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13)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
[주특기진료 시즌2] (13)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2.12.07 10:24
  • 최종수정 2022.12.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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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센터 흉강경 수술 장면 (출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헬스컨슈머]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의 암이다. 2021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9년 우리나라에서는 약 25만건의 암이 새롭게 발생했다. 그 중 폐암은 2만 9960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1.8%를 차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 사망자가 8만 2688명으로 사망 원인 1위였다. 그 중에서도 폐암이 10만명당 36.8명에 이르며 사망률이 가장 높다.

폐암은 초기뿐 아니라 중기 이후에도 자각증상이 없을 수 있어 늦게 발견되기 때문에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상이 있더라도 감기, 만성기관지염 등과 유사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특히 암세포 종류에 따라 치료법과 예후가 달라 조직검사 결과가 치료방향 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폐암은 어느 한 특정 진료과만의 진료보다는 관련 진료과 간의 고도의 팀워크와 긴밀한 협진을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치료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된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는 20년이 넘는 협진 노하우를 갖고 있다. 국내에 협진이라는 개념이 제대로 도입되기 전인 1996년부터 흉부질환 협진회의를 시작해, 1999년 이를 폐암 협진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각 과에서 이루어지던 폐암 진단을 호흡기내과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일원화하고, 이후 정기적인 협진 회의 및 다학제 진료를 통해 수술, 방사선, 약물치료 및 추후 관리까지 함께 하고 있다.

폐암센터장 조덕곤 교수의 ENB 시술 장면 (출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 다학제 진료와 협진 시스템 독보적
협진 회의는 주 1회 정기적으로 열린다.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 폐암과 관련된 7개 임상과 의료진들이 모두 참석한다. 회의를 통해 환자들의 병리검사 결과, 영상의학적인 소견과 환자의 전신 상태, 병기, 폐기능 등 임상 상태에 대한 정보를 검토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하고,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한다.

이러한 협진 회의와 다학제 진료는 환자가 여러 과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 의료진들과 환자 및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환자의 임상 상태에 따른 앞으로 치료방침을 결정하고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주 1회 정기 협진회의 외에도 필요에 따라서 관련 의료진들이 수시로 연락해 협진을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폐암센터 의료진들은 각 과의 노하우, 최신 의료정보, 학술정보를 공유하여 단시간 내 진단과 최적의 치료를 이끌어내는 시너지를 발휘, 치료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폐암센터는 환자가 진단에서 수술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일주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수술이 적용되지 않는 환자는 빠른 시일 내에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전담 코디네이터가 환자의 진료 스케줄을 관리하게 된다. 더불어 의료진은 협진을 통해 진료시간 이외의 시간도 환자에게 할애해 환자들이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감, 공포심,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여러 과를 전전하며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했다.

■ 첨단 장비와 기술 활용한 최신 치료
최첨단 의료장비를 활용해 최신의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적극 시행하는 것도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의 강점 중 하나다. 폐암센터는 수술에 있어 가능하다면 가급적 3D-비디오 흉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한다. 개흉수술에 비해 수술절개범위가 확연히 작고,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입원기간이 짧아 조기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폐에 생긴 작은 미확인 병변을 마이크로코일을 이용해 표시하는 최소침습표식법을 개발해 환자의 조기진단과 치료에 적용했다. 2017년부터는 전자기유도 내비게이션 기관지경(ENB)을 이용한 진단법을 적용하고 있다.

ENB는 CT를 통해 확보한 영상 정보로 환자의 폐를 3차원 이미지로 구현하고,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미세한 카테터가 폐암 의심 부위를 정확하게 찾아내 정확한 조직 검사 및 표식을 가능하게 하는 검사다. ENB는 아직 국내 소수의 병원에서만 적용 중인 검사법으로, 기존 진단 검사방법에 비해 비침습적이면서, 폐 내부로 직접 접근할 수 있어 기존 방식으로 검사가 까다로운 위치에 있는 의심 부위도 정확한 조직 검사가 가능하다. 또 암세포가 있는 병변에 표식을 할 수 있어 암 절제 부위를 명확히 하거나 암 부위에 정확하게 방사선이 조사(照射)될 수 있도록 한다. ENB는 암 사이즈가 1㎝ 미만의 초기 폐암, 간유리 음영의 폐 결절이나 폐암의 위치가 기존의 방법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경우, 전이암 등에 유용하다.

ENB는 수술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조직 검사상 암으로 확인되는 경우, 즉각 수술로 전환해 절제술을 시행하는 등 원스톱으로 진단과 치료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통증이 수반되는 기존의 침습적 검사의 어려움을 피할 수 있고, 한 번의 마취로 진단과 치료(수술)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폐암센터의 다학제 협진 장면 (출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 폐암 적정성 평가, 5회 연속 1등급
이외에도 폐암센터는 최신의 표적항암제 및 면역관문억제제 등 다양한 신약들을 이용한 풍부한 임상시험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된 폐암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최신의 개인 맞춤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첨단 맞춤형 방사선 치료기를 통해 정밀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탄탄한 협진을 토대로 빠른 진료 프로세스와 최신의 치료를 제공해 온 폐암센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15년~2020년 발표한 폐암 적정성평가에서도 5회 연속 최우수 1등급을 받으며 ‘폐암 치료 잘하는 병원’으로 그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폐암센터장 조덕곤 교수(흉부외과)는 “폐암센터 의료진 모두는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자기 욕심과 성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우리의 환자’ 라는 생각으로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센터장은 “앞으로도 환자 상태에 맞는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치료 과정 및 치료 후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