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출산 후 첫 생리, 그것이 궁금하다.
[엄마기자단] 출산 후 첫 생리, 그것이 궁금하다.
  •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2.12.06 15:01
  • 최종수정 2023.02.07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컨슈머] 출산 후 오로 배출이 끝났다. 그리고 며칠 뒤 기자는 반갑지 않은 손님과 조우하게 되었다. 바로 생리였다. 기자의 경우 학창시절부터 생리의 양도 많고, 생리통도 극심했기에 매 달 생리 주기가 되면 굉장히 힘들었다. 완전한 모유수유부 산모이기에 한동안은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생리를 만나게 되다니! 이상이 있나? 싶은 마음에 병원 진료를 보려했고 때마침 코로나에 확진되어 병원진료는 출산 후 검진 날로 미루어지게 되었다. 

■ 출산 후 생리는 언제 시작하나?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산모들은 보편적으로 산욕기의 6~8주, 즉 출산 후 만 두 달이 지나면 오로배출은 완료되고 자궁수축도 완전히 되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생리가 시작되게 된다고 한다. 보통 출산 후 3개월이 지나면 산모들의 7~80%는 생리가 시작되고 출산 후 6개월이 지나면 대부분의 모든 산모가 생리를 시작한다. 반면 모우슈유를 하는 산모라면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배란을 억제하기 때문에 생리가 시작되는 날을 늦추게 된다. 이 경우 빠르면 출산 후 3~6개월 정도에 생리가 시작된다고 한다. 만약 생리 시작이 산후 4주 이전으로 너무 이르거나, 출산 후 1년이 지나도 시작되지 않는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자의 경우 모유수유 중인데다 백색 오로 기간이 채 끝나지 않은 시기, 그리고 산후 4주 이전에 생리가 시작되었다. 여성들이 월경 다이어리로 쓰는 앱(App) 기록을 보니 첫 아이 때도 완전 모유수유부 였지만 출산 후 두 달이 지난 무렵 첫 생리를 했었다.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출산 후 첫 생리가 빨라 의아했었던 기억이 났다. 진짜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마음 졸이다보니 어느새 산후 검진 날이 되었다. 자궁 수축은 제대로 되었는지 오로배출은 잘 되었는지, 자궁 내 고인 피는 없는지 초음파를 통해 확인을 하게 되었다. 기자의 담당 의사는 수유형태를 묻고는 난포가 커져서 곧 생리하겠다고 이야기하였다. 모유수유를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빠르지? 라던 의사는 꼼꼼히 초음파를 보며 다른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았다. 다행히 자궁, 난소, 나팔관 어디에도 문제되는 부분은 없었다.
초음파 진찰 후 상담 시간에 조심스레 물었다. 첫 아이 때도 모유수유를 했었는데 두 달 만에 첫 생리를 했다. 이번엔 그보다 더 빠른데 혹시 제 자궁이나 난소가 이상이 있는 거냐고 말이다. 이상 소견을 보이지는 않는데 희귀한 케이스이긴 하다고 했다. 보통 모유수유를 하면 길게는 1년이 넘도록 생리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왜 이렇게 일찍 하지?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산부인과 전문의로 살아온 의사 선생님도 희귀하다고 이야기 하니 진짜 신기한 경우이긴 한가보다.

모유수유를 하는 산모가 생리도 늦어진다면, 흔히들 이야기하는 모유수유부는 자연 피임이 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아이 때 조리원 동기들 중 모유수유부 중에서 유일하게 생리가 일찍 시작 된 기자에게 많은 이가 말했다. 둘 째 아이 생길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말이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하자면 모유수유 중인 산모는 생리가 늦어지고, 이 기간은 피임기간이 되는 것일까?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상기 이미지는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상기 이미지는 본 기사와 관련 없음.

■ 모유수유 = 100% 피임, 진실 혹은 거짓
답만 이야기 한다면 100% 안전한 피임은 아니라고 한다. 기자의 담당 의사 선생님도 이야기 하셨지만 생리를 안 한다고 임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 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모유수유 중 분비되는 프로락틴 호르몬은 배란을 방해해 임신의 가능성을 낮출 뿐이지 완벽하게 피임을 성공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생리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보이지 않을 뿐 배란이 되거나 하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특히나 출산 후 6개월이 지났고 혼합수유를 한다면 임신 가능성은 꽤 높아진다. 

■ 출산 후 생리는 임신 전 생리와 무엇이 다를까?
① 무배란성 생리
보통의 생리는 배란이 되면서부터 시작이 된다. 그러나 출산 후 첫 생리의 경우는 여성호르몬의 자극으로 인해 두꺼워진 자궁 내막이 저절로 탈락하며 생기는 출혈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출산모의 약 6~70%가 겪는 일로 출산 후 첫 생리가 무배란성 생리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② 불규칙한 생리주기
생리주기가 규칙적이었던 사람도 출산을 기점으로 하여 주기가 불규칙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는 몸이 회복되면서 호르몬이 임신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③ 많은 생리양
출산 후 2~3번의 생리는 임신 전 생리의 양보다 많을 수 있다. 출산 후 2~3번의 생리가 양이 많은 이유는 출산 후 남아있던 질 분비물과 같은 것이 생리혈과 같이 나올 수 있어 양이 더 많은 것이고, 정상적인 것이다.

④ 출산 후 생리통 감소
생리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골반에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은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국소 호르몬인 경우가 많다 한다. 이 호르몬은 자궁을 강하게 수축해서 자궁 경부를 좁게 만드는데, 좁아진 자궁경부를 생리혈과 자궁내막이 통과하며 생리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출산 후에는 자궁경부의 입구가 이전보다 넓어져 있는데다 더 유연해지고 근육도 많아지기에 생리혈과 자궁내막 배출이 원활해져서 생리통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출산을 경험했다고 모든 산모가 생리통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몸에 해부학적 변화가 심할 경우 오히려 더 심해지기도 하는데, 출산 후 없던 생리통이 생겼다거나 너무 심해진 경우는 진찰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상기 이미지는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상기 이미지는 본 기사와 관련 없음.

 

기자의 경우도 출산 후 생리통이 감소되지는 않았다. 어른들이 말하는 애 낳고 나면 생리통도 다 괜찮아진다는 말은, 산통이 강해 생리통 쯤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이었다. 출산 후 첫 생리를 경험하고 난포가 커져 두 번째 생리를 기다리던 기자에게 일반적인 생리의 양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산후 검진에서 난포가 커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약 3주가 되어가니 이젠 기다리기보다 걱정이 앞섰다. 매 임신마다 어떠한 이슈로 내 자궁 내 환경에 안녕을 바라는 일을 겪다보니 그 걱정과 근심은 출산 후 까지 이어진다. 보편적인 케이스와는 다르게 일찍 찾아온 생리도, 그 이후 다시 찾아오기까지 틀어진 주기도 제법 걱정이 된다. 그리하여 병원을 예악하고 진료일을 기다리고 있다.

출산을 하고 나면 아이를 돌보느라 나를 미처 챙기는 일을 놓친다. 하지만 출산 후 오로, 첫 생리 등은 특히나 잘 살펴보아야 한다. 나의 자궁 회복과 건강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상 증세가 있다면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이 겁날 수 있지만 병원 진료를 미루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건강해야 소중한 내 아이를 돌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