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 (1) 강남세브란스병원 췌담도암센터
[주특기진료 시즌2 ] (1) 강남세브란스병원 췌담도암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2.06.13 09:00
  • 최종수정 2022.06.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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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호평을 받았던 [주특기 진료]시리즈가 시즌2로 독자 여러분을 만납니다!

헬스컨슈머는 소비자 건강을 보호하고 질병치료를 돕는 정보 확산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진료활동을 펼치는 병원 및 병원의 부속기구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병원의 주특기진료'를 대주제로 하여 월 2회 연재합니다.

[헬스컨슈머] 암 중에서도 치료가 어렵고 상대적 생존율이 낮은 췌담도암(췌장암, 담관암, 담낭암). 조기 진단이 어렵고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5년 생존율이 매우 낮다. 췌담도암은 췌장에 생기는 췌장암, 담도를 따라 생기는 간내담도암·간외담도암, 담낭암 등을 포함한다. 증상이 애매해 진단이 늦고, 췌장과 담도의 복잡합 구조적 특성으로 수술 역시 쉽지 않다.

수술 방법이 발전하고 효과적인 항암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평균 생존율이 36개월로 과거보다 1년 정도 늘어났지만 타 암종에 비하면 아직도 어려운 암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했던 케이스도 항암치료 후 수술을 시행하는 등 치료 방법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췌담도암, 정확한 진단 위한 긴밀한 협진 중요

질환 특성상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환자 예후를 결정하므로 췌담도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체계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 췌담도암센터는 소화기내과 이동기·조재희·장성일 교수, 간담췌외과 박준성·임진홍·김형선 교수, 영상의학과 유정식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김준원 교수, 병리과 남지해 교수, 종양내과 정희철 교수 등 6개과 10여 명의 전문의가 췌담도암센터를 이끌고 있다. 유기적인 다학제 협진으로 췌담도암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에 집중한다. 특히 소화기내과 이동기 교수 부임 후 국내 최고의 췌담도시술(ERCP)을 통해 한층 더 발전된 치료를 제공 중이다.

 

[사진 1] 췌담도암센터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 포즈를 취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췌담도암센터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 강남세브란스병원

내·외과의 원활한 소통을 기반으로 한 협진도 그중 하나로, 치료 방향 설정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정해진 방향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또 활발한 학회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논문도 꾸준히 발표하는 등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새로운 수술 방법을 찾을 뿐만 아니라 약물 방출 스텐트 개발, 췌장암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제시, 내시경을 활용한 고주파열치료 등 최고의 치료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외형적인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10명으로 구성된 실험실을 운영하며 새로운 항암제와 바이오마커 개발 등 기초와 임상이 어우러진 센터 운영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3~4년 전부터 센터 내에서 기본 리서치와 임상을 접목한 췌장암 중개연구 세미나를 열며 구성원 모두가 배우고 익히는 데 열심이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2030년까지 췌장암 생존율을 두 배로 높인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덕분이다.

 

■췌담도암이 무섭다면 정기검진과 금연 필수
췌장은 몸속 가장 깊은 등뼈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암이 발병해도 초음파로 진단하기 어렵고 뚜렷한 증상이 없어 초기보다는 암이 진행된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소화기 증상과 비슷해 그냥 넘기기 일쑤다. 소화불량이 계속되거나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등 통증,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병이나 당뇨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황달이 생기기도 하고 등이 아픈 경우도 있는데 자각하기 쉽지 않으니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가 췌장암의 원인으로 뚜렷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흡연을 꼽는다. 또 만성췌장염, 만성화된 당뇨도 원인이다.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지만 최근 40대 환자도 늘고 있어 30~40대라도 정기검진을 권유한다. 또 췌장 관내유두선 종양이라는 작은 물혹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암으로 가지 않는 양성종양이지만 10~20%는 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췌담도암 환자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가운데). (사진제공) : 강남세브란스병원
췌담도암 환자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가운데), (사진제공) : 강남세브란스병원

 

췌장암은 발견되면 20%는 이미 간이나 폐, 뼈까지 전이돼 췌장암 진단 자체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하지만, 조기 진단되면 유효한 항암제가 많이 개발되어 치료 성적이 그리 나쁘지 않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른 암종은 생존율이 많이 상승했지만, 췌장암은 지금도 1990년대와 비슷한 실정이긴 하다. 하지만 치료 성적이 좋은 항암제가 꾸준히 개발되고 새로운 약제의 조합으로 앞으로 5년 내에는 생존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췌담도암센터 박준성 교수(간담췌외과)는 “췌담도암이 예후가 좋지 않고 수술 후 합병증도 많아 아직 연구할 영역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가령 팔순을 넘은 고령이라 가족들이 만류했지만 췌장암 수술 후 9년째 건강을 유지하는 환자도 있어 췌장암으로 진단되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고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이어 “어렵지만 개척해나가며 췌담도암 환자 생존율 2배 증가라는 목표를 꼭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