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비타민D 보충제는 과연 필요 없을까?
[목요칼럼] 비타민D 보충제는 과연 필요 없을까?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3.01.05 16:20
  • 최종수정 2023.01.0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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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의 오해

[헬스컨슈머] 지난달 19일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미국 포브스(Forbes)지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아니요, 비타민D 보충제는 필요 없습니다! (No, You Still Don’t Need Vitamin D Supplements!)”

존스홉킨스대학교 생명공학 교수인 필자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    비타민D는 햇빛을 쬐지 않아도 음식으로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    비타민D 보충제는 골밀도를 향상시키지 않으며 골다공증 위험을 감소시키지 않는다.
    비타민D 보충제는 심장병, 체중 증가, 기분 장애, 다발성 경화증 또는 대사 장애를 예방하지 않는다.
    비타민D 보충제는 골절을 예방하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

지난해 11월 21일 열린 과잉 건강검진에 대한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보건의료포럼에서도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는 비타민D 결핍 선별검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포브스지 필자와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    영양소 섭취량 목표의 기준이 너무 높게 설정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을 결핍 상태로 잘못 분류했고, 
    이로 인해 비타민D 결핍 진단이 증가하여, 
    고용량 비타민D를 경구 혹은 주사 처방을 받아,
    오히려 골절과 낙상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없음

과연 음식만으로 충분한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을까?

인간은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합성/보충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왔다. 그러한 이유로 식품으로만 보충할 수 있는 다른 모든 비타민(및 영양소)과는 다르게 식품 급원이 많지 않고 단지 보조적인 보충 수단이 될 뿐이다. 만일 식품으로만 비타민D를 보충하려면 하루 1000IU를 보충하는데 계란 노른자 40개, 우유 10리터는 마셔야 한다.

비타민D가 뼈 건강, 골절 및 기타 질환(심장병, 체중 증가, 기분 장애, 다발성 경화증 또는 대사 장애 등)을 예방할 수 없나?

지난 100년간의 연구를 통해 비타민D와 수많은 질환들 간의 연관성이 밝혀져 왔다. 비타민D가 골다공증, 골절 등 뼈 건강을 예방하고 기타 100여 질환을 예방하며 치료를 촉진한다는 연구 논문은 차고도 넘친다. 대다수의 연구는 관찰연구 및 역학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보건 전문인들이 비타민D 연구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무작위 대조시험 연구 결과가 "효과 없음" 또는 "무효"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무작위 대조시험(RCT)은 "무언가 효과가 있다"는 확실한 증거 즉, 인과 관계를 제공하기 위한 "황금 표준(Gold Standard)" 연구 설계로 간주되고 있다.

무작위 대조시험(RCT)은 약물(섭취하지 않는 한 인체에 존재하지 않는 것)의 효과를 평가하는데 있어서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영양소의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연구가 아니다.

사실 비타민D의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가 "효과 없음" 또는 "무효"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대부분의 무작위 대조시험이 잘못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무작위 대조연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타민D 및 기타 영양소에 대한 연구에 많은 시간을 바친 미국 크레이튼 대학 로버트 히니(Robert Heaney) 박사는 2014년 1월 “영양소 효과에 대한 임상 연구의 설계 및 분석을 최적화하기 위한 지침” 논문을 《영양학 리뷰(Nutrition Reviews)》지 발표하였다.

명승권 교수와 포브스 기사 필자는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바이탈 연구 결과 및 연구 책임자인 하버드의대 조앤 맨슨 박사의 의견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바이탈(VITAL) 연구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계열인 브리검 여성 병원에서 실험한 최초의 대규모 비타민D 무작위 대조연구이다. 결론적으로 건강한 성인에서 비타민D 2000IU 섭취는 암이나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지는 못하였다는 연구 결과를 2019년 1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 of Medicine)》에 발표하였다. 그 후에도 바이탈(VITAL) 보조 연구(Ancillary Study)들이 계속 발표되며 비타민D의 효과 없음을 확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바이탈 연구 또한 영양소(비타민D) 실험에는 적합하지 않은 설계로 인해 타당하지 않은 부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더욱이 위 두 전문인을 포함한 전 세계의 전문 보건인들은 바이탈 연구 결과를 기준으로 비타민D의 무용성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없음

비타민D 검사는 필요 없을까?

게다가 비타민D는 영양소가 아니라 호르몬이라고 판명된 지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영양소로 인식하고 있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 실수를 하고 있다.

비타민D는 우리 몸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내분비 호르몬, 측분비 호르몬 그리고 자가분비 호르몬)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비타민D 부족 및 충분 등의 결정은 복용량이 아닌 혈중 수치(호르몬 수치)로 측정되어야 한다. 성장 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및 여성 호르몬 등과 같은 취급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호르몬 수치를 어떻게 복용량으로만 가늠할 수 있나? 더욱이 비타민D는 개인의 차가 천차만별이라 같은 량을 복용해도 흡수율이 달라 모두 다른 혈중 수치를 나타낸다. 오직 혈액 검사를 통해서 수치를 확인해야 자신의 정확한 비타민D 상태를 알 수 있는 것이다.

1년에 한 번 정도 비타민D 검사를 통해 비타민D 결핍 문제를 해결하면 의료비 절감은 물론 생명을 구할 수 있다.

2018년 12월 독일 그라이프스발드 의대 연구팀은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사람들은 의료 비용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임상영양(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하였다. 결론적으로 비타민D 검사 프로그램을 시행하면 의료 비용이 절감되고 환자 결과가 개선된다고 언급하였다.

만약 대한민국 국민건강검진 혈액검사 항목에 비타민D 검사 항목을 추가한다면 엄청난 의료비 절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비타민D에 대한 모든 오해를 풀고 경제적이고 안전하며 쉽게 구할 수 있는 비타민D로 챙기는 건강한 한 해를 맞이하길 기원한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