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백반증을 예방하는 영양소
[목요칼럼] 백반증을 예방하는 영양소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06.23 12:12
  • 최종수정 2022.06.2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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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와 백반증

[헬스컨슈머] 매년 6월 25일은 세계 백반증의 날(World Vitiligo Day)이다. 백반증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을 도모하고, 백반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 격려하자는 목적에서 지정한 날이다. 

그리고 13년 전 2009년 6월 25일은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백반증에 시달렸던 마이클 잭슨은 백반증이 걷잡을 수 없이 심해지자 피부화장으로 최대한 숨길 수밖에 없었다.

백반증은 피부의 멜라닌 세포(색소를 만드는 세포)가 파괴되는 만성 질환이다. 결과적으로 신체의 다른 부위의 피부에 흰색의 반점이 생겨 퍼져 나간다. 전 세계적으로 0.5%-2%가 걸리는 색소결핍 피부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백반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4만9561명에서 2019년 6만5460명으로 9년간 32.1% 증가했다.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가족력이 있거나 특정 자가면역 질환 (건선, 류마티스 관절염, 에디슨병, 갑상선 질환, 루프스, 1형 당뇨병 등)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흔히 발병한다. 

백반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악화를 막기 위해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등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외선 B를 통해 얻어지는 비타민D가 백반증은 물론 건선, 만성 두드러기와 같은 질환에 관련성이 입증 되었을 뿐 아니라 원형탈모, 아토피, 알레르기, 사마귀, 대상포진 등 다양한 피부 질환에도 연관성이 제시 되고 있는 연구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199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건선의 효과적인 치료제로 국소 비타민D 제제를 처음 승인하기도 하였다.

2013년 1월 브라질의 상파울루 대학교 의대 연구팀은 “백반증 및 건선의 임상 경과에 대한 고용량 비타민D의 장기간 투여 효과를 평가하는 파일럿 연구” 결과를 ≪피부-내분비학(Dermato-Endocrinology)≫저널에 발표하였다.

비록 예비 조사 수준의 연구였지만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은 백반증 활동을 줄이는 데 안전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대부분 어두운 피부 유형을 가진 16명의 환자에게 6개월 동안 매일 비타민D 35,000IU를 제공하고, 유제품과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제한하며, 매일 2.5L의 최소 수분을 공급했다. 그 결과 14명의 환자에게서 25~75% 범위의 재착색이 일어났다.

본 연구의 주 저자인 브라질의 상파울루 대학교 의대 신경과 교수이자 자가면역조사연구소 소장인 시세로 코임브라(Cicero G. Coimbra) 박사는 현재까지 비타민D 고함량 요법을 사용하여 4천명 이상의 자가면역질환자들을 치료하고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150여명 이상의 의사가 코임브라 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다. 

 

다음은 본 연구 대상 환자의 비타민D 치료 전후의 모습이다.

50세 여인으로 비타민D 치료 전 수치 12.5ng/ml (사진 A), 6개월간 매일 비타민D 35,000IU 복용 후 수치 92.4ng/ml (사진 B)

 

 36세 여인으로 비타민D 치료 전 수치 12ng/ml (사진 C), 6개월간 매일 비타민D 35,000IU 복용 후 수치 92.5ng/ml (사진 D).
 36세 여인으로 비타민D 치료 전 수치 12ng/ml (사진 C), 6개월간 매일 비타민D 35,000IU 복용 후 수치 92.5ng/ml (사진 D)

일명 코임브라 치료법이라 불리우는 비타민D 고함량 요법은 일반인이 따라할 수 있는 자가 요법이 아니다. 반드시 전문의의 통제 하에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대한민국에는 코임브라 치료법을 시행하는 전문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

같은 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대학 의대 피부과 연구팀은 피부 색소 침착에서 비타민D의 역할에 관해 지금까지 문헌을 검토한 결과를 국제 피부과학 학술지 ≪인도피부과학학회저널 (Indian Journal of Dermatology, Venereology, and Leprology)≫에 발표하였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비타민D를 국소 적용하였을 때 멜라닌 세포의 수를 증가시켰으며 백반증을 치료하기 위해 광선 요법 및 자외선 노출과 함께 사용될 때 상당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비타민D는 백반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감소시킨다.

결론적으로, 비타민D의 적용은 멜라닌 세포의 파괴를 방지하여 백반증 및 기타 자가면역 질환을 유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2020년 6월 이탈리아 피렌체 의대 연구팀은 비타민D가 충분하면 백반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비타민 영양 연구 저널(International Journal for Vitamin and Nutrition Research)≫에 발표하였다.

대부분의 백반증 환자들은 비타민D가 부족/결핍이다. 101명의 백반증 환자와 그들의 비타민D 수치를 6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타민D가 부족(20~30ng/ml)하거나 결핍(20ng/ml 미만)한 자들에 비해 비타민D가 충분한(30~100ng/ml) 자들은 상당히 높은 정도의 색소재침착을 달성했다.

비타민D 보충으로 백반증 등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일 비타민D 보충량이 얼마인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혈중 비타민D 수치 40ng/ml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같은 양을 복용하더라도 각 개인의 체질, 상태, 질환 등에 따라 흡수율이 6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즉 비타민D로 건강을 관리하려면 복용량이 아니라 혈중 수치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이다. 정상 수치(30~100ng/ml)에 훨씬 못 미치는 결핍 수준이다. 또한 정상 수치 이상인 국민은 2.7%에 불과하다. 가히 대한민국 전체가 비타민D 부족/결핍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비타민D 건강 수치(40~60ng/ml)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타민D 4000IU 이상을 매일 복용하여야 한다. 개인마다 흡수율이 다르므로 1년에 적어도 한번은 비타민D 수치 검사를 해보고 결과 수치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하면 된다.

또한 편하다는 이유로 2~3개월에 한번씩 주사로 투여하는 복용 방법 보다 매일같이 경구로 비타민D를 복용하는 것을 권장하고있다. 이는 비타민D가 면역 기능 등에서 작용하는 자가분비 그리고 주변분비 호르몬으로서의 역할은 반감기가 하루밖에 가지 않기 때문이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