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비타민D 골절에 효과 없나?
[목요칼럼] 비타민D 골절에 효과 없나?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08.04 09:23
  • 최종수정 2022.08.04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타민D와 골절

[헬스컨슈머] 지난주 의학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지《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미국 하바드 의대 부속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이 “중년 및 고령자의 비타민D 보충 및 골절 (Supplemental Vitamin D and Incident Fractures in Midlife and Older Adults)” 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하였다.

총 2만6천명의 연구 대상자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비타민D 일일 2,000IU 그리고 다른 그룹에게는 위약을 복용하게 하여 5년간 추적 관찰하였다.

연구 결과, 골밀도가 낮지 않거나 골다공증이 없는 그리고 비타민D가 부족/결핍하지 않은 건강한 중년 및 노년층은 비타민D를 복용하더라도 위약 복용자들에 비해 골절 위험이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논문이 발표되자마자 온 미디어에 “비타민D 골절에 효과 없음”이라는 내용의 제목이 도배되고 있는 중이다. 
통설 뒤집은 비타민D 연구 결과…"골절 예방 효과 없다"
비타민D 먹으면 뼈 튼튼해질까?
비타민D가 도움이 되지 않는 조건(상황)
건강하면 비타민D보충제 골절억제효과 없어

이 외에 미국 및 다른 나라의 기사를 보더라도 비타민D가 골절에 효과가 없을 거라고 짐작할 수 밖에 없는 제목이 전부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비타민D가 뼈 건강을 도와주고 골절을 예방한다는 사실이 잘못된 것일까? 비타민D 2000IU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용량인가?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비타민D는 복용량보다 수치가 중요하며, 비타민D 건강은 수치로 관리하여야 한다.

그리고 비타민D 수치에 따라 예방/치료 가능한 질환들이 다르다는 것도 이미 수많은 연구로 발표된 사실이다.

위 연구 대상자들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다음과 같다. 

 

비타민D 복용군 (일일 2000IU)

위약 복용군

초기 수치

31 ng/ml

31 ng/ml

최종 수치

42 ng/ml

30 ng/ml

 

기본적으로 연구 대상자들은 모두 비타민D 정상 (30~100ng/ml)인 자들이다. 

그리고 뼈 건강(구루병, 골다공증, 골절 등)을 위한 비타민D 건강 수치는 20ng/ml 부터 이다. 전 세계 국가의 보건부에서 정한 비타민D 정상(충분) 수치가 아직도 20ng/ml 이상인 이유는 바로 뼈 건강만을 기준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비타민D 복용군이든, 위약 복용군이든, 모두 비타민D 정상 수치인 자들을 대상으로, 더욱이 뼈 건강을 위한 비타민D 수치 이상인 자들을 대상으로 골절 위험을 비교했으니 결과가 같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연구 대상자들의 초기 비타민D 수치가 부족/결핍(적어도 20ng/ml 이하)이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위 연구에 대한 몇몇 기사 제목에 “건강하면”, “건강한 중년은” 이라는 문구를 보고 안심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건강”하다는 말은 비타민D 수치가 정상 수치(30~100ng/ml)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이다. 뼈 건강 최저 수치인 20ng/ml에도 못 미치는 결핍 수준이다. 국민의 78%가 비타민D 결핍(20ng/ml 미만)이다.

5천만 국민 중 78%인 3천9백만명은 위 기사를 보고 안심하면 안된다.

우리나라의 60대 이상 골절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각종 골절로 병원 진료를 받은 60대 이상은 2017년에 비해 2021년 24% 증가했다. 그리고 전체 비중 또한 34.9%에서 42.2%로 뛰었다.

각종 골절로 인한 국내 진료비 총액은 2017년 1조6807억 원에서 2021에는 2조2344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2021년 기준 국내 요양급여비용(총진료비) 1위인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1조7910억 원), 2위인 뇌경색증(1조3930억 원)에 비해서도 월등히 앞선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가 계속 낮아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하루빨리 국민의 비타민D 수치를 정상화 시킨다면 골절로 인한 진료비 절감은 물론 100여가지 질환에 대한 진료비 절감 또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비타민D 정상 수치(30ng/ml 이상) 혹은 건강 수치(40~60ng/ml) 달성을 위해서는 일일 최소 4000IU 이상은 복용해야 한다.

그리고 1년에 한번은 비타민D 혈액 검사를 하여 자신의 수치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각 개인마다 흡수율의 차이(최대 7배)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주 인천 연수구 보건소 송도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 ‘비타민D UP, 바이러스 STOP 면역력 강화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8월부터 비타민D 수치를 측정해 지역주민의 면역력 저하 및 각종 질환의 위험성을 예방하기 위한 주민 지원 서비스이다.

코로나가 재 유행하는 시기에, 여러 지자체에서 나아가 정부 차원에서 비타민D 건강 캠페인이 불같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