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면 변비 탈출…바로 ‘이 원리’ 때문이었다
커피 마시면 변비 탈출…바로 ‘이 원리’ 때문이었다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12.13 15:53
  • 최종수정 2021.12.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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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섭취 후 배변, 카페인 때문이 아니었다…디카페인 커피도 배변 유도 똑같아

-美 교수 “위장에 커피 들어오면 뇌가 ‘장 비우라’라는 명령 내린다”

-커피, 지방·단백질 소화 자극하는 호르몬인 ‘콜레사이스토키닌’ 수치 증가시켜

[헬스컨슈머] 변비에 차가운 아메리카노가 일명 ‘직빵’이라는 얘기가 있다. 일부에게만 통하는 속설은 아니다. 실제로 커피가 배변을 자극한다는 기사가 실려 눈길을 끈다.

오늘(1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뉴욕타임스 11월 30일자 지면에는 ‘왜 커피가 배변을 유발할까? (Why Does Coffee Make Me Poop?)’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미국의 건강·과학 저널리스트인 알리스 칼라한이 작성했다.

기사에서 미국 도레곤 대학의 외과 로버트 마틴데일 교수는 “커피 섭취 후 배변 충동이 생기는 것은 카페인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며 1998년 발표한 한 논문을 인용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디카페인 커피도 배변을 자극한 반면, 뜨거운 물 한 컵은 배변을 자극하지 않았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틴데일 교수는 “위장에 커피가 들어오면 뇌에 메시지가 전달된다. 이때 뇌는 ‘음식이 곧 아래로 내려오므로 미리 장을 비우는 것이 좋다’는 명령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실제 커피 자체는 훨씬 느린 속도로 장을 통과한다. 커피가 위에서 소장을 거쳐 대장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이다.

기사에 의하면 커피의 장 자극 효과는 상당하다. 1998년 한 연구 논문에서는 “커피 8온스(그램)의 대장 수축 자극 효과는 1000kcal의 식사를 했을 때와 비슷하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처럼 커피는 위액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인 가스트린(gastrin)의 생성을 증진한다. 동시에 커피는 지방·단백질 소화를 자극하는 호르몬인 콜레사이스토키닌(cholecystokinin)의 수치도 증가시키고, 이는 배변을 조절하는 효소와 담즙을 생성한다.

커피의 배변 자극 효과는 수술 후 회복 환자를 비롯해 일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로, 복부 수술 후 복부 팽만감·통증·가스 배출 곤란 등 장 기능 장애는 흔히 동반된다. 이때 커피를 마시면 배변이 촉진돼 장 기능 장애를 완화할 수 있다.

2020년에는 기존 7개의 임상 연구 결과를 모아 분석한 결과가 발표됐다. 이때 대장이나 부인과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커피를 마시게 했더니 각각 평균 10시간~31시간 빨리 고체 식품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는 첫 배변 시간을 평균 15~18시간 단축했다.

한편 1990년 ‘장’(Gut) 지엔 92명의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상자의 29%만이 “커피가 배변 욕구를 유발한다”고 응답한 내용이 실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