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후 부항 뜨면 ‘해독’된다”…인터넷 황당글 일파만파
“백신 접종 후 부항 뜨면 ‘해독’된다”…인터넷 황당글 일파만파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10.06 11:43
  • 최종수정 2021.10.06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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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부작용 카페 중심으로 부항·선혈침·자석 등의 ‘해독 민간요법’ 퍼져

-접종 후 30분 이내에 근처 한의원에서 진료받는다는 내용…일부 회원은 직접 구매도

-전문가들 “백신, 맞자마자 몸에 퍼져…오히려 부항 시술 시 2차감염 유발”

[헬스컨슈머]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일부가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 후 바로 부항을 뜨는 일명 ‘백신 해독법’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인터넷의 코로나 백신 부작용 카페에는 “백신 접종 후 즉시 한의원 가서 부항 뜨는 방법은 어떻겠느냐. 어깨와 팔 위주로 피를 빼는 거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한 회원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을 것”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남기자 게시글 작성자는 “신랑이 아직은 버티는데 회사 압박으로 (백신을) 맞아야 할 것 같다. 하루 휴가를 낸 뒤 접종 하자마자 한의원 데려가려고 한다”고 답글을 남겼다.

(사진출처) : 인터넷 카페
(사진출처) : 인터넷 카페

다른 회원 역시 “15분이면 (백신이) 몸으로 퍼진다는 내용을 봤다. 한의원에 미리 얘기해놨다가 바로 옆 내과에 가서 주사를 맞고 재빨리 부항으로 (백신 약을) 뽑아내야 할 것 같다. 근데 문제는 (접종) 병원에서 15분동안 집에 못가게 하더라. 저라면 그냥 뛰쳐나와서 부항으로 뽑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 후 30분 이내에 부항을 떠야한다고 주장했다.

개중에는 백신의 성분인 산화 그래핀이 자석에 붙으니 몸에 퍼지지 않도록 큰 자석을 챙겨가라는 조언까지 있었다. 이는 화이자 백신에 산화 그래핀 성분이 있다는 루머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국식품의약품(FDA)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화이자 백신에는 산화 그래핀 성분이 함유되어 있지 않다.

한 회원은 “매제를 위해 부항 재료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제가 그렇게 말렸는데 회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았다더라. 직접 부항을 떠줄 생각이다”라며 자석과 사혈침을 이용해 부항 뜨는 방법을 적기도 했으며, 다른 회원은 “백신 맞고 차에서 팔을 노끈으로 묶은 뒤 접종 부휘를 바늘로 찌르고 부항으로 피를 뽑았다”라며 후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이는 전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지난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이하 ‘시선 집중’)’에 출연한 임예인 한의사는 “부항 시술은 몸속 국소 부위의 독을 뽑아낸다는 느낌보다는 어혈(혈액 뭉침)이라는 상태를 풀어주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임경빈 작가 역시 “혼자 집에서 부항을 뜨다가 오히려 2차 감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한의사들의 공통 의견”이라며 “백신 부작용을 걱정하는 마음이야 이해는 하지만 우리 자신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여건이 되는 한 백신을 맞아달라고 당부하더라”며 한의사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한의사 역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백신은) 근육 주사 방식이기 때문에 맞는 즉시 온몸에 다 퍼진다. 부항은 지방층에 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백신 액을 뽑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