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호르몬 변화·골반인대 이완으로 추측돼
-환도 서는 시기, 예방법 무엇일까
[헬스컨슈머] 이번 임신기는 유난히 고되다. 임신 초기부터 비정상적 출혈과 조기 자궁수축 등 여러 가지 이유들이 긴장되는 임신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적절한 약물 치료와 충분한 휴식으로 많이 좋아졌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괴롭히는 통증. 흔히들 말하는 환도 선다는 것은 걷기 좋아하는 기자에게 있어 곤욕스러운 일이다.
지인의 경우는 다섯 발자국 걷고 서서 쉬고 다시 걷기를 반복했었다고 하니 기자만 겪는 일은 아니다. 환도 선다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직접 알아보고자 한다.

■ 환도 선다는 무엇인가?
임신을 하고 나면 여러 가지 통증들을 경험하게 된다. 가령 태아가 성장할수록 자궁이 커지면서 느껴지는 허리 통증이나 복부 압박감 등은 임신을 하고서야 일반적인 통증과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통증 중에서도 엉덩이 부근을 중심으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있는데 이를 일컬어 ‘환도 선다’라고 한다. 주로 오랜 시간 앉아있다 일어서는 경우, 허리를 굽히거나 반대로 굽은 자세로 있다 허리를 곧추 세울 때, 돌아 누울 때, 무거운 물건을 밀거나 들 때,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골반이 틀어지는 자세에서 통증이 심하게 느껴진다.
기자의 경우는 꼬리뼈를 중심으로 뻐근하면서도 찌릿하는 통증과 함께 골반까지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누웠다가 일어설 때, 혹은 평지를 걸을 때 느닷없이 통증이 느껴지는 식이다. 그럴 때면 멈추어 서서 호흡을 가다듬고 골반을 툭툭 두드리기도 하고 문지르며 통증을 완화시키려 해보곤 한다.

■ 환도는 도대체 어디인가?
환도는 똑바로 섰을 때 양쪽 엉덩이에 옴폭 들어간 혈자리를 말하는 한의학적 용어라고 한다. 환도 선다는 말을 의학 용어로 표현하자면 증상유발 골반이완증이라고도 한다.
■ 임산부의 환도 서는 이유
환도 서는 이유가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보통은 호르몬 변화와 골반인대 이완에 따른 골반 불균형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
임신 중에 태반에서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이는 골반 인대를 느슨하게 만들어 임신과 출산에 도움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관절의 불안정성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태아가 성장함에 따라 골반 인대나 신경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염증이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임신 전에 골반 염증이나 요통, 고관절 통증이 있을 경우 선제적으로 치료를 받은 후 임신하기를 추천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고 한다. 또한 임신 전, 임신기간에 운동을 하지 않거나 기자처럼 심한 입덧이나 유산 위험, 자궁 수축과 같은 조기진통이 있어 많은 시간 누워 생활했을 경우 더 많이 환도서는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 환도 서는 시기, 그리고 예방법
임신 중기부터 말기까지 겪는 경우가 많으나 임신 초기에 겪는 산모들도 있다고 한다. 또한 첫 아이 임신 때 환도 서는 경험을 했다면 이후 임신기에도 겪을 확률이 높고, 임신 초기에 겪다가 괜찮아진 후 시간이 지나 다시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기자의 경우도 임신 극초기라고 불리우는 시기부터 환도 서는 경험을 해왔다. 첫 아이 때 겪어보지 못했던 통증이라 정기검진 때 담당의사에게 상담을 했고 별다른 예방법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를 추천받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움직일 때 천천히 움직이고,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도록 한다.
② 강도가 높지는 않되 뭉친 근육들이 충분히 이완될 수 있도록 스트레칭을 해준다.
③ 임신 중 과도한 체중 증가는 금물이다. 식이조절과 더불어 식후 가벼운 산책은 많이 도움된다.
④ 임산부 허리 복대를 착용하여 골반과 허리를 받쳐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⑤ 옆으로 누워 잘 경우 다리 사이에 베개 등을 받쳐 골반 틀어짐을 최소화 한다.
⑥ 허리 뒤쪽, 엉덩이 부근을 온찜질을 하도록 한다.

■ 임산부에게 온찜질, 괜찮은 걸까?
의사의 설명을 듣고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바로 여섯 번째 온찜질이었다. 기자가 알기로 온찜질의 경우 양수변형을 일으킬 수도 있고 자칫 태아의 신경관이나 여러 기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중 찜질은 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의를 하니, 태아가 끊임없이 세포분열을 하며 몸의 장기들을 만들어내고, 신경관을 만들어내는 임신 초기, 즉 임신 3-4개월 까지는 열을 오랜 시간 가하게 되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다고 해당 기간이 지난 뒤에 장시간 찜질을 해도 괜찮다는 것도 아니다. 온찜질을 할 경우 너무 뜨겁지 않은 온도로 10분 정도의 시간동안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런 찜질은 환도서는 통증은 물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골반 통증이나 요통도 감소에 도움을 준다고 하니 적정 온도와 시간을 잘 지켜야 겠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일이 없다. 찜질을 할 수 있는 시기도 시간도 온도도 신경 써야 한다니. 자칫하다간 소중한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까봐 마음 졸이며 검진하는 날만을 기다리게 될 터이니 말이다.
기자도 의사의 조언에 따라 평소의 움직임을 조금 천천히 하려하고 매일 잠들기 전 10분 내외로 찜질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아예 통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누워서 일어서지도 못해 절절 매던 날보다는 훨씬 낫다. 어차피 겪을 수밖에 없는 통증이라면 조금이라도 덜 아픈 방법이 있다면 해야 되지 않을까?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기에 느껴지는 통증이라고 위안 삼으며 하루하루 견디어 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임신기 40주의 반이 훌쩍 지나버렸다.
이제 반도 채 남지 않은 임신기 에도 나의 환도 서는 통증은 계속 되겠지만 천천히 움직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적당한 온찜질을 통해 또 잘 지내볼 요량이다. 임신으로 인해 생긴 낯선 통증들이 고생스럽지만 이런 고생들 끝에 만날 아기를 위해 다시 힘을 내어 볼 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