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물건 들 때 허리 부담 줄여주는 ‘엑소슈트’ 개발
서울대 연구팀, 물건 들 때 허리 부담 줄여주는 ‘엑소슈트’ 개발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8.26 15:29
  • 최종수정 2021.08.26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명한 국제 저널 ‘사이언스 로보틱스’ 게재

-사람의 근력 보조와 더불어 동작 패턴 개선에 대한 개능성 제시한 연구로 인정받아

-연구책임자 조규진 교수 “착용자의 작업 역량 향상시키고 부상 줄일 것으로 기대”

[헬스컨슈머]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허리의 부담을 줄여주는 엑소 슈트가 개발돼 눈길을 끈다.

26일(목) 서울대학교에 의하면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 연구팀이 무동력 가변 신축성을 자랑하는 엑소 슈트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계공학부 윤성식 연구원과 재활의학과 김기원 교수, 체육교육과 안주은 교수와 함께 한 해당 연구는 저명한 국제 저널인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게재됐다.

엑소 슈트는 착용 시 리프트 동작을 부상 위험이 낮은 스쿼트 형태로 유도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사람의 근력 보조와 더불어 동작 패턴 개선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서울대 측의 설명이다.

(사진출처)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사진출처)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으레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리는 작업은 허리에 많은 부담을 가하고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부상 예방을 위해 많은 작업장이나 체육관에서는 등을 숙이는 스툽 동작(stoop lifting) 대신 무릎을 구부려서 물체를 들어올리는 스쿼트 동작(squat lifting)이 권장된다.

하지만 인체 구조상 사람들은 스툽 동작을 더 편하게 느끼며, 이것이 습관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리프트 동작 교정을 위해서는 오랜 훈련이 동반돼야 하는데, 지금까지 자세 교정에 사용된 착용형 장치들은 대부분 허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고 압박하는 선에서 그쳤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한 리프트를 위해서는 등, 고관절, 무릎 등 다수의 관절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사람에게 바람직한 스쿼트 동작을 유도할 수 있는 착용형 장치가 필요하다.

조규진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엑소 슈트는 착용자가 취하는 동작에 따라서 임피던스(신축성)가 변화한다. 엑소슈트를 개발한 윤성식 연구원은 “이러한 슈트의 설계의 핵심은 본 연구팀이 개발한 ‘신체 구동식 가변 임피던스(Body-powered variable impedance)’ 기술이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로 개발된 엑소 슈트는 원단, 스트랩, 고무줄 등의 유연한 재료로 구성된 전신 슈트로, 동력원이 필요 없다. 또한 신축성이 높아서 착용자가 편하게 스쿼트 동작을 취할 수 있게 하며, 슈트의 신축 과정에서 고무줄에 저장된 에너지는 물건을 들고 일어날 때 보조하는 힘으로 작용해 착용자가 더 적은 힘으로 스쿼트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험 결과, 엑소 슈트 사용 경험이 없는 사람 10명 중 9명이 슈트 착용 직후 리프트 자세가 스쿼트 형태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또한 탄성 에너지의 저장 및 방출로 스쿼트를 도와주는 효과로 인해 10명 중 9명의 사람들은 슈트를 통해 스쿼트 동작 시 소모되는 대사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작용은 작업자들의 허리 부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아울러 ‘신체 구동식 가변 임피던스’ 기술은 리프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 분야의 특성에 맞춰서 개량될 수 있는 확장 가능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걷기, 달리기’ 등 일상 동작이나 ‘골프, 수영’과 같은 스포츠 동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올바른 전신 동작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조규진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추후 다양한 작업, 스포츠에 접목되어 바른 동작을 유도하는 의복으로 발전하여 착용자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부상을 방지하거나 통증을 완화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