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열날 때 부OO이라고요? 아니죠~ 그 전에...!
우리 아이 열날 때 부OO이라고요? 아니죠~ 그 전에...!
  • 박채은 기자
  • 기사입력 2022.11.22 11:15
  • 최종수정 2022.11.22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 있다고 당황하지 마시고...적당한 때 적합한 약을 먹이세요”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이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이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헬스컨슈머] 소아 응급실에서 가장 흔한 방문 사유를 찾으라면 ‘발열’이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신의 아이가 열이 나면 당황을 하게 마련이다.

발열은 흔하게 일어나지만 언제나 당황스럽고, 또는 의외로 별거 아니게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또 그 안에 중증 질병이 숨어 있기에 긴장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증상이다.

오늘은 ‘우리 아이’가 열이 날 때 가정 내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이고 또, 병원을 꼭 찾아야 하는 경우는 어떤 때 인지에 대하여 서울아산병원 박준성 전문의의 말을 빌어 알아본다.

▶ 열이 나는 이유는?

우리 몸은 언제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게끔 희망온도가 설정되어 있다. 
추우면 열을 더 내서 체온을 올리고, 더우면 열을 발산해서 체온을 낮춰준다. 
이때 세균이나 바이러스들이 들어와서 몸을 공격하면 이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그 온도가 38도 39도 이렇게 올라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몸도 물론 열에 의해 힘들겠지만, 병균들도 높은 열과 면역 반응에 의해 증식하기 힘든 상황이 된다. 
우리가 추운 겨울에 감기에 더 잘 걸리는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따라서 열이 나는 이유는 병균에 대한 면역반응, 즉 방어 과정의 일종으로 발생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 아이 열 날 때 체온을 어떻게 재고 해열제는 언제 먹이나?

해열제는 이렇게 병균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올라간 우리 몸의 희망 온도를 조금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발열은 면역반응이고 그 면역반응을 일으킨 병균이 문제이지 발열 그 자체만으로는 몸에 해로운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체온계에 적힌 숫자만 가지고 해열제를 과도하게 먹이는 것은 피하는게 좋다. 
그러나 면역반응이라고 마냥 열이 나도록 놔두기만 한다면 아이가 오한과 몸살 기운으로 일상생활이 힘들고,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여 탈수에 빠질 수 있다. 

체온이 많이 높지 않더라도 아이가 오한, 몸살로 힘들어 하거나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식이가 잘 되지 않는 등 힘들어 하는 증상 있으면 해열제를 복용해야 하고, 체온이 더 높더라도 잘 놀고, 잘 자고, 불편해하는 증상이 없다면 정상체온까지 떨어뜨릴 필요는 없다.
체온계로 체온을 재는 타이밍과 간격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면 체온을 재고 해열제를 먹인 뒤 열이 잘 떨어지는지 30분 내지 1시간 간격으로 재주면 된다. 

반면에 아이가 잘 놀고 있고, 잘 자고 있고 있는데 굳이 체온계로 체온을 잴 필요는 없다.


▶ 해열제를 먹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해열제 투약의 목적을 바로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체온계에 적인 숫자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불편감을 줄여주는 것이 그 목적이 되어야 한다.

해열제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바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등) 계열과 이부프로펜(부루펜 등) 계열의 해열제이다.
같은 계열의 해열제끼리는 4시간 간격을 지켜야 하고, 서로 다른 계열의 해열제끼리는 시간 간격 상관없이 복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세토펜 시럽을 먹이고 30분이 지났는데도 오한이 지속되면 부루펜을 바로 먹일 수 있다. 
그 다음 세토펜은 세토펜으로부터 4시간, 부루펜은 부루펜으로부터 4시간 후부터 다시 먹일 수 있다. 

단기간으로 복용하는 경우 각각 하루 4-5회까지 복용 가능하며 두 가지를 합치면 10회까지도 복용할 수 있다. 
단기간 복용에 해당하며 각 해열제를 하루 4-5회씩 일주일 이상 장기간 복용할 경우 간, 위장관, 신장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대부분 이런 식으로 2가지 해열제를 교차복용 하면 정상체온까지 떨어지지는 않아도 대부분의 오한이나 아이의 불편감을 호전을 보인다.

▶ 미온수 마사지, 통목욕 시켜야 할까?

발열은 우리 몸의 희망 온도가 올라간 상태이므로 이 온도를 해열제로 낮춰주지 않고 미온수만 끼얹어 준다면 아이는 다시 체온을 올리려 하기 때문에 오한으로 더 힘들어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힘들어할 때는 해열제를 먼저 먹여서 희망 온도부터 낮추고 아이의 오한이 호전되고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미온수(30~33도)를 이용해 닦아주면 더 빠른 해열 효과를 볼 수 있다.

▶ 수분 보충도 중요하다!

열이 날 때는 몸에서 증발하는 수분도 늘고, 면역반응으로 대사량도 많아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수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탈수만으로도 발열이 악화될 수 있어 체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10-20%의 수분을 추가로 공급해 준다. 
아이의 입과 입술이 말라 있지는 않은 지, 적어도 하루 3-4번 이상 소변을 보는지 확인한다.
수분 섭취 요령은 주스 보다는 식사나 수유에 물을 추가로 제공하며 조금씩 자주 공급하는 방법이 좋다.

▶ 소아응급실을 찾아야 할 때!

하루 이틀 열이 났는데 열이 정상으로 떨어지지 않아서 응급실을 오실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열이 그다지 높지 않더라도 아이가 심하게 쳐지면 응급실을 빨리 찾아야 한다. 
또 5일 이상 발열이 지속되거나, 3개월 미만 아기에게 열이 나는 경우, 경련 또는 목이 뻗뻗한 증상이 있는 경우, 적절한 예방접종을 시행하지 않은 경우,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 혈변, 설사, 호흡곤란 등 겉으로 나오는 병발 증상이 심하거나 기이한 경우 응급실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고 심각한 병이 숨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박준성 교수
박준성 교수

[박준성 교수의 한마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우리 아이, 갑자기 열 나고 힘들어 한다면 누구든 깜짝 놀라고 당황하실 겁니다. 심지어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까지 찾아오는 경우 여러모로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이 더 많을 줄로 압니다. 응급실에는 지금 당장 죽고 사는 문제가 있는, 더 많이 아픈 아이들이 있어 어떨 때는 단순 발열 환자가 뒷전이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게 저희 소아응급실 의료진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부디 오늘 말씀드린 발열과 관련된 내용이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