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영유아 딤플, 괜찮은 걸까?
[엄마기자단] 영유아 딤플, 괜찮은 걸까?
  •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1.09.29 10:21
  • 최종수정 2021.09.29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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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10명 중 1명 꼴로 나타나는 딤플…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어

-딤플을 가진 아기 1~5%는 발목 마비나 보행 장애 앓을 수도 있어

-문제시 되는 딤플은 생후 6~12개월 사이에 치료해야

[헬스컨슈머] 출산을 마친 뒤 산후조리원으로 가기 전, 수간호사가 일러주는 것이 있다. 바로 아이의 기초 정보와 아이 컨디션, 설소대 증상 유무, 출산 시로부터 퇴원하는 현재 신장과 체중의 변화, 아이 청각 검사 결과 등이다.

대다수의 아이는 큰 문제가 없고 딱히 신경 쓸 필요 없으니 시기에 맞춰 접종만 잘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다른 엄마들과 달리 설명이 길었다.

“아이 엉덩이에 보조개가 있어요. 딤플이라는 건데 찾아보면 엄청 무섭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에요. 소아과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말만 들어서는 너무 예쁘다. 엉덩이 보조개라니! 그러나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말한 딤플을 찾아낸 나는 이내 심각해졌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딤플(Dimple) 이란?
 
딤플이라고 불리는 엉덩이의 흠은 태아가 형성될 때 생긴 흔적이다. 아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난자와 정자가 합쳐져 수정란이 되고 빠르게 세포 증식이 되면서 신경판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 신경판이 김밥처럼 말리기 시작하면서 신경관을 만들게 된다. 이 신경관이 마지막에 완벽하게 아물지 못하면 다양한 형태의 흔적이 피부에 남게 된다.

보통은 태아가 뱃속에서 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살이 차올라 없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태아는 태어난 이후에도 그 흔적을 안고 있다고 한다. 임신 기간 동안 엽산 부족 등이 원인으로 추측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엉덩이 보조개라고 불리는 이 딤플의 모양은 주로 엉덩이의 골 위의 꼬리뼈 부분에 시옷(ㅅ) 모양이나 Y자형의 모양으로 파여진 홀(hole)의 꼴을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 : https://my.clevelandclinic.org/
(사진출처) : https://my.clevelandclinic.org/

 

 

■ 딤플이 가진 문제점 / 위험성

신생아 10명 중에 1명 꼴로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딤플. 질환은 아니지만, 딤플을 가진 사람 중 1~5% 정도가 발목 마비, 신경성 방광, 보행 장애 등의 척수 기형 질환이나 신경 기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항문에서 위치가 멀고 털이 나 있는 경우는 더욱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 딤플 검사

우리 아이의 경우는 Y자형으로 옴폭 패여 있는 모양이었다. 당시 소아과 진료를 볼 때마다, 혹은 영유아 검진 때마다 의사에게 문의를 했으나 털이 난 것도 아니고 별 다른 이상 없으니 지켜봐도 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두 돌 경 진행하는 영유아 검진은 소아전문대형병원에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이때도 역시 딤플을 문의하니 꼼꼼히 보다가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의사는 바로 소견서를 작성해 3차 상급 병원으로 검사 의뢰를 신청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학병원에서의 검진일. 의사는 아이의 걷는 모습을 먼저 지켜보고 아이 엉덩이 골에 자리한 딤플을 살펴본 뒤 MRI(자기공명영상법) 검사를 얘기했다. 이제 겨우 두 돌인 아기에게 강한 자력을 이용하는 MRI를 해야만 한다니, 너무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혹시 다른 방법이 있는지 문의하자 MRI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생후 5~6개월의 경우에는 피부가 얇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가 가능하지만, 우리 아이의 경우 이 기간을 넘긴 것이다.

MRI는 움직임이 없어야 제대로 촬영이 가능하기에 아이에게 수면마취제를 복용시켰다. 긴장한 아이를 겨우 재운 뒤 조심히 검사실 베드에 눕혔다. 검사는 약 20분 가량 걸렸다. 귀가해서 아이를 최대한 재울 수 있도록 하고, 걷기를 시작한 아이의 경우 비틀거리거나 중심을 잘 못 잡을 수 있으니 다치지 않게 잘 지켜보라는 주의사항을 듣고 귀가하였다.

검사 결과를 받아보기까지 많은 시간 걱정했다. 약 열흘 뒤,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병원을 방문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아이는 딤플은 잊고 살아도 된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딤플 확진 후 치료 방법

문제가 있는 딤플은 생후 6~12개월 사이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대부분 장애는 예방된다. 다만 척추 신경의 끝에서 발생하게 되는 신경 기형의 경우에는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대소변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다리 신경에 문제가 생겨 마비가 올 수도 있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수술을 하지 않기도 하지만, 필요한 경우 척수나 신경을 누르는 부위를 제거해 더이상 신경이 손상되지 않게 신경 수술을 하게 된다고 한다. 수술 후에는 90% 이상 완치되며 다른 합병증 등의 문제가 없는 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혹시나 우리 아이가 딤플로 인해 척추 신경 기형이지는 않을까, 그래서 우리 아이의 걸음마하며 많이 넘어졌던 일이 일어났던 걸까 온갖 생각들로 괴롭던 시간도 이제는 다 지나갔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그때의 나와 같은 괴로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 하여 기록해보았다. 나의 경험이 마음 졸이고 있는 부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