‘#플러그를뽑자(プラグを抜こう)’ 해시태그가 퍼져 혹시 이것이 원인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28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사카부에서 코로나 백신을 보관하던 냉장고의 플러그가 뽑혀 백신 510회분을 폐기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장 담당자는 사건 발생 전날 냉장고의 전원이 켜져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다음 날 오전에 보니 코드가 뽑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밤에 누군가 침입한 흔적은 없다”라고 밝혔다.

효고현에서도 지난 25일 백신 냉장고의 플러그가 뽑혔다. 백신을 담당하던 직원은 “사건 전날 냉장고가 있는 방에 자물쇠까지 채우고 귀가했다”라고 전했다. 심지어 백신 플러그는 만약의 사태를 방지하고자 쉽게 뽑을 수 없도록 테이프로 벽에 붙여 고정시킨 상태였다. 시 관계자는 “직원이 실수로 뽑았는지에 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렇듯 똑같은 사건이 지난 한 달간 일본 곳곳에서 벌어졌다. 고베시와 요코하마시,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에서도 똑같은 사태가 일어났으며, 결국 2100회분의 백신이 폐기됐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백신 보관용 냉장고 기업 측은 “(플러그가) 자연적으로 빠졌다고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의도적으로 발을 걸거나 뽑지 않는 이상 보통은 플러그가 콘센트에서 빠지는 일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 SNS에서는 ‘#플러그를뽑자’라는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어 혹시 백신 플러그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이 해시태그 운동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특히 지난 16일에는 한 누리꾼이 시네마현에서 발생한 플러그 사건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고마워요”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진출처) : 트위터 "sfm202106"
(사진출처) : 트위터 "sfm202106"

일본 누리꾼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백신 맞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물리적으로 피해까지 입히고 있다”, “해당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충격이다”, “명백한 테러 행위”, “본인들만 백신 안 맞으면 된다. 다른 사람들까지 말려들게 하지 마라”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도 백신 기피율이 높은 국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일본 내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이유로 ‘백신 접종 기피 현상’을 꼽으며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