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 진료 시즌2] (16)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
[주특기 진료 시즌2] (16)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3.01.30 16:46
  • 최종수정 2023.01.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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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서부권 ‘로봇수술의 중심센터’ 도약
실적 위주 지양, 꼭 필요한 질환에만 적용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로봇수술센터 김정준 센터장
신장 모형을 들고 설명하는 김정준 로봇수술센터장. 출처=인천성모병원

 

[헬스컨슈머] 로봇수술은 의사의 손을 대신해 로봇 팔이 수술을 진행하는 최첨단 의료이다. 환자의 몸에 3~5개의 구멍을 내고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팔을 장착, 집도의가 수술대와 떨어진 곳에 앉아서 수술을 조종한다. 3차원 영상에 약 10배 확대된 수술 부위를 보면서 집도의 손의 움직임을 로봇팔에 전달해 원격으로 수술하게 된다. 다빈치 수술시스템은 로봇수술 시스템 중 가장 대표적으로 꼽힌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몬시뇰)은 지난 2012년 인천, 부천 등 경기서부지역 최초로 다빈치 로봇을 도입한 이래 비뇨기암을 비롯해 폐암, 췌장암, 위암, 간암, 갑상선암, 부인암 등 다양한 영역의 암수술과 신우성형술, 하부요로재건술 등 고난도 재건 수술을 지역 최초로 성공시키며 다빈치 로봇수술을 경인지역에 연착륙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봇수술 장비 한 대로 연간 500례 달성

인천성모병원은 지난해 로봇수술 연간 500례 달성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2022년 1년 동안에 540례의 수술을 시행했다. 로봇수술 연 500례는 로봇수술 장비 1대 당 연간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이다. 특히 신장암 등 일부 암 수술은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환자들이 찾을 정도로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같은 실적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인천과 부천을 포함한 경기 서부권 전체에서 가장 많은 로봇수술 건수다.

인천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지난해 비뇨의학과(79%)를 중심으로 산부인과, 외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등에서 폭넓게 로봇수술을 진행했다. 주요 질환은 신장, 전립선, 자궁, 간담췌, 유방암 및 재건, 편도암, 폐암 등 다양하다. 김정준 로봇수술센터장(비뇨의학과 교수)는 “인천성모병원의 로봇수술 연간 500례 달성은 단순히 실적만이 아닌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질환에만 로봇수술을 적용하겠다’는 사명과 원칙을 충실히 지키며 이뤄낸 성과라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인천성모병원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비교적 간단한 수술에 로봇수술을 적용하는 등 외형적 건수 늘리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전체 수술 대상자 중 암환자 비율이 95%에 달할 만큼 고난도 수술에만 적용하겠다는 철학을 지켜나가고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은 2021년 3월, 4세대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X’를 도입했다. 다빈치 X는 기존의 4세대 장비에 수술용 카메라의 화질을 한 단계 더 높인 장비이다. 집도의에게 3차원(3D) 화상을 제공해 더욱 정교한 수술을 돕는다. 이와 함께 암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로봇수술용 실시간 초음파 기기도 국내 세 번째로 도입해 운용 중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로봇수술센터 김정준 센터장
신장 모형을 들고 설명하는 김정준 로봇수술센터장. 출처=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등 고난도 수술 연달아 성공

김정준 센터장은 2019년 인천성모병원 부임 이래 초대형 신장암 부분절제술, 원격 장기에 발생한 두 가지 종양을 한 번에 제거하는 원스톱 로봇수술 등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최고난도 로봇수술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전 세계 1000여 명의 로봇수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유럽비뇨의학로봇학회(ERUS)에서 최신 신장암 로봇수술 기법을 소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또 높은 완치율을 유지하면서도 전립선암 수술 후 흔히 발생하는 요실금 등의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신 수술법을 임상에 적용, 수술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이외에 천골질고정술, 신우성형술, 하부요관절제술, 신요관방광문합술 등 학계에서는 표준화돼 있지만 국내에는 널리 보급되지 못했던 다양한 고난도 재건 수술을 경인지역에 보급하는 성과도 거뒀다.

인천성모병원은 외과 로봇수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휘플수술(췌십이지장절제술)을 인천 최초로 성공시키며 외과 로봇수술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 휘플수술은 담도암, 췌장두부암, 팽대부암, 십이지장암 등 팽대부 주위에서 발생하는 종양에 주로 적용되는 수술이다. ‘외과 수술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고난도의 수술법이다.

흉터를 최소화하는 ‘비키니라인 수술’은 미용적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김정준 센터장은 “미래 의학의 화두는 정밀의학으로, 이를 위해서는 첨단수술 분야를 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인천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가 그 목표에 다가가는 데 좋은 영향력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몬시뇰) 로봇수술센터 김정준 센터장
로봇수술을 준비 중인 김정준 로봇수술센터장. 출처=인천성모병원