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출산, 나의 한(恨), 그리고 브이백
[엄마기자단] 출산, 나의 한(恨), 그리고 브이백
  •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1.12.01 12:05
  • 최종수정 2021.12.01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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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분만 위해 체력관리 해왔지만, 결국 제왕절개로 출산…가슴에 ‘한’ 남아

- 유산균 샤워 및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 위해 둘째 출산은 ‘브이백’ 선택

- 브이백, 위험성도 다분…각자 안전한 방식으로 출산해야

[헬스컨슈머] 첫 아이를 제왕절개로 출산한 나는 자연분만을 하지 못했다는 ‘한’이 있다. 출산 당시 나는 2박 3일동안 진통을 했고, 태아의 심박수가 180에서 160으로, 150으로, 140, 100으로 떨어지는 광경을 지켜봤다. 분만실 의료진들은 계속 자연분만을 고집하면 아이가 위험할 수 있다 했고, 그 말에 나는 결국 수술을 해야 했다. 자연분만을 하기 위해 임신 32주 이후로 매일 100층 이상의 계단을 오르며 체력 관리를 해온 나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후 둘째 아이를 계획하면서 나는 ‘브이백’ 방식으로 출산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 브이백(VBAC)이란 ‘Vaginal Birth After Cesarean section’의 약자로, 제왕절개(Cesarean section) 후(After) 질을 통한 분만(Vaginal Birth)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전에 제왕절개했던 산모가 자연분만을 시도하는 것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할 산모들을 위해 브이백의 방법과 조건에 대해서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자연분만만의 장점

2019년 기준 제왕절개로 분만한 산모 비율은 50.5%였다. 2018년까지는 자연분만의 비율이 더 높았지만 2019년을 기준으로 순서가 뒤바뀌었다. 많은 산모가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안전하게 출산하기도 하지만 나는 자연분만을 간절히 원했다. 그 이유는 첫번째로 ‘유산균 샤워’ 때문이었다. 

두 번째로 내 아이가 세상에 처음 나오는 순간 날카로운 메스나 수술실의 조명이 아닌 조금 더 편안하게 세상에 첫발을 내딛기를 원해서다. 그래서 브이백이라는 것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까다로운 조건들이 많았다. 그 조건들을 살펴보자.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브이백의 조건

1. 이전 출산으로부터 최소 18개월 이상 경과하고, 횡(가로)절개 했을 것

이전 임신과 출산으로부터 최소 18개월 이상 지나해야 자궁 파열의 위험이 현저하게 줄어든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전 제왕절개 시 세로로 절개를 했을 경우에는 자궁 파열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반드시 가로 절개를 했어야 한다.

 

2. 태아가 너무 크지 않을 것

태아가 클 경우 절개 부위가 벌어지거나 파열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브이백을 원하는 산모라면 아이의 크기가 3.2㎏ 이하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임신성 당뇨, 임신성 고혈압 등 고위험 인자가 없을 것

임신성 당뇨와 임신성 고혈압의 경우 임신 중독과도 관련이 깊고, 특히 임신성 당뇨의 경우 거대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임신의 대표적 고위험인자인 이 두가지 인자는 모체와 태아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4. 임신 중 모체의 체중 증가는 10㎏ 미만일 것

임신 중 산모의 적정 체중 증가는 통상적으로 14㎏이라고 한다. 그러나 브이백의 경우 10㎏ 미만의 증가가 브이백 조건에 더욱 부합한다. 이유는 브이백 출산의 경우 무통 주사를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이유는 자궁 수축과 같은 상황을 일반적인 출산보다 더욱 세심하게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즉 자궁 수축과 태동들을 더욱 잘 관찰해야하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 조절도 필수다.

 

5. 이전 출산의 제왕절개 이유를 살펴보기

더딘 진행속도로 인해 제왕절개를 했었던 산모의 경우, 그 후 출산도 진행속도가 더디어서 질식 분만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분만의 진행속도가 느리면 산모와 태아 모두 지치기 때문이다.

 

6. 전치태반이나 역아가 아닐 것

전치태반이나 역아일 경우 자연분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브이백을 시도할 수 없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브이백을 위한 노력

1. 이전 출산으로부터 최소 18개월 지난 이후의 임신

일부 의료진은 이전 출산으로부터 24개월이 지나야 브이백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출산으로부터 최소 18개월이 지난 이후 임신을 하는 것을 요한다.

 

2. 식이조절과 꾸준한 운동

임신성 고위험 요인이 없어야 한다. 식이조절과 꾸준한 운동을 통하여 브이백 요건에 맞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브이백 전문 병원 선택

브이백에서 가장 큰 위험 부담은 자궁파열일 것이다. 자궁파열의 경우 단순히 파열된 자궁을 봉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과다출혈 등으로 인해 태아와 산모의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므로 위급상황에 대처가 가능하며 다수의 브이백 성공 경험이 있는 전문의사가 있는 대형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미연의 사고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2박 3일의 진통 끝에 결국은 수술로 아이를 만나게 된 일은 내게 결국 상처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싶은 마음에 찾아본 브이백은 나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었고 전문 의료진의 도움과 아이의 도움도 필요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이야기 한다. 무엇보다도 브이백에 대한 불안감, 출산에 따르는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서 산모 스스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출산은 아이와 산모가 모두 건강한 출산을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나처럼 한으로 남아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엄마가 있다면, 이후의 임신과 출산을 계획함에 있어 브이백을 한 번쯤 고려해 봐도 좋을 것이다. 다만 당부한다. 브이백의 성공 케이스만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부작용이나 실패 케이스도 충분히 검토 후 자신과 태아에게 알맞은 출산법을 선택하기를, 그리하여 건강하게 출산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