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 4명 중 1명은 폭음…저소득층에서 폭음 두드러져
암 생존자 4명 중 1명은 폭음…저소득층에서 폭음 두드러져
  • 박채은 기자
  • 기사입력 2022.02.24 11:58
  • 최종수정 2022.02.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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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심재용 교수팀, 성인 1만1388명 대상으로 분석

-암환자의 27.2%가 폭음·5.3% 과음…특히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폭음 비율 2.2배 높아

-교수팀 “저소득층, 치료 및 생활환경 개선 여건 되지 않아 그럴 수 있어”

[헬스컨슈머] 암 생존자 4명 중 1명은 폭음을 자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제(2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심재용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먼저 교수팀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1388명을 대상으로 폭음과 과음 등 고위험 음주와 사회 및 경제적 요인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한국 암환자에서 고위험 음주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요인’이라는 제목으로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연구에 의하면 암환자의 27.2%는 폭음하며, 5.3%는 과음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폭음은 한 달에 적어도 1번 이상 술을 7잔, 혹은 맥주 5캔(남성), 5잔, 혹은 맥주 3캔(여성) 이상 마시는 것을 뜻한다. 과음은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남성 30g, 여성 20g 이상인 경우다.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폭음과 과음 비율은 각각 53.9%와 10.5%로 나타났다. 이에 관해 심 교수팀은 논문에서 “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절반은 고위험 음주를 지속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음주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생존율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구강과 인두, 식도, 간, 췌장, 유방, 대장, 폐, 전립선, 신경계, 피부 등에 생기는 암은 알코올과 연관성이 있는 일명 ‘알코올 관련 암’으로도 통한다. 더 조심해야 할 이유다.

암환자 중 특히 술을 끊지 못하는 사람은 저소득층이었다. 저소득층의 암 진단 후 폭음 비율은 고소득층보다 2.2배, 과음 비율은 3.5배 높았다.

암에 걸리지 않은 성인 중에는 직업이 있는 사람의 폭음 가능성이 무직자의 1.7배(과음 가능성 1.5배)였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폭음할 가능성은 농촌 거주 주민 대비 1.5배,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이 과음할 가능성은 1.4배로 나타났다.

심 교수팀은 “저소득층에서 고위험 음주가 많은 것은 과다한 음주로 인해 질병이나 사망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암으로 진단받은 경우가 더 많았을 수 있다”고 평가하며 “암 등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저소득층에서 더 크기 때문에 금주나 절주 등 치료 및 생활환경 개선의 노력을 할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