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11)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
[주특기진료 시즌2] (11)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2.11.08 10:57
  • 최종수정 2022.11.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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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 이정원 센터장 (사진출처) 서울삼성병원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은 여성의 생식기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인암이다. 난소암과 자궁경부암은 여성 사망자 수 상위 10대 암에 포함되며, 난소암은 조기발견이 쉽지 않고 전이도 잘 일어난다.

자궁경부(자궁의 입구)는 자궁이 질과 연결되는 부위다. 이곳에 악성종양이 생기면 자궁경부암이다.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다. HPV는 주로 성적 접촉으로 감염된다. HPV는 예방 백신이 있다. 성경험이 없을때 접종받는 게 원칙이지만 55세 이전의 여성이라면 누구라도 접종받는 게 암 예방에 도움된다.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지 않은 전 단계인 ‘전암성 병변’이라면 조직을 절제함으로써 완치를 이룰 수 있다.

난소는 자궁 바깥쪽 좌우에 1개씩 위치하는 달걀 모양의 기관이다. 난자를 보관하고 배란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악성종양이 생기면 난소암이라 한다.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없다시피 해 발견이 어렵고, 다른 부인암에 비해 진행이 빨라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난소암 원인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배란 지속’ 두 가지가 꼽힌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을 덮고 있는 조직인 자궁내막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질환이다. 궁내막암은 여성호르몬 불균형과 관련이 있다. 고칼로리·고지방 식품을 많이 먹는 식생활도 문제다.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정한 자궁내막암의 위험 요인이다. 지방세포에서는 여성호르몬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비만으로 몸속 지방이 과도해지면 여성호르몬 불균형 상태가 되면서 자궁내막암 위험도 커진다.

이정원 센터장 부인암 환자 진료 장면 (사진출처) 서울삼성병원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부인암센터는 ‘The First, The Best’(세계 최초, 세계 최고)를 모토로 한다. 의료진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최적의 치료를 찾고,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는 2021년 유럽부인종양학회(ESGO)로부터 ‘진행성 난소암 수술 전문기관’ 인증을 취득했다. 해당 자격은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가 ‘아시아 최초’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인증으로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는 근거중심 표준치료가 확립되고, 수술 성적 또한 뛰어난 센터임을 세계적으로 입증하게 되었다.

이러한 성과를 거두게 된 배경에는 부인암센터 내 다학제 진료 체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산부인과·방사선종양학과·병리과·영상의학과·혈액종양내과·핵의학과 전문의와 부인종양 전문간호사들이 환자를 위해 모여 최적의 치료방법을 논의하는 다학제 진료를 매주 시행 중이다. 수술도 필요에 따라 위장관외과·간담췌외과·혈관외과·비뇨의학과·흉부외과 전문의와 함께 수술을 집도한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는 2020년 기준 국내 최다인 연간 약 380건의 난소암 수술을 시행했다. 난소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5.9%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우수한 치료 성적을 자랑한다.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에도 도전하고 있다. 현재 13개 다국적·다기관 공동 임상시험에 참여 중이다. 특히 새로운 표적을 발굴하고 분자표적 치료제의 작용 메커니즘과 치료 효과를 분석해 암을 분자 수준에서 맞춤형으로 치료하는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2019년 부인암 환자 유래 세포를 이용한 약물-유전체 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 치료 예측 인자를 규명한 게 대표적이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유전체 생물학’(Genome Biology)에 게재됐다.

부인암 종류 (사진출처) 서울삼성병원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는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 부인암  환자에서 떼어낸 암 조직 139개를 토대로 환자유래세포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뒤 유전체 분석과 동시에 약물반응성을 조사했다. 삼성서울병원이 개발한 차세대 유전체 분석 시스템 캔서스캔(CancerSCAN)을 이용해 맞춤 항암제의 표적으로 알려진 돌연변이가 있는지 찾았다.

그 결과 종양억제유전자로 알려진 P53 유전자의 변이 여부가 최근 나온 표적항암제인 PARP 억제제의 치료 반응에 가장 중요한 인자로 밝혀졌다. PARP 억제제는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난소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에 효과를 입증하며 주목받는 신약 중 하나다. 이정원 부인암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은 “삼성서울병원은 부인암의 발생과 치료 약물의 작용 메커니즘을 밝혀 새로운 진료 방법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표적을 발굴하고 분자표적 치료제의 작용 메커니즘과 치료 효과를 분석해 부인암 극복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인암은 20대 30대 미혼여성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게 여성생식기암이다. 난소암의 경우 젊은 사람에게만 생기는 특정 종류도 있다. 결혼한 여성, 중장년층 여성이 주로 걸린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여성생식기암은 생활습관 관리만으로 예방하기 어렵다.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생리불순이나 이상출혈, 원인 모를 소화기 증상 등이 생겼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