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임신 8개월쯤 되었을 때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하였다. 보통 태아의 머리가 아래가 아닌 위를 향한 경우를 역아라고 하는데 나의 경우가 그랬다. 첫째는 자연스럽게 태아의 머리 부분이 아래쪽에 향해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기에 잘 몰랐던 부분이었다. 역아이면 태아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출산 시 자연분만이 어렵고 제왕절개만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역아란?
뱃속의 아기는 양수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다가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머리를 모체의 골반 쪽으로 돌리게 된다. 하지만 임신 36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태아의 머리 부분이 아래쪽이 아닌 위쪽으로 있는 경우를 ‘역아’ 또는 ‘둔위’라고 부른다. 태아의 머리가 아닌 다리나 엉덩이가 골반쪽으로 향해 있는 것을 말한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임산부의 5%는 이에 해당되고 역아 외에 태아가 옆으로 누운 ‘황위’ 등 비정상 태위를 합치면 10% 정도가 된다.
아직 몸이 완전히 자라지 않은 임신 중기까지는 임산부의 50~70%가 역아로 임신 후기로 갈수록 태아의 머리가 커지고 무거워지기 때문에 역아였더라도 36주 이후에 전체 태아의 90%가 태아의 머리를 아래쪽에 향하는 두위 자세를 취한다.
■역아를 주의해야하는 이유
분만 직전까지 역아 돌리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역아인 상태에서 자연분만을 하게 되면 태아 머리가 산도에 끼어 뇌 손상이 일어날 수 있고 머리와 골반 사이에 탯줄이 끼면 산소 공급이 중단되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태아가 크거나 산모의 골반이 약한 경우 이외에도 조산, 태아 성장 지연 등의 경우라면 난산위험성이 높기에 출산예정일보다 1~2주 앞서서 제왕절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임신 중 산모가 역아 돌리기를 위해 도움이 되는 자세 및 운동을 시도해 볼 수 있고 전문가가 인위적으로 태아를 돌리는 경우도 있다. ‘역아회전술’은 외부에서 태아의 머리를 만져 자세를 돌리는 방법으로 모체와 태아의 상태에 따라 성공률은 약 35~85%로 알려져 있다. 단, 태반조기박리, 자궁파열, 대량 출혈, 조기 진통 등 위험성이 크고 시술이 성공한 후에도 다시 역아가 되는 경우가 있어 잘 시행하지 않는 편이다.
■역아의 원인
역아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태반이 자궁 출구에 매우 근접해 있거나 출구를 덮고 있는 상태인 전치태반인 경우 태아의 머리가 아래쪽으로 가도록 회전하지 못한다거나, 양수과도로 인해 태아가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면서 그 자세로 머무르게 됐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다. 이외에도 다태아, 미숙아, 골반이 좁은 경우, 탯줄이 짧거나 긴 경우, 엄마 몸이 찬 경우,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역아가 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산모나 태아에 따라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
■역아 돌리는 방법
산모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취해볼 수 있는 역아 돌리기 위한 방법들에는 몇 가지가 있다. 임신 30주 이전에는 역아진단을 받아도 태아가 자세를 자주 바꾸기 때문에 역아 돌리기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임신 8개월 이후부터 머리를 아래로 두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거나 누웠을 때 허리에 베개를 대고 배를 높이 올려본다. 이 자세가 골반에 공간을 만들어 태아가 활발히 움직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브릿지 자세, 고양이 자세, 다리 올려 눕기, 엎드려 뻗쳐 서기(두발은 어깨너비로 벌리고 허리를 굽혀 의자를 잡은 후 5~10분 정도 자세를 잡아준다.) 역아 돌리기 동작들은 분만 20일 전까지 꾸준히 해주면 좋다. 하지만 배뭉침 증상이 있다면 조산 위험이 있어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자궁수축 등 평소에 건강이 안 좋다면 주의해야 한다.
역아라고 하더라도 출산 앞두고 많은 태아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돌아온다. 나 역시도 출산에 임박해서는 태아 머리가 아래로 향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역아 돌리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