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배냇머리 밀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엄마기자단] 배냇머리 밀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2.11.01 09:46
  • 최종수정 2023.02.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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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사바사 애바애라고 했던가? 사람 by 사람, 애 by 애 라는 말은 비단 타인과 내 이야기만이 아니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사이에서도 통하는 말이었다. 기자의 첫째 아이는 태어났을 때 ‘어떻게 해...’ 할 정도로 배냇머리가 없었다. 성별을 안 순간부터 예쁘게 머리를 묶어줄 생각에 두근두근 설레이던 마음이 아이를 마주하고는 차게 식어버렸다. 머리카락도 얼마나 얇은지 묶어주려고 해도 적은 숱에 얇디 얇은 머리카락이 묶이기나 할까 싶었다. 그러나 둘째 아이는 달랐다. 제법 짙은 색으로 보이는 머리카락은 첫째 아이보다 튼튼했고, 숱도 제법 되어보였다. 물론 가끔 SNS 광고에서 보던 아이들처럼 풍성한 머리숱은 아니었지만, 큰애보다는 많은 머리숱에 꽤 만족했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아주 사소한 문제가 생겼다. 배냇머리는 언젠가는 다 빠지게 될 머리라고들 하는데 빠지게 될 이 머리카락들을 밀까? 말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이다. 기자의 시어머니께서는 아이 머리에 기계 대는 것 아니라고 질색을 하시고, 친정 엄마는 밀고 싶으면 미는 거고 아님 마는거지 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셨다. 

첫째 아이의 경우 자꾸 빠지는 배냇머리가 눈에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는 일이 잦아 소아과에서 배냇머리를 밀기를 권유받았다. 그리하여 미루고 미루다 100일 즈음이 되어서야 배냇머리를 밀어주었다. 밀고 나니 서늘한 날씨와 그제서야 여러 사람의 머리카락을 잘라낸 미용실의 이발기를 통한 감염 문제가 걱정되었다. 그러나 더 이상 눈에 염증이 생기는 일은 없으니 ‘그것으로 되었다’하고 만족하였다. 그러나 둘째 아이는 배냇머리가 눈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일도 없고, 곧 날씨도 서늘해질텐데 굳이 밀어줄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배냇머리 관리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 배냇머리란?
배냇머리는 아기가 태어났을 때 가지고 나온 머리카락을 의미한다. 배냇머리는 기자의 아이들이 각각 달랐던 것처럼 색이나 숱, 모양과 두께 등 모두 제각각이라고 한다. 머리 숱이나 모발의 두께가 달라 머릿속이 훤히 보이는 아기들도 있지만 돌 전 아기들은 대체 모발이 얇고 숱이 적다. 자라면서 모발이 두꺼워지고 숱도 많아지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배냇머리의 색깔과 숱이 평생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기자도 더디 자라고 아직도 머리카락이 얇은 딸 아이 걱정은 접어두어야 겠다.

■ 어차피 빠질 배냇머리, 왜 있는 걸까?
배냇머리는 언제가 되었든 결국 다 빠지고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난다고 하는데 왜 있는 걸까? 첫째아이의 눈병이 제법 심했기에 늘 생각했던 일이었다. 처음부터 없이 태어나서 생후 하나씩 자라나면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아이가 자고 난 뒤 이부자리에 일명 돌돌이를 돌리며 머리카락을 제거하는 일도 매일이 반복되니 번거로웠다. 그러나 그것은 모르고 한 소리였다. 머리카락은 두피가 자외선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차단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한 두피의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일을 겪지 않도록 체온의 조절을 하는 역할도 한다. 거기에 외부로부터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해주기까지 한다니 가벼이 볼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배냇머리, 대체 왜 빠지는 걸까?
출산모에게 백일의 기적이란 말이 있다. 근데 기적과는 다른 백일의 좌절이란 말 또한 있다. 이제 좀 밤잠을 길게 자는 아기 덕에 수면 시간이 확보되어 몸이 편안해졌는데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지는 시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기는 비단 엄마에게만 해당되는 시간은 아니다. 생후 3~4개월경이 되면 아이들의 배냇머리도 서서히 빠지기 시작한다. 특히 아기들의 뒷머리, 베개와 닿는 부위가 먼저 빠져 꼭 버스 전용차선처럼 뒷통수에 띠 모양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배냇머리가 빠지고 나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배냇머리보다 더 굵은 머리카락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 배냇머리 밀기, 정말 필요할까?
숱도 적고, 얇은 배냇머리가 생각외로 하고 있는 역할이 있다. 그래서 듬성듬성 빠진 것이 보기 싫다는 이유로 배냇머리를 밀 필요는 없다. 특히나 배냇머리를 미는 과정에서 아이의 두피가 손상되거나 감염이 될 수 있고, 머리카락이 없어 두피가 더 자극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의 첫째아이처럼 빠진 머리카락으로 인해 아이의 눈에 염증이 생기거나, 혹은 아이가 간지러워하거나 삼키는 일이 자주 생긴다면 배냇머리를 미는 일을 고민해봐야 한다. 또 다른 경우로 아이가 땀이 많거나 두피에 염증이 있다면 머리를 다듬어 통기가 좋게 만들어 두피의 건강을 좋게 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두피 손상없이 홈케어로 배냇머리를 밀어주는 경우가 있다. 아이의 부모가 직접 가정용 이발기로 밀어주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너무 짧게 잘라서 두피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배냇머리 밀기의 속설 확인
기자가 첫 아이 머리숱으로 고민할 때 기자의 외할머니께서 이야기하셨다. 배냇머리 밀면 새로나는 머리는 더욱 튼튼하고 굵은 머리카락으로 나니 밀어주라고 말이다. 배냇머리 자라기는 백일이나 돌에 아기의 건강을 기원하는 일종의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아기의 모근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배냇머리를 민다고 머리숱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그동안 마찰에 의해 얇아진 머리카락 끝 부분이 머리카락을 자르면서 굵어져 보이는 일종의 착시효과로 많아 보이는 것이다. 또 아기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모발 수가 늘어나고 힘이 생기는 것이지 배냇머리를 민다고 머리카락이 더욱 힘이 있고 짙은 색의 머리카락이 나는 것은 아니다.

■ 그렇다면 배냇머리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① 하루의 대다수의 시간을 누워있는 아기들이다. 한 방향으로 장시간 누워있거나 머리가 눌릴 경우 배냇머리가 더 많이 빠지게 되므로 머리 방향을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 또한 얇고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 엉키기 쉬운 머리카락들을 잘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② 하루에 한 번 머리를 감는 성인과 다르게 아이의 머리카락은 자주 감으면 머리카락이 거칠어져 더 잘 엉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온수나 저자극 유아용 샴푸로 주 2~3회 정도 꼼꼼하게 감겨주되 아이의 경우는 머리숱도 적고 두피도 연약하므로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③ 아이들의 경우 물질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에 두피에 지루성 피부염이 생기기 쉽다고 한다. 이때 희거나 노란색의 딱지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억지로 떼지 않아야 한다. 딱지가 있다고 간지럽거나 아픈 것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떨어지므로 청결하도록 관리만 해주면 된다고 한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육아는 참 끝이 없다. 끊임없이 궁금한 것이 생기고, 공부하게 만든다. 배냇머리 미는 일 하나 가지고도 며칠은 고민하고 찾아보게 만드니 잘 시간은 부족하지만 아이의 시선에서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늘 그렇듯 아이에 관한 모든 일들은 부모의 선택이다. 어떤 것이 내 아이에게 더 좋을지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 어려운 일이지만 결정한 뒤에는 최선을 다한 선택일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첫째아이 배냇머리를 밀어버리고는 추운 날씨와 감염 걱정하던 내게 눈병이 낫음 된거라던 신랑의 말이 떠오르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