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이번 임신에서는 임신성 당뇨와 임신성 고혈압을 걱정하여 철저한 식단관리를 했다. 28주가 되어서야 이제 좀 안심해도 되겠다는 의사의 말을 듣기 까지 제법 고생했기에 출산만 하고 나면 “니나노~” 할 줄 알았건만... 첫 아이보다 이른 시기에 젖병 거부가 시작되었고, 분유는 아예 먹으려 하지를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첫아이에 이어 다시 완전모유수유맘, 완모맘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모유수유가 자궁 수축과 오로 배출에도 더 좋고, 출산 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아이와 나의 밀접한 스킨십으로 인해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실상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다만 육퇴(육아 퇴근) 이후 신랑과 달콤하게 마시는 와인 한잔, 때로는 얼큰한 안주에 막걸리 한 잔을 하려던 계획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2년 뒤로 미루었다. 아쉽지만 어찌할까. 내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엄마 마음이 더 큰데 말이다. 그리하여 모유수유기 중 섭취를 피해야하는 식음료들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 모유수유 중 피해야하는 식음료
① 커피
커피를 좋아하는 산모에게 좋은 소식은 신생아기라고 불리는 생후 28일이 지나면 모유수유를 하더라도 한 두 잔 정도의 아메리카노는 괜찮다는 것이다. 신생아기에는 금기하는데, 그 이유는 신생아는 체내에서 카페인 농도가 줄어드는 시간이 성인보다 20배 이상 길기 때문이다. 모유로 전해지는 카페인의 양은 실상 마신 양의 1%도 안 된다고 하지만 신생아는 모든 장기나 기능들이 미숙한 상태이므로 최소한 신생아기만큼은 커피의 음용을 참아보자. 그럼에도 커피를 꼭 마셔야 한다면 카페인은 섭취 직후 카페인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한 시간 정도를 기준으로 최고 농도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수유 직전이나 수유 직후에 마시는 것이 아이가 카페인 영향을 최대한 덜 받게 할 수 있다.
카페인의 경우 아이로 하여금 약간의 흥분상태로 만들게 되는데 이는 기분 좋은 것과 다르게 불안정한 상태로 만드는 흥분상태이다. 따라서 아이가 잠을 못자거나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신생아기가 아니라도 커피를 마시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또한 이런 경우에는 카페인이 함유된 식음료 모두를 조심해야 한다.
② 매운 음식
마늘, 양파, 매운 고추, 후추 등은 모유의 양에는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 다만 자극적인 맛이나 향이 젖으로 배어 나오게 되어 아이가 먹지 않으려 할 수도 있고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다. 심지어 아이의 항문 주위를 붉게 만들거나 헐게 하는 경우도 있으니 매운 음식을 먹은 뒤 모유수유를 할 경우에는 기저귀 교체할 때마다 아이의 항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③ 기름진 음식
튀긴 음식이나 피자, 햄버거와 같은 정크 푸드들은 모유의 농도가 찐득하게 만들고 찌꺼기를 만들어 내기 쉽다고 한다. 이런 찌꺼기들은 유선을 막아 울혈이 생기고, 젖몸살과 같은 유방 트러블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트러블이 심해지면 유선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또한 과거에 우족을 푹 고와 그 국물을 식사 때마다 마시면 젖양이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기름진 음식은 도리어 앞서 말한 유선염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④ 술
알코올만큼 아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또 있을까? 묻는다면 없을 것이다. 음주는 음주 1시간 이내에 알코올의 90%가 모유로 분비된다고 한다. 따라서 약간의 술을 마셨다 하더라도 최소 3시간 이후에, 그리고 과하게 마셨다면 최소 12시간 정도는 수유를 중지하되 젖을 짜내어 버리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단순히 알코올이 모유를 통해 잘 전달되는 것 말고도 출산 후 1개월 이내, 즉 신생아기에 마시는 술은 모유의 양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아이의 성장 및 발달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수유 기간 중 술은 절대 마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옛말에 모유수유 중 막걸리 한 잔은 젖양을 늘리기도 하고 괜찮다고 하는 속설이 있었다. 그러나 막걸리도 엄연한 주류이므로 옛말에 휘둘려 괜찮겠지 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⑤ 우유
완전 식품으로 불리기도 하는 우유가 모유수유 시 자제하여야 하는 식음료에 있는 것은 놀랍다. 그러나 완전모유수유를 하는 아기들 100명중 두세 명은 엄마가 섭취한 우유 성분으로 인해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하기도 한다고 한다. 엄마는 유제품 알레르기가 없음에도 말이다. 따라서 엄마가 우유를 마신 뒤 아이가 복통, 설사나 피부 발진, 두드러기와 같은 양상을 보인다면 즉시 소아과를 방문하여 진찰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것 자체로도 어려운데 먹는 것, 입는 것,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들까지도 조심해야 할 것이 참 많다. 때로는 그것이 무게로 느껴져 다 내려놓고 싶을 때도 간혹 있었다. 그러나 건강하게 자라며 뱃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던 꼬물이가 이제 내 품에 안겨 방긋 웃기도 하니 오늘도 엄마들은 다시 남은 힘을 쥐어짜내기에 이른다. 모유수유의 길에 들어서며 다시 먹는 것도 조심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에 동참하게 된 엄마들 모두와 같이 의지를 다지고 싶다. 나의 노력이 건강하게 자라나는 아이의 모습으로 되돌아 올테니 너무 힘들어 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