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7) 서울성모병원 간이식팀
[주특기진료 시즌2] (7) 서울성모병원 간이식팀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2.09.19 09:43
  • 최종수정 2022.09.1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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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골수이식 후 간이식 성공
유영경 교수가 간암의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 서울성모병원
유영경 교수가 간암의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 서울성모병원

간이식은 간세포암(간암) 치료법 중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치료 후 재발 위험성이 있는 고주파 치료나 간절제술에 비해 간이식은 간암 환자의 간을 모두 떼어내고 건강한 공여자의 간을 이식한다. 이로써 간이식을 받은 환자는 이식 수술 후에 정상 간으로 생활하게 된다.

간이식을 받으면 간암과 더불어 간경변증을 동시에 근치적으로 치료하는 장점이 있다. 물론 모든 간암환자에서 간이식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밀라노 기준, 다시 말해서 간 이외에 전이 또는 혈관 침범이 없고 직경 5m 이하인 단일 결절이거나 또는 다발성일 경우 개수가 3개 이하이면서 각 결절의 직경이 최대 3㎝ 이하인 경우에 맞게 간이식을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연구 및 다학제 진료를 통해 간이식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기존의 망가진 간을 절제하고 이식 받을 간을 그 자리에 심어 혈관 및 담관을 연결해 주는 간이식은 수술 진행이 복잡하고 출혈도 많을 수 있어 수술이 매우 어렵다.

서울성모병원 간이식팀을 이끄는 간담췌외과 유영경 교수는 “간이식 후 환자 관리 및 치료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어 이식 성공률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담췌외과 최호중 교수는 “과거와 달리 간세포암으로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80%를 넘을 정도까지 좋아졌고, 간세포암 치료 방법 중 간이식은 현재까지 어떤 치료법보다도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간이식팀은 CMC(가톨릭중앙의료원) 네트워크를 적극 운영, 뇌사자 간이식 및  생체간이식 시에도 전문 외과인력이 산하 병원의 수술에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 CMC 네트워크에서 매년 100건 이상의 간이식을 시행하고, 서로 경험을 공유한다.


■CMC 네트워크 통한 뇌사자 이식 활성화


서울성모병원 간이식팀은 올해 간이식 수술 1300건을 돌파했다. 지난 1990년 국내 최초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으로, 1993년 국내에서 네 번째로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또한 2002년 세계 최초로 골수이식 후 간이식 시행에 성공했는데, 이는 이식 전 장기이식 수혜자와 공여자의 면역체계를 같게 만든 후 간이식을 시행함으로써 거부반응 없이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선구적인 이식 성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서울성모병원 간이식팀은 2001년 간-신장 동시이식 성공, 2010년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성공에 이어서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도 이식전 치료를 통한 병기감소 후 성공적으로 간이식을 시행한 많은 사례들을 보유하고 있다.

뇌사자 이식 활성화를 위해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CMC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뇌사자 이식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을 모병원으로 지정하고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을 연계한 뇌사자 이식 시스템(CMC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뇌사자발굴부터 뇌사자관리 및 장기적출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2020년 12월까지 총 464명의 뇌사장기기증자를 관리해 2188명의 장기 수혜자에게 새 생명을 안겨줬으며, 가장 많은 뇌사 장기기증자를 발굴하고 관리하는 의료기관으로서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았다.

서울성모병원은 이식환자만을 위한 중환자실, 수술실, 병동 및 외래 시설을 별도로 갖췄다.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등 전문 다학제 의료진과 간이식 전담 코디네이터와 간이식 전담간호사를 보강해 이식 환자와 기증자를 위한 최적의 환경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영경 교수가 간암의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 서울성모병원
유영경 교수가 간암의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 서울성모병원


■다학제 의료진과 간이식 전담 코디네이터 ‘드림팀’ 운영


생체 간이식에서는 기증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에는 생체간이식에서 공여자 수술은 대부분 복강경 수술로 시행된다. 복강경 수술은 상복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5개의 작은 구멍을 뚫은 뒤, 특수 카메라가 장착된 내시경과 수술 도구 등을 집어넣어 수술하는 방법으로 기증자의 수술 상처가 작아 회복이 빠른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기증자의 절개 흉터가 상복부가 아닌 하복부 최하단에 위치해 일상생활에서는 흉터가 잘 보이지 않아, 흉터에 의한 기증자의 스트레스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간이식 및 간절제와 같은 수술적 치료뿐 아니라 특화된 치료법인 토모테라피·사이버나이프 등 다양한 방사선치료, 최신 간동맥 색전 시술인 약물미세방출구색전술 및 방사선색전술, 초음파를 이용한 고주파열치료, 마이크로웨이브 소작술 등의 다양한 고부가 가치의 최신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비수술적인 방법은 국내 최다 건수 기록을 수립했다.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는 “진행성 간암의 치료는 면역항암제 등장으로 지난 5년 동안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면서 “면역치료와 표적치료-신생혈관억제제, 국소 치료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기전의 병합치료가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는 “진행성 간암도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고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믿고 적합한 치료를 받으면 생존 기간 연장과 더불어 완치의 기회도 잡을 수 있으며,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