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제대혈 보관하는 것이 좋은가?
[엄마기자단] 제대혈 보관하는 것이 좋은가?
  • 김태희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2.11.29 14:46
  • 최종수정 2022.11.2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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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출산에 임박해서 산부인과를 방문해 가족분만실에서 진통을 참고 있으면 간호사가 나타나 어김없이 “제대혈 보관하실 건가요?”하고 묻는다. 제대혈 보관에 대한 비용도 만만치 않기에 진통하는 그 순간에 결정을 내리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 요즘 제대혈을 보관하는 상품도 많아지고 보관을 원하는 희망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제대혈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보관하려고 하는 걸까?

▶ 제대혈이란?

분만 후 신생아로부터 분리된 탯줄과 태반에 남아 있는 혈액을 말하는데 이전에는 보관하지 않고 폐기해 왔지만 최근에는 골수나 말초 혈액에 비해 조혈 모세포 및 전구세포가 풍부히 함유되어 있어 치료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상기 이미지는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상기 이미지는 본 기사와 관련 없음.

 

▶ 제대혈 보관, 왜 하는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출산하는 부부가 제대혈 보관을 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태어날 아기가 백혈병 등의 난치병에 걸렸을 때 제대혈을 통해 치료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한다. 제대혈이란 출산시 산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탯줄에서 채취한 혈액인데 이 혈액에는 인체의 면역체계와 적혈구, 혈소판, 백혈구와 같은 것들을 만드는 조혈 모세포, 장기 및 조직으로 분화되는 성체줄기세포의 일종인 간엽줄기세포가 다량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백혈병뿐만 아니라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증과 같은 혈액종양 질병, 선천성 면역 결핍증, 재생 불량성 빈혈 등 다양한 혈액성 질환에서 가장 핵심적인 치료는 조혈 모세포 이식인데 조혈 모세포 이식방법은 환자의 조혈 모세포를 제거한 뒤 새로운 조혈 모세포를 이식해주는 것이다. 이때 환자와 잘 맞는 부작용이 적은 공여자의 조혈 모세포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혈은 골수 및 말초 혈액 조혈 모세포에 비해 채집도 쉽고 이식편대숙주반응 등의 부작용의 위험성도 낮음으로 인해 조혈 모세포 이식에 점점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공여 제대혈 은행이 늘어난다면 더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제대혈 보관, 이런 점이 좋다!
암을 비롯한 각종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줄기세포 중 혈액을 만드는 조혈 모세포를 이식하면 백혈병, 폐암, 유방암 및 소아암, 류머티즘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또 당뇨병,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과 심근경색증, 간 질환 등의 세포 치료제 개발 재료로도 사용될 수 있다.

제대혈은 조직 적합성 항원 6개 가운데 최소 3개 혹은 4개만 적합해도 이식을 할 수 있다. 조직 적합성 항원이 하나만 맞지 않아도 이식할 수 없는 골수보다 훨씬 이식 적합률이 뛰어나다. 골수는 추출하기 힘들고 적합한 기증자를 찾기 힘들지만 제대혈은 태어날 때 비교적 쉽게 추출가능하고 이식 거부 반응 같은 부작용도 적다. 

백혈구 세포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백혈구 세포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제대혈 은행의 종류는?
1. 가족제대혈은행

제대혈을 개인적으로 보관해주는(계약에 의해 보관되었다가 계약자와 그 가족만이 사용 가능) 가족제대혈은행은 기증자가 큰 금액의 보관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조건으로 약 15년간 오직 본인들만 사용할 수 있는 사용권을 가지게 되며 개인보험적인 특성이 있다. 개인이 일정 기간 보관비용을 내고 제대혈의 소유권과 이용권을 가진다.

2. 기증제대혈은행
많은 사람들에게 기증을 받아서 적합한 환자들에게 비혈연 이식을 위해 사용하는 기증제대혈은행은 순수기증 제대혈만을 보관한다. 헌혈과 비슷하게 제대혈이 필요한 환자일 경우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연구 목적으로도 제대혈을 무료 기증하는 형태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여제대혈은행이라고도 불리며 제대혈을 기증한 신생아나 산모에게는 이용권이나 소유권이 없다. 하지만 제대혈을 기증한 가입자나 가입자 가족이 병에 걸려 제대혈이 필요한 경우에는 약 8백만원 정도의 사용 금액을 지불하면 유전적으로 가장 근접한 타인의 제대혈을 제공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제대혈 보관을 할지 또 어떤 제대혈은행에 보관을 할지 결정해야 할 땐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아이가 혹시라도 백혈병에 걸려 제대혈을 사용하고 싶어도 본인의 것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미 그 제대혈에도 암전구 세포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이럴 경우 아무리 제대혈 보관을 시행했더라도 타인의 것을 이식받아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소아과 학회와 산부인과 학회, 조혈 모세포 이식 학회 등에서는 가족제대혈은행을 통한 개인 보관보다는 기증제대혈은행을 통한 공공 보관을 권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문가들도 보관상품이 부담스럽다면 제대혈 기증이라도 해서 훗날 아이가 아플 때 우선권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 제대혈 보관, 이런 점은 안 좋아!
제대혈은 아기가 커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난치병에 더 쉬운 치료의 길을 제안하는 일종의 생리적 보험 서비스이다. 일반 보험을 드는 것만큼 제대혈 보관 여부 결정의 기회는 출산 전 단 한 차례뿐이니 더 없이 신중해야 한다. 우선 제대혈 보관을 하고자 할 때 업체의 신뢰성을 따져봐야 한다. 제대혈 보관 비용을 지불하였지만 업체의 관리부실이나 부도 등으로 인해 정작 필요할 때에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제대혈은 분명 여러 가지 장점과 난치병 치료로 가는 빠른 길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제대혈이 치료에 실제로 적용되는 질병이 많지 않아 효과가 다소 과장된 측면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제대혈에 줄기세포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언제까지나 가능성일 뿐이고 아직 현실화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제대혈 보관을 한다 한들 뼈나 장기를 만드는 데에도 실제로 적용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아무래도 채취 가능한 제대혈의 양이 적어 한계점이 있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성인 환자를 상대로 한 이식에는 곤란을 겪어온 게 사실이다. 

▶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제대혈이 사용되는 질환 자체가 발병확률이 높거나 제대혈이 없으면 치료가 안 되는 질환이 아니기에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제대혈은 공여자에게 위험이 없고 잠재 공여자 수도 많고 증여자나 증여자 가족이 질병에 걸렸을 경우 적절한 수여자가 나타났을 때 신속히 이용할 수 있고 감염성 질환의 전파 위험성도 낮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치료제로써의 역할을 당장 실현화시키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고 체중 차이가 큰 어린이나 성인들을 대상으로 제대혈 치료를 했을 때 이식이 곤란하여 사실상 실제 치료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단점도 눈여겨 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