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섭취, 자폐장애 유발한다…국내 연구팀 ‘세계 최초’ 규명
미세플라스틱 섭취, 자폐장애 유발한다…국내 연구팀 ‘세계 최초’ 규명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2.17 16:51
  • 최종수정 2022.02.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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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연구팀, 미세플라스틱 섭취에 의한 자폐스펙트럼 장애 유발 규명

-미세플라스틱 섭취한 실험쥐, 전 연령대에서 사회성 감소하고 강박·반복적 행동 증가

-연구팀 “플라스틱 폐기물이 먹이사슬을 거쳐 식탁에 다시 오르는 심각한 상황이 계속돼”

[헬스컨슈머] 미세플라스틱 섭취 시 자폐장애가 유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늘(17일)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김진수 박사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 섭취에 의한 자폐스펙트럼 장애 유발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최초다.

먼저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영유아에 발병하는 난치성 신경발달장애로, 사회적 관계형성의 어려움과 정서적 상호작용의 문제, 반복적인 집착과 제한된 관심 등이 대표적인 특징으로 거론된다. 유전 및 환경적 요인 등이 다양한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으나 확실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다.

이에 연구팀은 태아기와 수유기, 청소년기, 장년기 등 전 연령대의 실험쥐들에게 폴리에틸렌 미세플라스틱을 2~12주간(태아기·수유기·청소년기 2주, 장년기 12주) 섭취시켰다. 이후 행동 실험과 뇌 조직 분석, 장내 미세균총 분석 등 10가지의 실험을 진행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먼저 행동 실험의 경우, 3개의 연결된 방을 통해 실험쥐의 행동을 분석함으로써 사회성 지수를 확인하는 ‘3챔버 테스트’로 이뤄졌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 섭취 후 실험쥐 전 연령대에서 사회성이 감소하고 강박적이고 반복적 행동이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사회성 지수를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지 않은 쥐보다 50% 낮게 나타났다.

유전적 연관성도 입증됐다. 임신한 쥐한테 2주일 동안 미세플라스틱을 섭취시킨 뒤 출산한 새끼쥐를 확인했는데, 생후 4주 뒤 자폐 장애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뇌 조직 분석에서는 청소년기 쥐의 뇌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자 뇌에 미세플라스틱 파편이 침착된 것이 확인됐다. 뇌의 해마체와 전두엽 피질에서도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양한 대사물질 교란도 나타났는데, 미세플라스틱 노출 이후 확인된 결과였다. 뇌 유전자 분석에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환자와 동일한 유전자도 확인됐다.

여기에 더불어 장내 세균의 생태계인 장내미세균총 분석에서는 청소년기 쥐에서 자폐스펙트럼 장애 환자와 동일한 박테리아 변화도 관찰됐다.

김진수 선임연구원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먹이사슬을 거쳐 식탁에 다시 오르는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자폐스펙트럼 장애 뿐 아니라 다른 난치성 질환과 미세플라스틱의 관련성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환경 저널인 ‘인바이런먼트 인터네셔널’ 2월호 온라인판에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