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날 특집] 김치, 장점 이렇게 많은데…나트륨 누명은 ‘억울’
[김치의 날 특집] 김치, 장점 이렇게 많은데…나트륨 누명은 ‘억울’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11.22 18:27
  • 최종수정 2021.11.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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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락토바실러스와 류코노스톡 유산균 다량 함유

-섭취 후 사멸하는 다른 유산균과 달리 김치 유산균은 위액에도 90% 살아남아

-나트륨·발암은 억울한 누명…발효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 대부분 사멸

[헬스컨슈머] 매년 11월 22은 김치의 날이다. 김치의 재료 하나하나(11월)가 모여서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혹자는 굳이 김치를 기념해야 하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한국인은 집에 김치냉장고 한 대씩은 무조건 장만하고, 심지어 김치찌개를 먹으면서도 김치를 곁들여 먹을 정도로 김치가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단순히 먹는 기쁨뿐만 아니라 그 안의 역사와 의미를 마음에 되새겨보자는 취지가 강하다.

헬스컨슈머는 올해 김치의 날을 맞이해 김치의 효능과 그동안 잘못 알려졌던 낭설 등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김치 영양성분의 꽃, 유산균

인터넷 쇼핑몰에서 심심치 않게 ‘김치 유래 유산균’이라는 제품을 발견할 수 있다. 김치에는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와 류코노스톡(Leuconostoc)이라는 유산균이 있는데, 김장을 마친 뒤 냉장고나 장독에서 발효되는 동안 생성되는 것들이다. 일본유산균식품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섭취 후 위산과 각종 소화효소로 인해 금방 사멸하고 마는 다른 유산균과 달리 김치의 유산균은 위액에서도 90%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김치의 꽃은 유산균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류코노스톡 유산균은 김치를 복합적이고 독특한 풍미를 지닌 상태로 발효시킨다. 여기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는 김치 내부를 혐기적 조건으로 유지시킴으로써 호기성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김치가 정상적으로 발효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가 김치를 시원하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이 유산균 덕이다.

지난 2008년 미국의 건강 연구지 헬스지에서는 올리브유, 그릭 요거트, 낫토, 렌틸콩과 함께 김치가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됐다. 2017년 미국의 가디언에서도 5대 슈퍼푸드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또한 한류의 세계화와 SNS 미디어의 발달로 김치의 레시피가 금방 퍼져 이제는 해외에 나가도 어렵지 않게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됐다.

다만 김치의 유산균은 70℃ 이상 온도에서 사멸하기 때문에, 김치찌개와 김치찜을 먹을 때는 유산균이 없음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생김치보다는 묵은지가 발효된 유산균이 훨씬 많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김치, 나트륨 많고 암에 치명적이다?

건강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김치는 나트륨이 많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오해에도 시달려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나트륨을 몸에 섭취할 때는 우선 칼륨과의 비율도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칼륨은 나트륨의 배설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이 1에 가까울수록 나트륨은 몸밖으로 배설되는데, 김치의 나트륨과 칼륨 비율은 2.4 정도다. 햄과 치즈의 경우 각각 4.4, 13.8이다. 김치를 통해 나트륨을 섭취해도, 칼륨이 워낙 풍부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세계김치연구소에 연구에 따르면, 8주간 염 민감성 쥐(salt-sensitive rats)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는 잘 숙성된 김치를, 다른 한 그룹에는 같은 나트륨 함량의 소금을 먹였다. 이후 혈압 수치를 비교한 결과, 김치를 섭취한 쥐는 혈압 수치가 나트륨을 섭취한 쥐의 약 19%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가 높은 이유도 김치를 밑반찬으로 곁들여 먹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으로 먹는 찌개와 국만 하더라도 이미 나트륨 함량이 충분한데 거기에 김치까지 먹으니, 당연히 높은 나트륨 수치가 김치의 원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치의 젓갈이 암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젓갈에 생성될 수 있는 발암물질인 니트로산아민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이 물질은 1년이 지나면 대부분 분해되며, 김치에 들어가는 젓갈은 보통 1년이 지난 것들이다. 또한 김장 후 발효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은 10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나중에는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 김치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사진출처) : 유튜브 '김치워리어' 캡쳐
(사진출처) : 유튜브 '김치워리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