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 자가로 검사할 시 정확도 20%…정부 “일부 ‘가짜 음성’은 감수해야”
신속항원검사, 자가로 검사할 시 정확도 20%…정부 “일부 ‘가짜 음성’은 감수해야”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2.03 14:38
  • 최종수정 2022.06.23 2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속항원검사서 ‘양성’ 판정 받은 사람들, PCR 검사서 76.1%만 최종 확진 판정 받아

-의료인이 신속항원검사할 시 민감도 50% 미만…자가 검사할 때는 20%로 낮아져

-이처럼 ‘정확도’ 두고 말 많은데…정부 “검사량 폭증, 새로운 고육책 필요해”

[헬스컨슈머]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을 받은 사람 가운데 유전자증폭(PCR)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비율은 7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광주와 전남, 경기 평택, 안성 등 4개 지역의 41개 선별지역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했다. 해당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을 시 PCR검사를 실시해 최종 확진 여부를 판별한다. 이때 신속항원검사 8만4천 건 중 0.8%인 687건이 양성 판정을 받아 PCR검사를 진행했으며, 여기서 523건이 양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을 시 PCR검사를 진행하지 않아 정확도를 확실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PCR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하루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신속항원검사는 시민이 스스로 자가 검사를 실시한 뒤 15~30분 뒤에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대한진담검사의학회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감염된 환자를 양성으로 제대로 잡아낼 확률)는 의료인이 시행할 시 50% 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로 낮아진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택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7.5%까지 나온 바 있다.

이에 관해 정부는 “음성의 경우에는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성으로 나올 시에는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음성으로 검사 결과가 나올 시에는 그대로 음성으로 본다는 것이다.

다만 완전히 손을 놓는 것은 아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해도 음성이 아닌 경우가 있다”며 “이에 며칠간은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증상이 있거나 의심이 되면 다시 검사해보도록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정부, 그래도 신속항원검사 도입하는 이유는?…‘검사량 폭증’ 때문

이처럼 신속항원검사는 PCR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는 걸까? 이는 오미크론이 확산됨에 따라 검사량이 폭증하면서 새로운 고육책이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설정한 PCR 검사량은 약 85만 건이 한계로, 이 이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면 검사 체계에 어려움이 생긴다.

그러나 신속항원검사 후 PCR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결국 확실한 확진 여부는 PCR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신속항원검사를 거치면 정확도도 떨어질뿐더러 인력과 시간 낭비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일부 나타날 수 있는 ‘가짜 음성’ 위험성은 감수하고 갈 수밖에 없다”며 “워낙 검사대상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검사법을 다양화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