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출산 후 오로, 처음 맞이하는 당황스러움
[엄마기자단] 출산 후 오로, 처음 맞이하는 당황스러움
  •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2.12.15 16:56
  • 최종수정 2023.02.07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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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여성의 몸은 임신을 하게 되면 많은 부분이 변한다. 피부에 생기는 기미와 쥐젖, 불러오는 배와 같이 확연히 눈에 띄는 것도 있지만 나만 알게 되는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매달 찾아오던 월경의 일시 멈춤이다. 여성에게 있어 월경은 한 달에 약 일주일가량 패드를 착용해야 하는 제법 불편하고 찝찝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임신과 동시에 월경이 멈추어 열 달 동안은 자유로울 수 있다니! 제법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패드로부터 자유롭다며 그렇게도 좋아하던 열 달이 지나 아이를 출산하고 나니 10개월간 하지 않던 월경을 한꺼번에 하는 듯하다. 바로 오로 때문이다.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 그림을 보며 어떻게 정자와 난자가 생성되고 소멸되는지, 아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생기고, 태어나게 되는지는 배웠으나 출산 후 여성 몸의 변화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없었다. 친정 엄마께서도 출산의 과정이나 진통, 호흡에 관해서 이야기 해주셨지만 오로에 대해서는 이야기 해주지 않으셨다. 그런고로 나는 이 ‘오로’라는 것에 대해 무지했다. 첫 아이를 출산하고 만 4년이 가까워져서야 둘째 아이를 출산하여 난 잊고 있었다. 어마무시하게 괴롭던 오로 배출기간을.

도대체 오로가 무엇이길래 출산 후 회복되지 못한 산모들을 귀찮게 하는 걸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오로는 무엇일까?
오로(Lochia, 惡露)란, 분만 후에 나오는 혈액으로 자궁내벽에서 탈락된 점막과 세포, 박테리아 등으로 이루어진 분비물이라고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분만 후부터 3~4일 가량은 분비물에 피가 섞여 붉은 색을 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액 성분이 점차 줄어들면서 색이 옅어져 갈색, 노란색, 백색 오로로 바뀐다고 한다. 백색오로의 경우 분만 후 짧게는 2주 정도 지난 후부터 나오는데 이 시기 오로의 색은 거의 없거나 크림과 같은 백색을 띈다. 이런 색을 띄는 이유는 자궁점액이 많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 한다. 대부분 분만 후 4주 정도가 지나면 사라지지만 드물게는 분만 후 8주 까지도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 한다.

■ 자연분만 산모와 제왕절개 산모의 오로
분만 후부터 자궁은 아이가 생기기 전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수축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하여 모유수유를 권장받기도 하는데, 이 모유수유가 자궁수축을 더욱 활발하게 하는 옥시토신 호르몬을 분비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유수유를 한다고 해서 오로 배출 기간이 줄어들거나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다만 출산 방식에 따라 오로 배출 양의 차이를 보이게 된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산모의 차이에서 드러나게 된다. 제왕절개 산모의 경우 보통 자궁수축제를 투여 받는데, 투여 받은 약물에 의해 오로의 양이 영향 받는 것은 아니다. 수술 과정에서 혈액이 많이 배출되기에 자연분만 산모에 비해 출산 후 분비되는 오로의 양이 적을 수 있는 것이다.

■ 오로로 내 자궁건강이상신호 알아차리기
오로의 양은 자궁내막의 상태나 탈락된 점막 등이 얼마만큼 남아있는지에 따라 개인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오로의 양이나 배출되는 시간 등을 보아 문제가 있을 때에는 지체하지 않고 산부인과를 방문해야 한다. 

오로의 이상 사례는 다음과 같다.
① 대량 출혈(500㎖ 이상)이 있을 경우
② 분만 후 2개월이 지났음에도 오로가 지속될 때
③ 오로에서 악취가 심할 때
④ 분만 후 일주일이 지나도 적색 오로의 양이 많을 때
⑤ 오로배출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끝난 뒤 심한 복통이 생겼을 때

위 다섯 가지 사항은 산후출혈일 가능성, 태반잔류, 자궁내막염 등과 같은 부인과 질환과 관련이 깊다고 한다. 따라서 번거롭고 찝찝하지만 배출된 오로를 살펴보며 나의 자궁에서 보내는 건강의 이상신호를 잘 알아차려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 오로 배출시기,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떠한 방법으로 출산을 했던, 출산 후에 산모의 몸이 허해진 상태인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런 몸으로 한 달여 동안 매일 오로가 배출되는 것은 산모의 몸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산욕기라고 말하는 그 기간에는 면역력이 평소보다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더욱이 패드를 착용해야 하는 오로 배출기의 특성은 여성의 외음부를 습한 환경으로 만들어놓기 때문에 청결에 더욱 신경 써야한다. 따라서 오로 배출시기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해 보자.

① 여성의 월경 주기 때와 같다. 패드는 수시로 갈아주는 것이다. 오로양이 많은 출산 후 3~4일 경은 산모용 패드나 팬티형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오로의 양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2~3시간 마다 패드를 교체해주어 습한 환경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② 자연분만 산모의 경우 회음부가 잘 아물도록 좌욕을 한다. 그런데 좌욕은 오로 배출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좌욕을 습관화 하면 회음부와 항문을 살균 및 소독하고 상처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너무 잦은 좌욕은 회음부를 봉합한 실이 상처부위와 함께 다 아물기 전에 좌욕의 온기로 녹여 상처를 덜 아물거나 다시 봉합해야 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좌욕은 하루 2~3번, 10분 내외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자의 경우 오로에 관해 사전 정보라곤 육아서적에서 보았던 것이 전부였다. 말이 좋아 한 달이지 언제쯤 양이 줄어드는지, 자궁 내 분비물과 백색오로의 차이는 무엇인지, 생리혈과 적색오로의 차이는 어떻게 구분하는지 아무런 데이터가 없었다. 출산 후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든 몸으로 두 시간에 한 번씩 화장실에 가서 패드를 교체하는 일도 버거웠다. 제왕절개 출산 후 이틀 째 까지 움직이기 힘들어 남편의 도움을 받는 패드 교체는 참을 수 없는 수치심까지 몰려와 더욱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 ‘이거 언제까지 이러나요?’ 라고 묻던 내게 오로 배출이 잘 되어야 자궁 회복도 잘 되는 거라던 간호사 선생님의 말에 투덜거림을 멈추었던 어느 날이 생각난다.

열 달간 아이를 품었던 나의 자궁이 원상회복되기 위해 애쓰는 오로 배출 시기, 불편하고 찝찝함이 함께 한다지만 그 시기도 잘 지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