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재발성 방광염, 새로운 치료 실마리 찾았다…국내 연구단, ‘세 종류 생태계’ 최초 규명
여성 재발성 방광염, 새로운 치료 실마리 찾았다…국내 연구단, ‘세 종류 생태계’ 최초 규명
  • 박채은 기자
  • 기사입력 2022.05.10 12:46
  • 최종수정 2022.05.1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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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담, 세계 최초 ‘세 종류 미생물 생태계’ 방광 내 구성 사실 규명

-방광염, 그간 ‘정상 소변에는 균이 없다’ 기존 학설로 인해 재발률 문제 설명 번번이 막혀

-연구팀 “항생제 내성 생겼던 환자 치료와 항생제 가이드라인 국제적 협의 끌어낼 수 있어”

[헬스컨슈머] 여성들이 자주 걸리는 방광염이 세 종류의 미생물 생태계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항생제 내성 문제로 잘 낫지 않던 여성 재발성 방광염이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최근 순천향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단(단장 김영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이 방광염의 경우 현재까지 알려진 장-방광 축(gut-bladder axis)이 아닌 장-방광-질 축(gut-bladder-vagina axis)을 통해 균주가 이동해 방광 내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가 다르게 구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지금까지 방광염은 ‘정상 소변에는 균이 없다’는 기존 학설이 크게 자리잡고 있어 주로 장 등 외부로부터 균이 역주행해 발생한다고 여겨졌다. 이는 방광염의 주원인 축을 장-방광 축으로 보는 관점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나 재발률 문제를 완전히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깨뜨리는 셈이다. 우세 균주를 이루는 생태계는 ▲장에서 넘어온 대장균이 우세 균주를 이루는 생태계 ▲질에서 질염을 주로 유발하는 가드넬라 질균이 우세 균주를 이루는 생태계에서 대장균과 상호작용하는 것 ▲유산균이 우세 균주를 이루는 생태계 등 세 개로 나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영호 연구단장은 “현재 요로 병원체의 약 80%가 최소 두 가지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MDR)으로, 항생제 가이드라인에 따른 처방에도 불구하고 환자 25~30%에서 방광염이 재발한다”며 “병리 생태학적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국제적 협의가 어려웠던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질염 균이 방광에 들어가 직접 유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에 알려진 방광염 균도 상호 작용해 병을 유발하기도 한다는 점이 새롭게 밝혀졌다”며 “이는 기존의 장-방광 축 세균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던 광범위 항생제 ‘세팔로스포린과 퀴놀론 계열’에 내성이 생겼던 환자의 치료와 항생제 가이드라인의 국제적 협의를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김영호·김웅빈 교수, 소화기내과 유정주·유창범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신희봉 교수, 대장항문외과 신응진 교수 등 다학제 연구진으로 구성된 ‘순천향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단(SMS)’이 수행했으며, SCI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에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