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식주의자 150만 명 시대…10명 중 7명 “건강·동물보호 때문에 시작”
국내 채식주의자 150만 명 시대…10명 중 7명 “건강·동물보호 때문에 시작”
  • 김종훈 기자
  • 기사입력 2022.05.27 15:14
  • 최종수정 2022.05.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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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조미숙 교수팀,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에 연구 결과 발표

-채식주의자 중 가장 흔한 유형은 ‘비건’…채식 동기는 건강·동물보호가 가장 많아

-채식주의자용 식물성 식품에 ‘우유’·‘고기’ 표현 사용, 논란의 여지 있어

[헬스컨슈머] MZ세대 사이에서 비건이 새로운 생활 양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국내 채식주의자 10명 중 7명은 건강과 동물보호 신념을 위해 채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조미숙 교수팀의 연구를 소개했다. ‘식물성 식품에 대한 채식주의자 및 잡식주의자의 인식과 선택 속성’이라는 해당 연구 내용은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교수팀은 2020년 5월 국내 성인 채식주의자 24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은 비건(Vegan)으로, 전체의 50.6%(124명)를 차지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그 뒤로 생선을 먹는 페스코(Pesco)가 15.1%, 우유·계란을 먹는 락토오보(Lacto ovo) 9.8%, 때에 따라 육류를 섭취하는 준채식주의자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 9.4%, 우유만 먹는 락토(Lacto), 소고기·돼지고기 등의 육류는 먹지 않되 다른 것은 먹는 폴로(Pollo) 5.3%, 계란을 먹는 오보(Ovo) 3.7% 순이었다.

조 교수팀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음식 특성상 육수나 젓갈이 많이 사용돼 완전 채식을 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생선류를 섭취하는 페스코는 자신을 세미채식주의자가 아닌 채식주의자라고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채식 시작 동기는 건강과 동물보호가 각각 36.3%, 34.7% 비율을 차지했다. 총 71%에 달하는 결과다. 그 뒤로 환경보호 15.1%, 종교적 이유 6.1%, 주변 사람의 영향 2.4% 등이 거론됐다.

조 교수팀은 “채식주의자는 잡식주의자보다 ‘식물성 식품이 맛이 좋을 것’, ‘동물 생명 살리기에 도움이 될 것’, ‘개인적 가치에 부합한다’고 인식했다”며 “‘건강에 도움이 될 것’,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에서는 잡식주의자의 점수가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팀은 식물성 식품의 명칭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채식주의자용 ‘아몬드 우유’, ‘대체육’ 등의 식품에 ‘우유’와 ‘고기’가 들어가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채식’이라는 표현 대신 ‘식물성식사’라는 말을 쓰자고 하는 등 비슷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의 채식주의자 통계는 아직 조사된 바 없다. 채식 연합이 추정한 수치는 약 100만에서 150만 명 사이다. 이 중 비건은 50만 명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