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임산부에게 필요한 비타민D 용량 
[목요칼럼] 임산부에게 필요한 비타민D 용량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01.06 10:37
  • 최종수정 2022.01.0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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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태아기의 영양상태가 성인기 건강과 만성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임산부인 어머니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는 환경에서 영양이 부족하게 공급될 때 태아는 한정된 영양분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생존에 가장 효과적인지 선택해야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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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뇌와 같이 필수적인 기관에 영양분을 사용하고, 당장의 생존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췌장과 같은 기관을 발달시키는 데에는 영양분을 적게 사용한다.

설사 그 선택이 훗날 당뇨병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시킨다 해도 지금의 생존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태아기의 영양 결핍이 성인이 된 후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을 ‘절약 형질(Thrifty phenotype) 가설’, 또는 이 분야 학문에 큰 기여를 한 데이비드 바커(David Barker) 박사의 이름을 따 ‘바커 가설(Barker’s hypothesis)’이라고 부른다.


엄마는 뱃속 아기가 평생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임산부가 꼭 챙겨 먹어야 할 영양제로 꼽히는 것은 엽산, 철분, 칼슘, 유산균, 오메가 3, 그리고 비타민D이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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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엽산과 비타민D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기능성을 인정한 ‘유이한 비타민’이자, 영국의학저널(BMJ)이 임산부가 꼭 복용해야 한다고 선정한 비타민이다.

임신 기간 중 엽산이 부족하면 무뇌아, 이분척추 등과 같은 선천성 기형이 발생할 수 있고, 비타민D가 부족하면 구루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뱃속 아기뿐 아니라 엄마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여성에게서 꼭 필요한 영양이라고도 할 수가 있다.


2014년 미국 LA 시더스 사이나이(Cedars-Sinai) 병원 연구팀은 임산부의 비타민D 혈중 농도가 낮을수록 출산 시 통증이 심하다고 발표했다.

반대로 비타민D가 결핍되었거나 부족한 임산부가 비타민D를 충분히 보충한다면 출산 시의 통증을 현저히 줄일 수 있으며, 임신 기간 중 비타민D 혈중 농도를 40~60ng/mL로 유지하면, 미숙아 출산율도 현저히 감소한다고 2017년 비타민D 전문가 단체인 그래스루츠헬스 및 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 연구팀이 발표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4년 호주 캔버라 국립 의대와 웨스턴 의대, 타스마니아 의대가 발표한 추적연구의 결과는 비타민D가 태아의 건강뿐만 아니라 이후 성장 과정에도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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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의 대상은 1989~1991년 임신 중 비타민D 결핍 상태였던 임산부들과 이들이 출산한 아이들이었는데, 성장 환경이 유사한 아이들로 그룹을 세분화한 후 20세가 되기까지 각 조직의 발달 과정에 나타난 장애를 분석했더니 비타민D 결핍이었던 임산부의 아동일수록 폐 기능과 뇌 기능, 비만 및 골격 발달에 장애를 일으키고 있음이 밝혀졌다.


임산부 중 36%는 비타민D 결핍(20ng/mL이하)이었고, 3%는 심한 결핍(10ng/mL 이하)이었는데, 비타민D 수치가 정상인 임산부의 자녀들에 비해 2배나 많은 아동들이 장애를 일으켰다.

6세경에 폐의 기능 장애 및 각종 호흡기 질환이, 10세경에 언어 장애가 두 배 이상 나타났으며, 사춘기 초에는 자폐 경향이 더욱 현저히 나타났고, 20대에는 비만 경향이 있었다.

또한 이들은 골질량이 2.7% 감소된 상태이고, 골밀도 또한 1.7% 감소된 상태였다.


반대로 임신 기간 중 비타민D 수치를 40~60ng/mL로 유지하면 신생아는 감기에 걸릴 확률이 70% 감소하였으며, 중이염 발생 확률은 60% 감소, 저체중아 감소, (성장 후) 1형 당뇨병 발병 감소, 그리고 언어 발달 능력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대한민국 여성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5.5ng/ml이다. 비타민D 건강수치 (40~60ng/ml)는 물론 정상수치 (30ng/ml 이상)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결핍 수준이다.

건강수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일 최소 4000IU 이상의 비타민D를 복용해야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개인마다 여러가지 조건에 의해 흡수율에 차이가 있으므로 1년에 한번 이상은 비타민D 혈액 검사를 해 보고, 그 결과 수치에 따라 복용량을 조정하면 된다.

한국 보건복지부, 미국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 등에서도 하루 비타민D 1만IU까지 복용은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


하나뿐인 아이의 건강한 성장 발달을 위한다면 임산부는 반드시 엽산 복용과 함께 비타민D 수치를 관리해야 할 것이다.

 

전의혁 (사)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 (사)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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