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발견 100주년 특집] (2) 비타민D 과다 복용 두려움의 시작
[비타민D 발견 100주년 특집] (2) 비타민D 과다 복용 두려움의 시작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11.07 12:05
  • 최종수정 2022.11.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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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타민D 강화의 시대

[헬스컨슈머] 1922년 6월 19일 뉴욕 타임즈는 미국의 생화학자인 엘머 맥컬럼(Elmer McCollum)이 뼈를 보호하는 새로운 비타민(비타민D)을 발견했다는 뉴스를 발표하였다. 비타민D가 발견된 지 한 세기가 지났지만 비타민D는 계속해서 연구의 최전선에 있으며 과학은 빠르게 발전하여 비타민D가 건강에 미치는 이점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사실이 밝혀지고 있는 중이다. 사실, 비타민D는 영양소를 넘어 가장 많이 연구된 의약학 토픽 중 하나가 되었다.

다양한 비타민D 보충 방법

비타민D 발견의 이야기에서 20세기 초반 산업 혁명의 가장 파괴적인 질환이었던 구루병 치료과정의 노력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구루병의 발견은 비타민D의 발견보다 훨씬 더 일찍 이루어졌다. 과학자들은 수백 년 동안 이 질병을 연구하여 마침내 예방 치료제인 비타민D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비타민D 발견과 함께 구루병 치유를 위한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일반 대중들에게 비타민D를 더 쉽게 보충하게 하기 위해 비타민D가 함유된 다양한 강화 식품들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비타민D강화제는 우유는 물론 마가린, 땅콩버터, 커스터드 크림, 핫도그, 심지어 맥주에도 첨가될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1930~40년대 유럽과 미국 공공 보건 정부의 적극적인 비타민D 식품 강화 정책으로 서구 국가에서 구루병은 크게 근절되었다.
 

(1936년 10월 12일 타임지 맥주 광고 : 여름철에는 해변가에서 태양을 통해 비타민D를 충족하고, 겨울철에는 비타민D가 함유된 슐리츠 맥주를 마셔 비타민D를 보충하라는 광고)

이와 함께 구루병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며 비타민D 강화 음식뿐 아니라 햇빛 치료 및 자외선 램프 치료 등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햇빛 치료를 위해 흥미로운 제품인 “비타 글래스(Vita Glass)”라는 유리창이 개발되었다. 일반 유리창은 자외선A는 통과 시키지만 자외선B는 통과시키지 못해 우리 몸에서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없다. 하지만 “비타 글래스”는 제조 과정에서 특수 공정을 거쳐 자외선 B도 통과 시킬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러한 제품이 없는것으로 알고있다.
 

(1935년도 세계적인 건축잡지 아키텍처레코드(Architectural Record)에 실린 “비타 글래스” 광고)

고칼슘혈증의 출현과 오해

그러던 중, 1950년대 초 영국에서 유아에게 고칼슘혈증이 발병하기 시작했다. 특정 우유 제품이 비타민D를 과도하게 강화하였기 때문이었다. 품질관리라는 개념도 없었던 당시 제조 공정의 문제였을 것이다. 천단위를 함유해야 되는 과정에서 실수로 백만 단위의 비타민D를 첨가해버린 것이다. 또한 당시에는 몰랐던 비타민D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윌리엄스 증후군(1961년 뉴질랜드의 심장전문의 윌리엄스 박사 발견) 때문인 경우도 있었다.

정상적인 비타민D 복용량으로 발생했다고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영국 소아과 협회 및 의료 기관은 그 원인으로 비타민D 과다 복용을 지목하며 비타민D 강화 제품의 판매 금지 및 비타민D 첨가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였고,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비타민D 복용 용량을 엄격하게 통제하기 시작하였다.

한번 그릇된 편견에 사로잡힌 대중에게서 비타민D에 대한 오해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비타민D와 독성에 관한 수 많은 임상 연구 논문 결과에도 현재까지 대다수의 보건 전문인들에게 이 오해는 계속되고있다.  

이후로 비타민D 복용 권고량은 전 세계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비타민D 결핍의 시대로 돌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핍으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북유럽에 위치하여 태양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핀란드는 1964년부터 3번에 걸쳐 비타민D 일일 복용량을 감소시켰다. 1964년에 일일 4500IU에서 2000IU로 감소, 1975년에 1000IU로 감소, 그리고 1992년에 일일 400IU로 감소시켰다. 

그 결과로 나타난 질환이 아래 그래프처럼 1형 당뇨병 환자의 증가였다. 핀란드는 현재 비타민D 강화 식품 정책을 다시 시작하여 1형 당뇨병 환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비타민D 복용 권고량에 따른 1형당뇨병 환자 추이)

 

비타민D 대사, 기전 및 기능 확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타민D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어 1960년대와 70년대초까지 비타민D 수용체(VDR), 비타민D 결합 단백질(DBP), 칼시디올 및 칼시트리올 등을 포함한 각종 비타민D 대사 산물 등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장내 칼슘 및 인산염 흡수 촉진, 뼈에서 칼슘의 동원 그리고 칼슘의 신장 재흡수 등의 생리적 기능의 세부 사항이 연구의 주요 초점이 되었으며, 비타민D는 부갑상선 호르몬(PTH) 및 칼시토닌을 비롯한 다른 칼슘 및 인산염 관련 호르몬의 역할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197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비타민D의 세포 조직에서의 기능 및 비타민D 관련 각종 질병들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비타민D에 대한 초점이 영양학에서 내분비학으로 옮겨졌으며 다른 스테로이드 호르몬에 대한 연구와 유사한 비타민D 연구의 길을 열었다. 비타민D 대사 과정에서 작용하는 각종 효소를 확인하였고, 활성형 비타민D(1,25(OH)2D3)가 다양한 생물학적 효과를 생성할 수 있었던 방법을 설명하는 신호 전달 메커니즘을 파악하게 되었다.

지난 100년 동안 맥컬럼(Elmer McCollum)과 멜란비(Edward Mellanby)가 처음 기술한 비타민D는 모든 인식을 초월하여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타민D 부족 및 결핍은 오늘날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모든 비타민과 미네랄 중 오직 비타민D만이 문제인 것이다. 비타민D 결핍은 ‘21세기 팬데믹’ 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게다가 대한민국 국민의 비타민D 수준은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전 국민의 97% 이상이 부족 및 결핍을 겪고 있다

비타민D 인식의 달인 11월을 맞이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피로를 풀어주고, ‘수명 연장 - 다질환 시대’에 건강 백세의 삶을 가능케 해 주는 비타민D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