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없고 물지도 않지만 혐오감 가득한 생김새·번식력 때문에 주민들 불편 호소
-지자체, 대대적 긴급 방역 나서…보건소에 임시 상황실도 운영
[헬스컨슈머] 서울시 은평구와 서대문구, 마포구, 경기도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 ‘러브버그’가 대거 출현해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는 모양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에 출현한 러브버그 사진이 공유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러브버그는 1cm가 조금 안 되는 파리과 곤충으로,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타카’다. 짝짓기 기간에는 물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쌍으로 다닌다고 해서 러브버그, 사랑벌레 등으로 불린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인간을 물지도 않으며 심지어 모기처럼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그러나 특유의 무시무시한 번식력과 혐오감을 주는 생김새, 사람에게 날아드는 습성 탓에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피해가 극심한 은평구 주민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오전에 버스 탈 일이 있어 밖으로 나갔는데 도로에 죽은 러브버그가 가득했다”며 “정류장에서도 자꾸 아이 몸에 달라붙어 떼어내느라 난리도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지자체도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섰다. 은평구 보건소는 현재 자체 일제방역을 비롯해 각 동 새마을 자율 방역단과 자율 방재단의 협조를 얻어 대대적인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포구 역시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방역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벌레떼가 사라질 때까지 보건소에 임시 상황실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처럼 올해 갑자기 러브버그가 확산된 데에는 가뭄이 한 몫 했다는 견해가 나온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는 “올해처럼 가뭄이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비가 오면 번데기들이 한 번에 우화해서 집단 발생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체 방역 방식으로 “벌레가 낮에 활동하기 때문에 낮보다는 밤에 활동하는 게 좋고, 옷도 밝은 색보다는 어두운 색을 입는 게 좋다”며 “벌레의 활동이 느리기 때문에 집 안에 들어왔을 경우에는 진공청소기로도 처리가 되고, 살충제에도 약해서 (파리약 정도로도) 방역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