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사 영문 명칭 변경에 의사들 강력히 반발
한방사 영문 명칭 변경에 의사들 강력히 반발
  • 권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22.08.09 15:57
  • 최종수정 2022.08.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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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한방사는 자칫 한국인 의사”로 외국인 오해 불러 

[헬스컨슈머] 한방사는 중국에서 전래된 요법을 행하는 사람들로서 의사가 아니며, 현대의학과는 거리가 먼 체계에 속한 직업군이다.

7월26일 보건복지부가 느닷없이 한방사의 영문 명칭을 기존 ‘Oriental Medical Doctor’에서 ‘Doctor of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한데 대해 의사들이 한방의 영문 명칭을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한 이후 일어난 또 하나의 황당한 작태라고 신랄한 비판 입장을 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4일 그동안 늘 한방 편에 서서 그들을 비호해오던 보건복지부의 민낯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보건복지부의 이러한 폭거에 강력한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 뒤에는 대한민국 국민,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방사’를 ‘의사’로 속이고 한방사들에게 의사면허증을 주려는 보건복지부의 음모가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의협 산하 한방특별대책위원회의 성명으로 낸 이 입장문에서 의협은 보건복지부가 한의약정책관실을 필두로 숱하게 한방편에 서서 그들을 비호해왔고 심지어 2018년에는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한민국에서는 한방사도 의사’라며 한방대의 세계의학교육기관 목록(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 WDMS) 등재를 부탁하는 해괴한 서한을 세계의학교육협회(WFME)에 보내 국제적인 망신까지 초래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의학의 과학적 체계가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부터 세계 각지에는 다양한 전래요법이 존재해왔고 전 세계 의료계에서는 “전래요법의 부적절한 사용은 부정적이거나 위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늘 당부해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한 WHO에서는 세계 인구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중의학도 단순히 ‘Chinese Medicine’이 아닌,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을 공식 용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차별 또는 혐오의 표현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와 표준에 기반하지 않은 전래요법을 분명하게 명시함으로써,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고 적절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Doctor’는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을 지칭하지 않는 이상, 보통은 ‘의사면허를 가진 사람’, ‘Medical Doctor’를 의미하기 때문에, ‘Doctor’가 포함된 한방사의 영문 명칭을 접한 외국인들에게 ‘Medical Doctor’와 구분하기 어려운 여지를 주고 있다며 ‘Traditional’이라는 단어를 제외하여 ‘Korean Medicine’으로만 표기함으로써, 외국인들에게 한방이 전래요법인지 아닌지 구분이 모호한 인상을 주는 상황에서 극단적으로는, ‘한방사’가 아닌 ‘한국인 의사’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