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치아 건강을 예방하는 비타민D
[목요칼럼] 치아 건강을 예방하는 비타민D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06.09 09:37
  • 최종수정 2022.06.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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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오늘(6월 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다. 구강보건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하여 국가가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질병관리청이 조사한 2020년 국민건강 통계를 보면 성인 4명 중 1명은 구강질환 유병자로 고혈압, 비만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성인 만성질환 질환을 갖고 있으며, 치주염을 방치했을 때 뇌졸중 3.97배 및 치매 2.14배 등 심각한 건강문제 발생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또한,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외래 진료 환자 및 건강보험 급여액 1위로 국민 최다빈도 질병으로 외래 치과 의료비 규모에서도 2000년 1조 9천억에서 2019년 10조 원으로 증가하고 있어 가정에서의 치과 진료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건강한 치아를 백세까지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올바른 양치질을 실천하고 성인이 되면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고,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통하여 조기에 충치 등을 치료받아야 한다.
구강 건강법으로 최근 국내 연구팀이 자일리톨이 충치와 충치 모자감염을 예방하고 치석 감소, 산 생성 감소 및 노인들의 구강 보건 개선 등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적절한 비타민D가 구강 위생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기존 충치를 치료할 수 있음은 물론 산모의 비타민D 수치가 태아의 미래 구강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이미 오래전 영국의 의학 연구원이었던 메이 멜란비 박사(Dr. May Mellanby)가 비타민D와 충치와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비타민D가 구강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멜란비 박사는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영국에서 식단을 조절하고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설에 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식단 실험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1932년 《영국의학저널(The BMJ)》에 비타민D와 칼슘이 풍부한 식단으로 충치를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녀는 비타민D(약 2,000IU/일)와 칼슘이 많고 지방이 많으며 탄수화물이 적은 식단이 충치 발달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기존 충치를 치유하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6개월 동안 약 5세의 아이들을 연구하여 위와 같이 고도로 전문화된 식단을 제공한 결과, 6개월 후 새로운 충치 발생이 없었고 오래된 충치도 퍼지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멜란비 박사는 같은 논문에서 임신 중 산모의 비타민D 수치가 태아의 미래 치아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거의 80년이 지난 2014년 캐나다 마니토바대학 치과대학 로버트 슈로스(Robert J. Schroth) 박사 연구팀이 멜란비 박사의 가설을 실험하였다.

연구팀은 치아 석회화와 초기 아동기 우식증(ECC)을 측정하여 산모의 비타민D 수치가 생후 첫 해에 아이의 치아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에 발표하였다. 우식증을 가진 아이들은 비타민D 수치가 평균 16ng/ml인 산모의 태아들이란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비타민D 수치 16ng/ml는 정상 수준(30~100ng/ml)에 한참 못 미치는 결핍 수준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도 16.1ng/ml에 불과하다.

2018년 9월 어린이의 비타민D 수치와 유아기 충치 사이의 관계를 평가한 연구도 《소아치과저널(Journal of Dentistry for Children)》에 발표되었다. 

캐나다 마니토바대학 치과대학 및 미국 워싱턴대학 소아치과 등 공동 의료 연구팀이 1999년에서 2014년 사이에 시애틀 아동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1세에서 6세 사이의 어린이 276명을 조사한 결과, 비타민D 수치가 정상(30ng/ml) 이상인 어린이는 정상(30ng/ml) 미만인 어린이에 비해 충치 발생 가능성이 절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는 성인의 구강 건강과 비타민D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가 《영국영양학회지(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되었다.

말레이시아와 홍콩 의료 연구팀이 그동안 발표된 비타민D와 구강 건강과의 연구 논문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 비타민D 보충제가 구강 건강, 특히 치주 건강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타민D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많이 발표되고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중 겨우 3%만이 정상 비타민D 수치(30~100ng/ml)를 유지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지난 2018년 국립암센터 연구진이 『한국인의 혈청 비타민D 수치 추이: 2008∼2014년 국민건강 영양조사』를 통해 언급하였다.

일반 건강뿐만 아니라 치아 건강을 위해서는 비타민D 건강 수치(40~60ng/ml) 이상을 유지하는 게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아청소년은 매일 비타민D 2000IU 그리고 성인은 매일 4000IU 이상을 복용하여야 한다. 

하지만 개인의 체질적 특성 및 질환 유무에 따라 비타민D 흡수가 7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타민D 수치 검사는 필수로 해 보아야한다. 1년에 한번 혹은 2번은 검사를 해 보고 목표 수치에 따라 복용량을 조정하면 된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