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암의 날] 우리 일상의 질병 ‘암’…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세계 암의 날] 우리 일상의 질병 ‘암’…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1.17 15:47
  • 최종수정 2022.01.18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암 유병자 215만 명…가장 많은 건 ‘폐암’

-인터넷 유행어 ‘발암’ 표현에 상처받는 암 환자들

-건강보험서 제외되는 항암제 적지 않아…이유는?

[헬스컨슈머] 매년 2월 4일은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이다. 국제암예방연합이 2005년 제정한 날로, 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암 예방 및 치료를 위한 행동 고무 등을 내세우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에 헬스컨슈머는 암에 대해 재조명하고, 우리의 인식 제고가 필요한 부분을 상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암 유병자 215만 명…가장 많은 건 ‘폐암’

최근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인의 암 유형 순위는 1위 갑상선암(3만676명), 2위 폐암(2만9960명), 3위 위암(2만9493명)이다. 이 중 치료 시 비교적 예후가 좋은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폐암과 위암이 한국인들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암 1, 2위라고 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여성 폐암 환자 90%가 비흡연자라는 것이다. 원인은 모두 흡연이 아닌 요리 매연이 꼽힌다. 어류나 육류 등의 단백질 음식을 조리할 때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등의 발암물질을 발생하는데, 이때 그을음과 연기에 노출된 여성이 자연스럽게 폐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대한폐암학회 장승훈 총무 이사(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이에 관해 조선일보를 통해 “조리 시 꼭 레인지 후드 같은 환기장치를 켜고 창문을 열어놓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흡연만큼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에게서 발생 위험이 최대 13배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금연하고 집안을 환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간접흡연도 무척 위험한데, 어린 시절 부모에 의해 담배 연기에 습관적으로 노출된 사람이 고령자가 된 후 폐암에 걸린다는 이론도 있다.

이 외에 4위는 대장암, 5위는 유방암, 6위는 전립선암, 7위는 간암, 8위 췌장암, 9위 담낭 및 기타담도, 10위 신장암이 꼽혔다.

(사진출처) : 국가암정보센터
(사진출처) : 국가암정보센터

 

 

■ 인터넷 유행어 ‘발암’ 표현에 상처받는 암 환자들

암환자는 우리 주변 멀지 않은 곳에 포진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배려하지 못하는 많은 이의 일상적인 표현이 논란을 빚고 있다. 예컨대 답답한 상황일 때 ‘발암’, ‘발암 주의’ 등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암 환자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이러한 표현에 상처를 받는다는 게시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발암’ 등의 표현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신경이 쓰인다”며 “최근에도 지인에게 ‘암 걸리겠다’ 등의 표현을 들었는데 너무 속상하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에 다른 네티즌 역시 “저도 (창작물에서) ‘발암캐’ 등의 표현을 보면 너무 싫다. 재밌어서 보는 웹툰에서도 ‘발암’이라는 댓글이 너무 많더라”며 “암 걸리기 전에도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라고 생각해 잘 쓰지 않았는데, 걸리고 나니 확실히 지양해야 하는 표현이라는 것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저도 그런 표현 싫다. 특히나 말이 씨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저런 표현 쓰지 않는다. 제목에 그런 뉘앙스가 적혀있으면 읽기도 싫다”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사진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사진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 건강보험서 제외되는 항암제 적지 않아…이유는?

적절한 치료만 이뤄진다면 암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 가능하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률은 70.7%로, 여자(77.3%)가 남자(64.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암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약 지원 사업을 공약으로 내놓자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장은 “암환자들은 항암제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탈모치료제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높은 비용이 꼽힌다. 지난해 열린 ‘항암주권과 항암신약 개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항암제 매출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의 품목이 약 990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91.3%를 차지한다. 반면 국내 항암제 메출은 938억 원으로, 8.7%에 불과하다.

고가 약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국내 항암 신약 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정책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산업계·의료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하게 전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