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12) 한양대병원 백남심장센터
[주특기진료 시즌2] (12) 한양대병원 백남심장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2.11.22 09:53
  • 최종수정 2022.11.2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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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ST 시스템으로 심근경색 생존율 높인다

- 하이브리드 시술+수술 시행, 빠른 회복

- 신속진료시스템·심혈관집중치료실 운영
백남심장센터 심장내과 단체사진 (사진출처) 한양대병원
백남심장센터 심장내과 단체사진 (사진출처) 한양대병원

 

[헬스컨슈머] 인체의 엔진으로 전신에 피를 뿜어주는 심장의 큰 혈관은 3개다. 이것이 심장을 둘러싸고 모양이 왕관처럼 보인다고 해서 관상동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혈관들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지만 완전히 막히지 않은 상태다. 평소에는 증상이 없지만 무리를 하거나 힘든 일을 할 때 가슴 통증 혹은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보통 휴식을 취하면 짧게는 1~2분, 길게는 10분 정도 지속되다 증상이 사라진다.

그러나 심장 혈관 3개 중 하나라도 완전히 막히면 피가 안 통하고, 심장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되면서 심장근육 조직이나 세포의 괴사(죽어버림)가 초래된다. 심근경색이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격렬한 가슴 통증이 15~20분 이상 계속된다. 심근경색에 신속히 대처를 못하면 심부전(심장기능 저하)에 이어 돌연사(급사,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증상 발현부터 9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줘야 한다. 늦어도 120분 이내에 응급치료를 받지 못하면 살아도 치명적인 후유증을 앓게 된다.

돌연사에서 원인 질환의 95% 이상은 심장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병이 관상동맥질환이다. 심근경색증은 상당수가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하고, 응급실에 내원한 이후에도 적지 않은 환자들이 사망하거나 또는 심부전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되는 아주 무서운 질환이다.

백남심장센터 심혈관촬영실 (사진출처) 한양대병원
백남심장센터 심혈관촬영실 (사진출처) 한양대병원

■MIST 시스템, 심장질환 ‘골든타임’ 사수
급성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 심장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최대한 빠른 시간에 막힌 혈관을 재개통해 피가 다시 흐르도록 해야 한다. 한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급성 흉통이나 심장질환(심근경색 등) 환자가 내원 시 신속진료시스템(Fast Track)을 발동한다. 이에 따른 진찰, 검사, 시술, 처치 등이 모든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진행된다.

한양대병원 백남심장센터는 1차적으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우선 진료를 시작하고, 심장 검사를 통해 급성심근경색으로 판단될 경우 MIST(Myocardial Immediate Saving Track) 시스템이 돌아간다. 이 시스템에 따라 즉각적인 혈액검사(심근효소 검사, 혈액응고 검사, 응급화학검사 등), 흉부 방사선 사진 촬영 등을 시행한다. 응급실 내 모든 처치를 마치고, 45분 이내에 심혈관센터로 이동해 관상동맥 중재술을 시행한다. 의료정보시스템에 MIST로 활성화하는 순간, 의료정보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심장내과 당직 전공의, 교수, 심도자실 직원들에게 자동으로 문자가 발송된다. 응급검사실에서는 최우선으로 검사결과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어 응급환자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게 도와준다.

임영효 센터장은 “백남심장센터의 모든 의료진들은 심장질환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빠르게 발전하는 최신 지견을 환자들에게 정확하고 안전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또한 타 분과와 협력진료를 통해 가장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햇다. 임 센터장은 “의과대학 학생을 교육하고, 임상연구와 융합 연구에도 최선을 다하며 의학발전을 위해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남심장센터 심혈관 촬영 하이브리드 수술실 시술장면 (사진출처) 한양대병원
백남심장센터 심혈관 촬영 하이브리드 수술실 시술장면 (사진출처) 한양대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 등 첨단 의료시스템
한양대병원은 심혈관 및 말초혈관 질환의 진단은 물론 중재시술과 수술까지 모두 받을 수 있다. 복합 진료시스템인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최첨단혈관조영 장비를 통해 시술과 수술을 동시에 수행하거나 시술 도중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경우 별도의 이송, 대기시간 없이 수행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 같은 경우 수술 시간의 단축뿐만 아니라 합병증과 통증의 최소화도 가능하고 회복 기간과 퇴원이 빨라진다.

심장내과 김우현 교수는 “급성 관동맥증훈군(급성 심근경색 및 불안정성 협심증), 부정맥 등으로 시술 예정이거나 ‘시술+수술’ 후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중환자실 수준으로 모니터링하여 즉시 대응 가능한 심혈관집중치료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심혈관 집중치료실에서는 집중간호를 필요로 하는 심혈관 질환자 개개인에 맞는 감시장치(산소측정 포화도, 심전도 등)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대응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진단이 어려운 부정맥 환자나 실신 증상을 가진 환자에게는, 실시간으로 심장 박동을 감시하는 장치인 텔레메트리 시스템을 적용해 심장질환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검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동맥 판막협착증 치료엔 ‘타비 시술’
대동맥 판막협착증은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이 나가는 대문 역할을 하는 대동맥 판막이 나이가 들어 석회화 등에 따른 원인으로 잘 열리지 않아 혈류의 흐름이 저해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협착증이 진행되는 몇 년간 거의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어느 순간부터 실신, 호흡곤란, 협심증, 심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있는 중증 대동맥 판막협착증 환자가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한다.

대동맥 판막협착증은 인공 판막으로 교체하는 방법이 유일한 치료법이며, 기존에는 전신 마취 후 가슴을 가르는 개흉 수술로 치료했다. 하지만 판막 교체가 필요한 환자들 중 상당수가 고령이거나 수술 고위험군인 경우가 많아 수술에 따른 사망의 위험도 높고, 회복에 어려움을 겪거나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고령, 혹은 수술 고위험군 환자를 위해 고안된 치료 방법이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타비)이다

한양대병원 심장내과의 주도로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으로 구성된 타비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타비 시술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심장내과 중재시술 파트(국형돈·임영효·김우현 교수)와 초음파 파트(허란 교수)로 구성된 타비 전담팀을 운영 중이다. 심장내과 국형돈 교수는 “타비 시술은 기존 수술과는 달리 개흉술과 인위적인 심정지 등의 조치가 필요 없고, 전신 마취 없이도 시술이 진행 가능하여 비교적 위험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