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모유 수유를 꿈꾸다
[엄마기자단] 모유 수유를 꿈꾸다
  • 박지연 엄마기자,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2.04.21 14:42
  • 최종수정 2022.04.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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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수 없는 모유수유…장점은?

-기자가 직접 해 본 방법은?

-어려울 때는 ‘이렇게’ 해보자

[헬스컨슈머] 이 기사를 준비하며 두 기자는 유쾌하지만은 않은 대화를 나눴다. 둘 다 모유 수유에 대한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모유 수유에 무슨 아픔일까’ 할 수도 있다. 이에 기자들이 모유 수유를 준비하며 겪은 일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기사를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기자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크게 있었다. 바로 2박 3일의 진통 끝에 제왕절개 수술을 한 것이었다. 자연분만을 위해 제법 노력했음에도 상황이, 아이의 상태가 허락해주지 않았고 울며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찌되었건 건강하게 아이를 품에 안았으니 마음의 짐을 내려놔도 좋으련만, 기자들에게는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가득했다. 세상의 첫 발을 내딛는 그 시점에 엄마의 질을 통과하여 유산균 샤워를 시켜주지 못 했고 도리어 눈부신 수술실의 조명과 날카로운 수술용 칼을 들이대었다는 마음은 자책감을 넘어서게 되었다. 그리하여 자연분만을 하지 못한 엄마의 미안함과 한은 모유수유로 향하게 되었다. 그 마음은 강하다 못 해 강박처럼 남아 있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누군가는 천국이라고 말하는 조리원의 생활에서도 천국을 누리지 못했다. 밤․낮 할 것 없이 아이에게 수유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무조건 모유를 먹이고 싶으니 언제든지 병실로 전화를 달라 했다. 그에 그치지 않고 틈틈이 유축까지 했다. 다행스럽게도 두 기자 모두 모유 양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양이 많다고 수유를 편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기자들의 경우 사출이 심한 수유부인 데다 동양의 여성에게는 굉장히 흔하다는 편평유두(짧은 유두)였기 때문이다. 또 난생처음 접해보는 자세와 아이를 제대로 안는 방법도 익숙해지지 않은 초산맘에게는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사출되어 아이가 사레들렸을 때, 유두에 균열이 생기고 피가 흐를 때, 아이에게 제대로 물리지 못해 아이는 배고파하며 울 때, 겨우 물린 젖을 물고 금세 잠에 빠져 꽉 차버린 모유로 참을 수 없는 유방 통증을 느낄 때면 때로는 모유 수유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도 이렇게 힘들고 아이도 힘드니 서로에게 스트레스이지 않을까?’, ‘완모맘을 꿈꾸는 게 내 욕심일 뿐인 건가?’라는 생각은 반드시 완모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되었을 뿐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생각도 들었다.

마음을 다잡기를 여러 차례, 결국 두 기자 모두 완전 모유를 했다. 한 기자는 두 아이 모두 완전 모유 수유를 했고, 한 기자는 곧 태어날 둘째 아이에게도 모유 수유를 반드시 할 것이라고 다짐을 한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왜 모유 수유를 하려는 걸까?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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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유 수유의 장점

많은 모유 수유 전문가는 이야기한다. 모유를 꼭 먹여야 하는 이유는 모유보다 완벽한 영양 공급원은 없기 때문이라고. 특히 아토피나 비염,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들은 우유 단백질에 포함된 락토글로불린 때문에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모유에는 이런 물질들이 없으니 알레르기에 대한 노출 위험이 훨씬 적은 것도 장점일 것이다.

아이에게만 이로운 것이 아니다. 모유 수유의 장점으로 아기와 엄마의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이 되는 점과 모유 수유를 함으로 인해 산모도 건강해질 수 있는 점을 이야기한다. 산후 회복을 더 빠르게 할 수 있고 자궁 수축을 돕는 역할뿐 아니라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빈도까지 낮춘다고 하니 전문가들이 모유 수유를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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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어려운 모유수유, 아이와 합 맞추기

모유수유를 향한 집념은 모유수유 전문가를 만나 코칭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모유수유는 여전히 기자들에게 숙제였다. 육아 서적들과 맘까페를 뒤적여가며 조금 더 수월하게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봤고 그 내용들을 공유하려 한다.

 

1. 모유수유의 자세

모유수유의 자세는 풋볼식, 누워서 먹이기, 교차요람, 요람으로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대부분 병원이나 조리원, 혹은 산후도우미가 알려주는 가장 일반적인 자세는 요람자세와 풋볼자세이다. 

요람자세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모유수유 자세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 방법은 아이를 안고 수유하는 자세이다. 아이를 엄마와 마주보게 눕혀주고 유두를 정면으로 물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풋볼자세는 럭비공을 옆에 끼운 것과 같이 아기를 옆구리에 끼고 수유하는 자세로, 오른쪽 수유를 할 때 엄마 오른쪽 가슴 앞에 아기 얼굴이 있고 엄마 오른쪽 옆구리 쪽으로 아기의 몸이 붙도록 눕혀 감싸는 형태이다. 

산모의 모유의 양과 아이가 조금 더 편하게 엄마의 젖을 무는 각도에 따라 각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며, 어떠한 자세를 선택하든 아이가 유두를 무는 것이 아니라 입을 크게 벌려 유륜까지 함께 물려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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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유수유를 도와주는 아이템

① 유두보호기

함몰유두나 편평유두의 경우 아이가 쉽게 엄마의 젖을 물기 어렵기 때문에 도움받을 수 있는 도구이다.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아이가 직접 물어도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유 전 모유를 살짝 짜내어 유륜 주위에 묻힌 뒤 유두보호기의 유두 부분과 산모의 유두 방향을 잘 맞춰 부착한 뒤 수유하면 된다.
 
② 유두 펌핑기

앞서 유두보호기가 직접적으로 가슴에 붙여 사용하는 도구였다면, 유두 펌핑기의 경우 일명 쭈쭈라고도 불리우는데 동양인에게 흔한 편평유두를 수유전 흡입함으로 인해 유두를 조금 더 돌출되도록 도와주는 도구로 아이가 쉽게 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③ 수유쿠션과 수유발판

아이를 안고 수유하기엔 약해진 산모의 근육들과 뼈에 무리가 되기도 하고 아이가 성장할수록 산모의 신체에 무리가 가기에 대표적인 모유수유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수유 쿠션은 엄마 무릎 위에 놓고 허리에 벨트를 채워 쿠션이 미끄러지거나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고 쿠션 위에 아이를 올려 아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잘 잡은 뒤 수유하면 된다. 

수유발판의 경우 소파나 의자와 같은 곳에 앉아 수유할 때 발바닥을 발판 위에 얹음으로써 수유 자세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 준다. 

수유 쿠션과 수유발판은 산모가 몸을 많이 굽히거나 아이를 직접 들어 올리지 않아도 되게 하여 산모의 신체적인 편안함을 확보해줌과 동시에 아이도 안정적으로 누원 상태에서 수유가 가능하다. 따라서 모유수유 뿐만 아니라 분유수유를 하는 경우에도 요긴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④ 유축기

처음부터 모유수유할 때 아이와 합이 잘 맞는 경우는 없다. 갓 태어난 신생아의 경우 하루중 20시간은 잔다고 하니 아이의 시간과 엄마의 시간이 잘 맞지 않기도 하다. 또한 모유수유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무작정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방법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유축기의 도움을 받아 엄마는 아이에게 유축 모유를 먹이고, 모유를 유축하여 가슴이 단단해지거나 울혈이 생기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반대로 아이에게 있어 분유가 아닌 모유를 먹일 수 있다는 점도 유축기의 도움을 받으면 한결 수월할 수 있다.

⑤ 양배추팩

양배추를 낱장으로 뜯어 깨끗한 물에 씻어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가슴에 통증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은 천연팩으로 가슴 울혈을 진정시키고 화끈거리는 통증도 완화시킬 수 있다. 약물들과 다르게 먹거리이기 때문에 수유 전 가슴을 다시 닦아내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있어 모유수유 초기나 단유 할 시기에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기자들에게 있어 자연분만의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시작했던 모유수유는 아이와 교감을 하고 어디서 겪지도, 느껴보지도 못했던 행복감이 충족되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사실 모유수유를 하지 못한다고 모성애가 없는 엄마는 아니다. 기자들처럼 상황이 잘 뒷받침되어 모유수유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산모의 건강상의 문제로 모유를 먹일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출산 휴가 없이 바로 업무에 복귀해야만 하는 워킹맘의 경우처럼 모유를 먹일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혹은 모유의 양이 적어 분유수유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기자들이 겪은 엄마들의 마음은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모유수유 엄마나 분유수유 엄마나 다 같다는 것이다. 아이 수유로 고군분투하는 엄마들과 젖 먹던 힘까지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