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발견 100주년 특집] (6) 비타민D 연구 결과 효과 없는 이유
[비타민D 발견 100주년 특집] (6) 비타민D 연구 결과 효과 없는 이유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11.21 10:09
  • 최종수정 2022.11.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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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타민D(영양소) 실험 방법론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이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이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헬스컨슈머] “비타민 보충제, 대다수에 쓸모없다”, “다시 고개 든 '비타민 무용론”, “건강하면 비타민D보충제 골절억제효과 없어”, “건강하면 비타민D 먹어도 암 예방·長壽에 효과 없어”, “비타민D 보충제, 코로나19 예방에 효과 없어” 등은 올 한해 각종 미디어에 등장한 비타민, 특히 비타민D에 대한 효과 없음의 기사 제목들이다.

지난 100년 동안 수많은 실험, 연구를 통해 비타민D와 각종 질환들 간의 연관성이 밝혀져 왔다. 하지만 대다수의 연구는 관찰연구 및 역학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물론 무작위 대조연구(RCT)도 상당수 진행되었지만, 비타민D와 질환들 간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는데 대부분 실패하였다. 

무작위 대조시험(RCT)은 "무언가 효과가 있다"는 확실한 증거 즉, 인과 관계를 제공하기 위한 "황금 표준(Gold Standard)" 연구 설계로 간주되고 있다. 그리고 주류 의학계에서는 거의 무작위 대조시험(RCT)을 통해 약의 효과 유무를 검증하고있다.

무작위 대조시험(RCT)은 약물(섭취하지 않는 한 인체에 존재하지 않는 것)의 효과를 평가하는데 있어서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영양소의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연구가 아니다.

그러나 건강에서 비타민D의 역할을 지지하는 많은 증거와 연구(관찰 연구 등)가 있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비타민D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그 효과를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해 다음 단계의 논리적 방법을 취하게 되었다. 바로 무작위 대조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하게 된 것이다.

사실 비타민D의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가 "효과 없음" 또는 "무효"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대부분의 무작위 대조시험이 잘못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계열인 브리검 여성 병원에서 실험한 미국 전역의 25,871명의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비타민 D3 2000IU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암, 심장병 발병 위험을 줄이는지 여부를 조사한 바이탈(VITAL) 연구는 최초의 대규모 비타민D 무작위 대조연구이다.

결론적으로 건강한 성인에서 비타민D 2000IU 섭취는 암이나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지는 못하였다는 연구 결과를 2019년 1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 of Medicine)》에 발표하였다. 그 후에도 바이탈(VITAL) 보조 연구(Ancillary Study)들이 계속 발표되며 비타민D의 효과 없음을 확인하고 있다.

바이탈 실험이 왜 효과 없는 결론을 낼 수밖에 없는지 일단 비타민D 복용량 및 수치로만 알아보자. 다음 표는 실험 대상자들의 평균 비타민D 수치이다. 

  비타민D 복용군 (일일 2000IU)           위약 복용군           
실험 전 초기 수치 31 ng/ml 31 ng/ml
실험 후 최종 수치 42 ng/ml 30 ng/ml

실험 대상인 두 그룹(비타민D 복용군과 위약 복용군)의 초기 비타민D 수치가 관찰될 질병 결과에 대한 반응 범위 미만(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20ng/ml 미만)을 넘는 정상 수준(30ng/ml)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미 두 그룹 모두 비타민D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또한 두 그룹의 최종 수치 차이가 정상 수치 이상에서 크지 않기 때문에 비타민D 효과에 대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혹시 중재 복용량을 더 증가하였다면, 그래서 실험 후 최종 수치가 정상 수치 이상이라도 수치 차이가 더 크게 났다면, 비타민D 효과에 대한 유의미한 차이가 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타민D 임상 실험은 보충량(섭취량) 중재가 아닌 혈중농도 수치 중재가 합리적이다.

왜냐하면 복용량과 수치를 비교해보면 실험 결과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마다 개인의 체질, 특정 질환 여부, 유전적 요인, 처방약 복용 여부, 등등에 따라 같은 량의 비타민D를 복용하더라도 흡수율이 천차만별이라 모두 다른 수치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2000IU 복용군과 위약 복용군의 비교 실험이 아니라, 비타민D 결핍 수치 20ng/ml 미만 그룹과 비타민D 정상 수치(의 시작인) 30ng/ml 이상 그룹의 비교 연구가 타당한 것이다.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결핍수준(16.1ng/ml)이고 정상적인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 속칭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의 국민은 전체의 3%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국민의 97%가 비타민D 부족/결핍인 마당에 위와 같은 기사 제목은 절대적으로 불합리한 정보 전달 방법이다.

비타민D가 효과 있고 없고를 떠나, 국민의 결핍부터 먼저 해결하려는 노력이 국민 보건 정책 및 뉴스를 다루는 기자의 사명이 되야 할 것이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