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임신성 비염, 너는 또 누구니?
[엄마기자단] 임신성 비염, 너는 또 누구니?
  •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2.07.04 16:08
  • 최종수정 2022.07.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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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성 비염이란?

-증상 완화 돕는 네가지의 방법

-엄마는 강하다

[헬스컨슈머] 기자는 원래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어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항상 맑은 콧물과 함께 재채기가 동반된다. 비염 증상이 심할 때에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지게 되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임신을 한 이후로는 특히나 조심했다.

그럼에도 비염 증상이 심해졌다. 코로 호흡을 할 수 없어 입으로 호흡을 하니 목 안은 칼칼했고 입술 안쪽으로는 건조하여 갈라지기 시작했다. 쉴 틈 없이 흐르는 코에 부드러운 티슈를 돌돌 말아 코에 꽂아두기도 여러 차례. 코 입구는 벌겋게 헐기 시작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임신 초기부터 중구난방으로 뛰는 혈압덕에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체크하는데 비염 증상이 심해진 이후로는 아주 가벼이 제1기 고혈압 수준의 혈압이 측정됐다. 막힌 코로 인해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으니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야기되는 것은 당연지사.

그리하여 이비인후과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청천벽력. 여지껏 기자가 겪어온 비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아닌 임신성 비염이라고 진단을 받았다. 임신성 비염이라니. 이건 또 무엇인가? 한 고비 넘어 한 고비라더니 한 가지 이슈가 안정화 되고 나면 새로운 이슈가 빼꼼하고 얼굴을 내미는 이번 임신기라 이제는 몸에 기운이 빠지기까지 했다. 도대체 임신성 비염은 무엇이길래 기자를 이렇게 괴롭게 만드는 것일까?

 

■ 임신성 비염이란?

먼저 비염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비염이란 비루(콧물), 재채기, 가려움 증 및 코막힘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반하는 비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의미한다. 비염의 3대 증상으로는 재채기(코 가려움 포함), 맑은 콧물, 그리고 코막힘이다.

임신성 비염도 일반적인 비염의 3대 증상과 똑같다. 다만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의하면 임신성 비염은 임신 기간 중에 코 점막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생기게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알레르기 비염이나 상기도 감염에 의한 비부비동염(축농증)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코막힘, 콧물 등의 비염 증상이 6주 이상 나타나게 되는 것을 일컫는다. 대부분 출산으로부터 2주 정도가 경과하면 증상이 소실된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임신성 비염의 원인

임신성 비염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임신 중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임신성 비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데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프롤락틴 등 모두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고 한다.

어떠한 질환이나 증상을 보일 때 앞에 ‘임신성’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항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고 하는 것을 다른 기사를 준비하면서 보아온 터라 이번에도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 기자가 찾은 이비인후과 의사도 정확하게 이것 때문에 그렇다. 라고 단정 지을 수 없기에 임신부 스스로 조심하고, 일상 생활에서 비염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실천하라고 조언했다. 

 

■ 임신성 비염의 증상 완화를 돕는 방법

임신성 비염은 초기, 중기, 후기에 상관없이 언제 증상이 나타날지 모른다. 기자의 경우도 임신 초기에 감기와 더불어 임신성 비염으로 한 차례 고생을 한 뒤 증상이 완화되어 괜찮을거라 여겼으나 후기가 다가오는 지금 다시금 임신성 비염에 고생을 하고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기자의 코는 마치 누수되고 있는 수도꼭지처럼 맑은 콧물이 계속해서 흐르고 재채기가 동반됐다.

또한 기자가 임신 기간이 아닐 때 겪었던 비염과는 약간 결이 달랐는데, 콧물의 색이 맑았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였다. 알레르기 비염도 동반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채혈을 하기도 하는데, 기자의 경우 맑은 콧물이었고 너무나 뚜렷하게 임신성 비염 증상이라 피검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의사의 조언에 따라 증상 완화방법을 정리해보도록 한다.

① 옆으로 눕기
임신이 진행됨에 따라 바로 눕기 힘들기도 하지만,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코막힘 증상을 완화하게 된다. 평소 사용하는 베개보다 높은 베개를 사용하여 상체를 높이 하되 옆으로 눕는다. 허리나 골반의 틀어짐으로 인해 통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무릎 사이에 베개를 받치는 것이 도움 된다.

② 코 세척하기
의사가 말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아침저녁으로 생리식염수를 코로 흡입하고 입으로 내뱉는 방법인데 최근에는 물에 녹이면 생리식염수로 되는 것과 코 세척기가 약국에서도 판매하니 조금 더 수월하게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기자의 경우는 안전하다고 하나 코로 무언가를 흡입하는 것이 겁이나 사용하지 못한 방법이다.

③ 코 스프레이 약물 사용하기
비강 내 분사 스테로이드성 스프레이형 약물이 있다. 전신 흡수율이 낮아 임신 중 산모에게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의사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잘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자보다 심각한 상태일 경우 선택적으로 사용하는데 기자의 경우는 스테로이드성 스프레이형 약물이 아닌 식염수 제제의 스프레이형으로 처방해주었고, 해당 제품의 사용만으로도 콧 속이 한결 편안해졌다.

④ 항히스타민제 처방 후 복용하기
코 스프레이 약물과 옆으로 눕기를 지속했음에도 차도가 없었고, 기자는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코막힘과 콧물로 인해 두통이 찾아왔고 수면의 질도 떨어지고 음식 섭취에도 어려움을 겪어 결국은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았다. 단, 임산부에게도 처방 가능한 약물이지만 산부인과 의사에게 반드시 확인 후 복용하길 권고 받았고, 그 길로 바로 산부인과를 찾았다. 담당의사는 기자의 상태와 이비인후과 의사의 소견, 그리고 처방받은 약제를 보고는 약을 복용해도 된다고 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약물 복용을 하는 것이 임신부에게 있어 부담스러운 일이기에 제법 조심스러웠지만 더 이상은 버틸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나날이 높아지는 혈압과 두통, 음식 섭취도 어려운 상태에서 기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약을 복용해서라도 증세를 완화시키는 것이 최선이었다.

다만 이비인후과 의사의 말대로 산부인과 의사와의 상담은 반드시 필요했다. 기자의 경우 이상하게 이번 임신에서는 혈압이 안정적이지 않아 저혈압과 고혈압이 반복되었고, 간수치도 조금 높게 나왔으며 조기 수축과 유산 가능성으로 인해 복용중인 약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 복용하던 약물과 상충되지는 않는지 그렇다면 기존 약을 중단하고 임신성 비염을 치료한 뒤 기존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 등은 산부인과 의사에게 확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이었다.

3주 가까운 시간동안 힘겹게 참아내며 버티어낸 것이 무색하게 두 번의 약물 복용에 증세가 많이 호전 되었다. 아직 콧물도 흐르고 코 막힘 증상과 갑작스레 나오는 재채기는 불편하지만 이 정도는 참을만하다. 임신 중이라는 이유로 참아야만 하는 줄로 알았던 비염 증상도 원인과 치료법이 다양하다. 기자처럼 무조건 참지 말고 꼭 병원에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약 복용에 잔뜩 쫄아있는 기자에게 담당 산부인과 의사가 했던 말로 글을 맺어본다.

“엄마, 아기는 생각보다 강해. 잘 크고 있어. 엄마가 건강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