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약
하지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약
  •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2.10.05 14:35
  • 최종수정 2022.10.0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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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현대인들은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밤에 잘 때 다리가 땡기고 붓는 하지부종을 자주 겪게 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부종은 세포외액에 염분과 수분이 과도해지며 발생하는데 정상인은 염분과 수분을 많이 섭취해도 소변을 통해 배설되며 부종을 일으키지 않지만 정맥의 탄성력이 떨어지거나 신장의 배설기능이 떨어질 때 하지부종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하지부종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통증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숙면에 방해를 받으며 필연적으로 늘어난 혈액량으로 인해 심장과 신장에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부종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연령, 체중, 짜게 먹는 식습관, 오래 서있기, 운동부족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우리가 먹는 약 중에서도 하지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종류의 약들이 있습니다.
하지부종이 생겼다고 해서 먹고 있는 약을 바로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오랜 기간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지부종이 낫지 않는다면 전문가와 먹고 있는 약을 바꿀 필요는 없는지 상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약이 전신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꽤 알려져 있기 때문에 위험한 약물로 병원이나 약국에서 주의사항을 쉽게 들을 수 있지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부종이 발생되는 경우가 드물고 약물을 중단했을 때 대부분 빠르게 회복되기 때문에 부종에 관한 주의사항을 간과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고령자의 경우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꽤 오랜 기간 장복하는 경우가 많아 약물로 인한 하지부종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염진통제는 신장으로 흘러가는 혈관을 수축시켜 소변량을 줄어들게 만듭니다. 이 때문에 체액을 정체시켜 몸을 붓게 만듭니다. 보통 신장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힌 경우가 아니라면 소염진통제를 중단하면 다시 체액 여과가 정상화가 되면서 부종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다리가 아픈 이유가 약 때문인 줄 모르고 계속 진통제로 통증을 관리하려다 보면 신기능이 떨어지고 소염진통제 복용을 중단해도 부종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특히 고령자의 보호자 분들께서는 소염진통제를 오랫동안 복용하는 환자가 하지부종을 호소하지 않는지 잘 관찰하고 주치의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칼슘차단제 계열의 혈압약]
혈압약 종류 중에 칼슘차단제 약물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관저항을 줄임으로써 혈압을 떨어뜨리는 기전을 가진 약물입니다. 혈관의 종류 중에서 동맥은 혈관벽이 두껍고 탄력성이 뛰어나서 혈액이 새어나가지 않지만 정맥이나 모세혈관은 상대적으로 혈관이 얇고 탄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관이 이완될 경우 혈액이 간질액 쪽으로 새어나가 부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정맥이 많이 분포하는 다리의 경우 하지근육과 정맥이 수축하며 혈액을 다리에서 심장 쪽으로 중력을 거슬러 흘려보내는데 칼슘차단제 계열의 혈압약은 정맥의 수축을 방해하여 하지부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혈관 내 압력이 증가되어 발생하는 부종이기 때문에 이뇨제를 추가하여 혈액량을 줄여도 부종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혈압약의 종류를 바꾸는 것이 좋은데 약물 기전이 다른 약으로 바꾸거나 같은 약이라도 암로디핀 대신 (S)-암로디핀으로 카이랄 선택적 약물로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혈압약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 후에 바꾸어야 하며 임의로 중단하거나 종류를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여성호르몬제]
여성이라면 생리 전에 몸이 붓는 증상을 경험해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는 생리 전에 많이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칼륨과 마그네슘의 배설이 촉진되고 수분과 나트륨의 배설은 감소되면서 부종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는 출혈이 일어나기 전에 몸에 체액량을 늘리려는 생리 현상으로 보이지만 에스트로겐이 들어간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필요치 않게 부종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자연적으로 몸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 보다 인위적으로 합성된 에스트로겐의 단점은 혈전 생성량이 늘어나 하지부종의 위험을 더 증가시킨다는 점입니다.


만약 혈전이 한쪽 다리 혈관을 막아서 문제가 된다면 양쪽 다리가 아닌 한쪽 다리가 더 붓게 되므로 이 경우에는 서둘러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피임 목적이나 갱년기 증상 개선을 위해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는 분 중에 하지부종이나 하지정맥류를 경험하고 있는 분이라면 전문가와 상담하며 부작용이 덜한 약으로 교체하거나 휴약 기간을 가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지금까지 하지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약들을 간략하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하지부종을 겪고 있는 분들은 증상개선을 위해 마그네슘을 먹거나 온찜질을 하여 치료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효과가 없다면 본인이 먹고 있는 약 중에 하지부종의 원인이 되는 약물은 없는지 점검해 보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