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경북·강원 잇달아 산불…우리가 몰랐던 건강의 근원 ‘산림’
[특집] 경북·강원 잇달아 산불…우리가 몰랐던 건강의 근원 ‘산림’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3.08 14:57
  • 최종수정 2022.06.23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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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들이마시는 공기·자원·수질 정화까지

-숲 미세먼지 차단 효과 ‘뚜렷’…부산시 등에서도 ‘도시 숲’ 조성 시도

-버섯 등 다양한 식물 재배지…인공 시설보다 확실한 ‘빗물 흡수’ 능력까지

-편집자주-

최근 경북 울진과 강원도 강릉에서 잇달아 산불이 일어났다. 해당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등 혼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산림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자 한다.

[헬스컨슈머] 지난 4일 경북 울진과 강원도 강릉에서 잇달아 산불이 일어났다. 울진의 경우 담뱃불로 인해 발생한 것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되며, 강릉은 동네 주민들에게 불만을 품은 방화범의 범행이라는 것이 확실시한 상황이다.

이렇듯 한순간의 실수로 여의도 면적의 약 75배 이상의 산림이 소실되어버렸다. 단순히 없어진다고 끝이 아니다. 산림은 우리 삶에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의 질과 한식에 쓰이는 다양한 산나물, 그리고 수질 등이 모두 산림과 떼어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미세먼지 차단 효과

지난 2020년 정부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내용의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전략안에 의하면 2050년까지 30년간 국내 곳곳에 나무 30억 그루가 심어질 예정이며, 기대되는 탄소 흡수량은 3400만t이다.

이에 산림청은 기존에 한해 5000만 그루씩 심던 것을 1억 그루로 늘리고, 기후변화 대응 수종으로 갱신도 병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도시나 섬, 유휴토지 등을 활용해 신규 산림 조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나무 1그루는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한다. 또 식물 특성상 발생하는 음이온은 양이온을 띤 미세먼지와 결합해 입자가 커지는데, 이때 미세먼지의 범위를 벗어나도록 한다.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더 흡수 효과가 좋다. 대표적인 침엽수 나무가 바로 소나무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도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고 나섰다. 지난해 창원시는 2억35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33ha 규모로 나무 6만5912그루를 심었으며, 부산광역시 역시 지난 1월 5개 지역에 8.6ha 규모로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버섯 등의 주요 재배지

이번 산불로 크게 피해 입은 경북 울진·영덕군은 각각 전국 송이버섯 수매량의 10%·30%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송이 주산지다. 그러나 이번 산불로 인해 해당 산지가 큰 타격을 입게 되면서 송이 채취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산불이 나면 송이는 30년 이상 채취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가을 송이버섯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처럼 산림은 우리 식탁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참두릅이나 명이나물 등도 마찬가지다. 어떤 식물은 고산지대가 아니면 자라기 힘들다. 지난 2013년에는 단백질 등의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남미의 ‘아마란스’라는 식물을 국내의 해발 700m 운두령 마을에서 대규모 재배에 성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 산림을 원시림과 고산식물 지대, 희귀·유용식물 자생지 등 7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뛰어난 빗물흡수 능력…홍수 등 재난 예방

숲은 물을 저장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 2014년 국립산림과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물이 가득한 숲이 사람들에게 베푸는 혜택은 돈으로 환산하면 한 해 20조2102억 원에 달한다. 가뭄이 장기간 지속 된다고 하더라도, 숲이 물을 머금고 있으면 농업용수나 식수 부족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전국 숲 730여 곳의 빗물흡수 능력은 시간당 평균 417mm다. 서울시에 홍수 예방 목적으로 설치된 빗물 통과 투수 블록의 성능 기준이 1시간당 360mm인데, 자연이 이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갖고있는 것이다.

이처럼 숲의 빗물흡수 능력이 높은 이유는 숲의 높은 생물 다양성 덕이다. 숲 토양의 흙은 수많은 나무와 생물에게 풍부한 유기물을 공급받는데, 이때 통기성과 투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땅속으로 스며든 빗물은 지하수로 함양돼 비가 그친 뒤 강과 계곡에 물을 공급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역시 ICT 기술을 적용해 우리나라 산지에 적합한 돌발 홍수 예·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국단위 평가를 통해 빗물 흡수능력 빅데이터를 확충할 방침이라고 전한 바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