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나의 작은 아기
[엄마기자단] 나의 작은 아기
  • 박지연 엄마기자,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2.07.04 14:51
  • 최종수정 2022.07.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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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안 먹는 아이, 잘 먹는 아이로 바꿔줄 수 있을까?

-뱃구레 작은 아이의 특징은?

-적은 식사량으로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

[헬스컨슈머] 옛말에 아이는 작게 낳아 크게 키우는 것이란 말이 있다. 임신 중에 산부인과 의사도 태아가 너무 크지 않도록 주의하라기에 제법 신경을 썼던 기억이 있다. 보편적으로 2.8~3.4㎏ 이하의 체중을 가진 아이면 정상체중의 아이라고 한다. 기자들의 아이는 3.0㎏, 3.27㎏의 적정 체중의 아이를 출산했다. 

적정 체중으로 세상에 태어난 우리 아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잘 크고 있는지 확인하는 때가 있다. 그것은 ‘영유아검진’이라고 불리며 아이들의 정상발달을 확인하는 일로 소아과에서 진행하게 된다. 기자들의 경우 출생 후 첫 영유아 검진은 아이의 생후 100일경 진행하게 되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당시에는 90% 후반대의 성장 발육을 보여주던 아이는 시간이 갈수록 퍼센테이지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실제 주변 사람들은 아이가 커갈수록 작고 마르다는 평가를 하기 시작했다. 오동통한 소세지와 같은 팔다리를 가진 아이의 모습이 많이 귀엽다는 것을 아는 기자들에게는 왜소하다는 평가를 받는 아이를 보며 고민이 많아졌다.

이유식부터 유아식에 이르기까지 나름 서적을 보고 공부하며 균형 있는 식단을 만들어 먹인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무언가를 잘못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고민을 거듭하다 소아과에 방문하여 발달 관련하여 상담을 했고, 기자들의 경험과 상담 내용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 뱃골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소위 말하는 뱃골은 ‘뱃구레’의 전라도식 방언이라고 한다. 이 뱃구레는 한의학적으로 늑골 각을 의미하는 데 이 늑골의 각이 충분한 경우에 뱃구레가 크다고 한다. 늑골 사이의 각이 제법 나오면 위가 팽창하는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많은 양의 음식물을 섭취하더라도 불편함이 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자들의 아이는 뱃구레가 작은 것일까?

뱃구레가 작은 아이들은 음식 먹는 것에 흥미가 적은 경우가 많아 밥을 입에 물고 식사하거나, 간식을 좋아하는 등 편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뱃구레가 작으면 한 끼를 굶겨도 별로 배고픔을 느끼지 않아 식사를 잘 안 하는 아이의 엄마들 중 “우리 아이는 아무리 굶겨도 밥을 안 찾아요”하는 사람들이 있다. 혹은 식사 시간에 잘 먹지 않으면 그 자리에 밥을 치우고 간식도 무엇도 제공하지 말라고 하지만 뱃구레가 작은 아이들은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 

잘 먹지 않는 아이들, 특히 뱃구레가 작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에게는 애석하지만 뱃구레는 타고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쉽게 늘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소화가 잘 되도록 도와주면서 장시간에 걸쳐 조금씩 한 끼 식사량을 늘리면 어느 정도 뱃구레를 늘릴 수도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아이 밥 잘 먹이는 방법

정해진 식사량을 충분히 먹고 나서 좋아하는 간식을 조금 더 먹는 것이 뱃구레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식사 전 간식을 먹는 것은 밥을 적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한다. 식사 전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뱃구레가 작은 아이들은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작으므로 조금씩 자주 먹여 소화 흡수율을 높여주고 억지로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간혹 뱃구레가 작은 아이들 중에 소화력이 좋고, 식욕이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는 들어오는 음식 양이 적은데 금방 소화를 시키게 되면 곧 배가 고프게 되고 저혈당 증상처럼 축 처지거나 짜증을 내고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자주 먹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아이의 적은 식사량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기

1. 아이마다 한 끼 먹을 수 있는 양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주자
식사할 때 음식을 오래물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는 뱃구레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다음 식사시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입에 물고 있는 음식물을 뱉거나 애초에 식사 때 제공되는 양을 줄이고 자주 먹여주는 것이 좋다.

2. 아이의 편식 교정보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 먹는 음식을 챙겨주자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에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있는지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영양제나 보조제를 섭취하도록 하는 것도 좋고, 식사량이 떨어지면 변비가 오기도 쉽기 때문에 변을 잘 볼 수 있도록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 채소, 해조류 등을 충분히 먹이고 유산균을 챙겨주면 좋다.

3. 정해진 양을 다 먹었을 때 간식을 주자
입이 짧은 아이는 간식을 먼저 먹으면 밥을 더 먹지 못한다. 

4. 매 끼니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매 끼니 단백질을 먹어야하지만 고기를 싫어하는 아이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생선과 두부, 달걀을 줄 수 있다. 고기의 식감이 싫다고 표현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고기를 갈아서 조리하여 주거나 국에 고기를 넣어 국물이라도 먹을 수 있게 해준다. 같은 재료라도 조리 방법에 따라 아이가 먹는 양이 달라지기도 하니 충분히 시도해 볼 만 하다.

5. 자기 전 시계방향으로 배 마사지를 해준다
추운 날씨엔 너무 뜨겁지 않게 찜질팩을 해줘도 좋다. 아이들이 어릴 때 했던 베이비 마사지와 같다. 복부 마사지를 통해 소화를 돕고 배에 찬 가스를 배출하게 하여 뱃속을 편안히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뱃속이 편안해지면 음식 섭취 후 소화, 흡수되는 과정이 아이에게 불편한 경험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6. 잠들기 전 공복을 유지한다
잠들기 2시간 전에는 공복을 유지한다. 또한 한 끼 잘 먹는다고 그 식사를 더 먹이지 말고 다음 식사를 위해 일정량을 먹었다 싶으면 멈춰주는 것도 중요하다. 

7. 찬 음식을 많이 먹이지 않는다
소화가 약한 아이에게 찬 음식을 좋지 않기 때문에 차지 않은 물을 먹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잘 먹지 않는 아이, 그리고 또래 아이들에 비해 작은 아이를 둔 부모의 입장은 늘 걱정이 앞선다. 내 아이가 또래보다 작아 치이지는 않을지, 혹여 자신이 친구들보다 작고 왜소해서 주눅 들지는 않을지…. 단순히 신체적인 문제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까지 걱정을 하게 되면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다.

‘엄마가 요리를 못하나보자’, ‘엄마가 게을러서 그러나보다’ 이런 시선들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없었다. 결국 기자들은 소아과를 찾아 상담을 하고 잘 안 먹는 부분이 심각해 보인다며 성장 발달 검사 제안을 받기도 했다. 검사 결과를 받아보면 빈혈 수치 외엔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다. 의사에게 들은 소아 빈혈이란 결과가 얼마나 겁이 나던지 아이를 먹이는 일에 혈안이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기자들이 경험하고 소아 발달 검사를 해가면서 까지 얻은 답은 그렇다. 내 아이가 작을 수도 있다. 먹는 양이 적을 수도 있다. 아이의 몸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아이들은 음식물 섭취를 잘 하고 있고, 그에 맞게 아이는 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먹이고 싶고, 더 컸으면 좋겠는 마음은 결국 부모의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 제법 긴 시간을 보냈다.

유아식 조리 서적을 살피고 각종 레시피를 보고 시도하며 마음 졸이던 기자들은 이제 편안히 아이의 식사 양과 속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간식보다는 주식을 중점해야 한다는 가장 큰 기준을 세워 지켜오길 수개월. 여전히 또래 친구들보다 작고 말랐지만 우리 아이는 크게 아픈 곳 없이 조금 더디지만 천천히 자라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금 작아도, 조금 더뎌도 우리의 아이들은 천천히 자라나고 있다. 필요한 영양을 잘 섭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